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대신앙
[사설] 시대신앙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9.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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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믿는 소소한 마음들이 모아져서 이른바 ‘시대신앙’이 만들어진다. "

요한 고트프리트 폰 헤르더는 독일 계몽주의 시대의 작가, 신학자, 철학자로서 인문주의의 성립에 커다란 공적을 남긴다. 민족적인 정신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그는 ‘민족정신’이라는 말을 주창한다. 그 민족정신은 이후 헤겔과 딜타이를 거쳐 어떤 한 시대의 정신문화를 의미하는 ‘시대정신’으로 표현되었다.

오늘날에 이르러 시대정신은 당초의 철학적인 개념을 벗어나 어떤 한 시대를 주도적으로 끌고 나아가는 사회적, 보편적 상식이나 지적, 정치적, 사회적 흐름을 가리키는 말로 써진다. 역사 속 어느 때이건 사회나 국가 공동체를 지배하는 정신이 존재해 왔고 앞으로 계속 그럴 것이다.

시대정신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만들어 낸 정신적 산물에 다름 아니다. 시대정신이 맑을 때가 있고 흐릴 때가 있다. 정신은 본디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것이리라. 정신은 사람의 머리와 마음과 영에 자리매김한다. 이 땅 위에 결국 남는 것은 육신이 아니라 정신이다. 육신은 꽃이나 풀과 같이 스러질 뿐이지만 정신은 역사의 흐름 속에 계속 자리한다. 그리고 후대에 평가받는다.

흔히 시대정신은 지도층에 의해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그 지도층이란 정치 사회 문화 경제계를 주도적으로 끌어가는 사람들일 터이고. 과연 시대정신이 그들만의 전유물일까? 하루하루 평범하게 살아가는 소시민도 나름 소박하고 잔잔한 시대정신을 만들어낸다면야! 그런 그들의 삶 때문에 비로소 역사가 이루어져 왔다면야!

모든 사람들의 삶은 크건 작건 간에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더욱이 오늘날과 같이 인터넷이 활성화되어 있는 시대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 어떤 한 사람이 소유하는 정신은 소멸되지 않는다. 가족이나 이웃에게 반드시 영향을 준다. 이른바 도미노 현상이라고 할까. 도미노 현상은 일련의 상호 연동작용이다. 예컨대 이런저런 사람들이나 공동체에서 시작되는 조그만 시대정신은 절충과 취합과 수용의 과정을 거쳐 어느 때엔 가는 사회나 국가의 시대정신을 창출해 낸다. 시대정신이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면, 여느 역사 속 그때 그 사람들은 시대정신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하나님을 믿는 신앙인들이라면. 신앙인들이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갖고 사는 것은 한 시대를 사뭇 아름답고 풍요롭고 가치 있게 만든다.

시대정신은 ‘시대문화’와 연관된다. 정신은 문화라고 하는 옷을 입는다. 바꾸어 말하자면 문화는 정신의 산물이다. 올바른 정신이 올바른 문화를 만들어 낸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시대문화를 진지하게 진단해 보아야 하겠다. 교회 건축물이나 예배당의 내부 장식이나 영상이나 음향 등등도 기독교 문화이긴 하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화는 참된 마음의 문화가 아닐까.

하나님을 믿는 소소한 마음들이 모아져서 이른바 ‘시대신앙’이 만들어진다. 시대신앙이 좋고 안 좋음은 결국 당대 신앙인들의 마음에서 갈려진다. 하나님은 마음의 중심을 본다고 하시지 않았던가. 시대신앙이 겉보기에 번지르르하여도 만약 그 중심에 참된 마음이 없다면 별 쓸모없다.

우리는 시대정신을 잘 만들어 내고 시대문화를 아름답게 꽃 피우고 그것을 발판으로 하여 시대신앙을 가치 있게 창출해 가야 한다. 특히 그것이 세속사와 구속사 영역을 넘나들면서 함께 이루어진다면 참으로 멋진 일이다. 하나님은 모든 역사, 즉 세속사와 구속사의 주인이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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