[사설] 노동주일을 노동주일답게 지키려면
[사설] 노동주일을 노동주일답게 지키려면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9.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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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은 세계노동절이다. 지구촌 나라들은 대부분 이날을 노동절로 지킨다. 세계노동절은 1884년 5월 1일 미국의 방직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한 이후 1886년 5월 1일 시카고 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 8시간 휴식, 8시간 교육’을 부르짖으며 총파업을 전개한 것에서 노동절이 시작됐다. 이는 당시 다이아몬드 이빨을 자랑하고 100달러짜리 지폐로 담배를 말아 피울 만큼 부를 누리는 부자들에 반해 하루 12~16시간을 일해서 주급 7~8달러의 임금을 받으며 월 10~15달러 판잣집 방세를 감당해야 했던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다고 문헌은 전한다.

당시 30만 명이 모인 헤이마켓 광장 집회를 주도한 이유로 사형된 미국노동운동가 스파이스는 법정 최후진술에서 “만약 그대가 우리를 처형함으로써 노동운동을 쓸어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우리의 목을 가져가라! 당신은 하나의 불꽃을 짓밟아 버릴 수 있다. 그러나 당신 앞에서, 뒤에서, 사면팔방에서 끊일 줄 모르는 불꽃은 들불처럼 타오르고 있다. 당신이라도 이 들불을 끌 수 없으리라“한 말은 노동운동사에서 길이 남는 유훈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1957년 이승만 정권이 “메이데이는 공산당이 선전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으니 반공하는 우리 노동자들이 경축할 수 있는 참된 명절로 제정하라”고 하여 대한노총(지금의 한국노총)을 결성한 3월 10일을 노동절로 지키게 됐다. 그리고 박정희 정권은 노동절을 ‘근로자의 날’로 바꿨다. 그 후 많은 노동단체들의 요구로 1994년부터 다시 5월 1일을 노동절로 지키고 있다.

예장통합은 제44회 총회에서 3월 둘째 주일을 노동주일로 결의하여 지켜오다가 100회 총회부터는 5월 1일을 앞둔 4월 마지막 주일을 노동주일로 지키고 있다.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5:17)”는 주님의 말씀에 기초하여 노동의 신성함을 일깨우고 노동하는 인간에 대한 존중과 가치를 되새기며 신앙적으로 응답하고자 제정하였다.

그러나 노동주일이나 노동절은 교회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점점 퇴색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위 글로벌 시대라 하지만 신자유주의 경제제일주의에서 파생되는 빈익빈 부익부, 정규직과 비정규직, 여성·장애인·외국인노동자의 노동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산업재해는 OECD 국가 중 최고이다. 특히 요즘 청년들에게는 일자리가 없다. 미래가 없는 절망의 시대를 살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청년실업률 체감정도가 23%라며 99년 이후 최고치에 달해 청년실업자가 약 130만 명에 이른다. 이로 인해 고통 받는 실직자와 그의 가족들이 너무 많다. 국가도 교회도 대안이 없는 듯하다.

이런 현실에서 한국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한국교회는 먼저 노동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경제신학부터 정리해야 한다. 단지 열심히 일하여 벌은 만큼 정직하게 살자는 의식에서 하나님의 경제정의가 무엇인지, 초대교회의 경제공동체는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새롭게 정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범교회적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연합사업과 지역교회 청년일자리협의회 등 다양하고 전략적인 선교적 대안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노동법에 따라 노동의 대가에 합당한 대우를 받도록 하며 교회와 교회의 기관 단체, 봉사시설들이 솔선수범하여 소득분배 경제정의를 실현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약한 자, 가난한 자를 먼저 대접하고 대우하는 모습(신24:14)과 생존권을 보장하는(마20:14)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 아르바이트 노동자, 청년 여성 장애인 노동자 및 소규모 영세사업장의 노동자들을 보살펴야 한다. 바로 교회는 오늘의 경제제일주의 경향에서 하나님의 경제정의에 기초한 노동의 거룩함, 신성함을 다시 신앙적으로 재교육하는 신학정립과 실천적 선교를 수행해야 한다. 그럴 때 노동주일이 노동주일답게 지켜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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