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에 있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바라보는 국내외의 여론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이는 작년에 제1차 북미정상회담이 있었지만 북핵을 해결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기에 그 이후로도 북핵문제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실상 제2차 북미정상회담 직전까지 미국과 북한은 북핵과 관련되어서 통 큰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패를 아끼고 있는 형국으로 보인다. 남한정부는 북미정상회담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 모든 상황을 인내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만일 남한정부가 북핵문제와 관련되어 인내심이 바닥나 조급증을 드러내면 이는 여태껏 공들인 판을 망칠 수도 있다.
성경의 마지막 책인 요한계시록은 그 어느 책보다 끈기와 인내를 강조한다. 이는 요한계시록의 시대상이 인내 없이는 참된 믿음의 길을 걸어가기 힘든 척박한 시대였기 때문이다. 요한계시록 2장에는 에베소 교회, 서머나 교회, 버가모 교회, 두아디라 교회를 향한 주님의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그 중에서 에베소 교회를 향한 주님의 충고가 담긴 요한계시록 2장 2절을 평양말 성경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나는 네가 하는 모든 것들을 안다. 나는 네가 열심히 일하는 것과 네가 근기 있게 인내하는 것을 보았다. 나는 네가 악한 사람들을 허용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 너는 그들이 핵심제자들이라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들의 주장들을 검토하였다. 너는 그들이 거짓말쟁이라는 것을 알아내었다.” (요한계시록 2장 2절, 평양말 성경)
요한계시록 2장에서 주님은 에베소 교회를 향해 “네가 근기 있게 인내하는 것을 보았다”고 칭찬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근기(根氣)는 근본이 되는 힘과 참을성 있게 견뎌내는 힘이라고 나와 있다. 북한에서 근기는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단어로 보이는데 2008년 북한의 공동사설 전문을 분석하면 “군기를 확립하기 위한 사업을 근기 있게 내밀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근기라는 말보다는 비슷한 의미의 끈기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끈기는 쉽게 단념하지 아니하고 끈질기게 견디어 나가는 기운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에베소 교회가 주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은 이유는 그들이 주님의 이름을 위하여 수고하였고 인내하였고 게으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한계시록 2장 3절을 살펴보면 에베소 교회는 주님으로부터 처음 사랑을 버렸다는 이유로 책망을 받는다. 이를 보아 그 당시 에베소 교회가 사랑의 마음 없이 그저 인내하고 버티기만 하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과가 어떻게 나더라도 앞으로 중요한 것은 회담 이후에 회담에서 결정된 사항을 북한과 주변국들이 얼마나 근기 있게 이행하느냐 일 것이다. 여전히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 남한은 근기와 인내가 필요한 상황이다. 북핵문제 해결을 향한 전 세계의 근기와 인내가 어떤 열매로 맺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