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군부대를 가더라도 부대의 정문에는 정문을 지키는 보초가 항상 있다. 보초는 부대의 경계선이나 각종 출입문에서 경계와 감시의 임무를 주로 맡는다. 보초는 부대 정문에서 누가 부대로 들어오는지 혹은 누가 부대에서 나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다른 병사들이 다 자더라도 보초는 모두의 안전을 위해 항상 깨어서 정문을 지켜야 한다.
성경에서는 마치 부대 정문의 보초처럼 항상 영적으로 깨어있기를 당부하는 말씀이 여러 곳에 있다. 특히 베드로전서에는 사탄 마귀와의 영적 전투에서 지지 않기 위해 영적으로 깨어있으라는 사도 베드로의 권면을 확인할 수 있다. 베드로전서 5장 8절을 평양말 성경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경각성을 가지십시오! 당신들의 큰 원쑤인 악마를 조심하십시오. 그는 삼켜 버릴 누군가를 찾아다니면서, 울부짖는 사자처럼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다니고 있습니다.’ (평양말 성경, 베드로전서 5장 8절)
베드로전서 5장 8절은 “경각성을 가지십시오”라는 명령으로 말씀이 시작된다. 여기서 ‘경각성’이란 단어는 ‘주의 깊게 관심을 돌려 예리하게 살피고 경계하는 태도나 품성’을 의미한다. 남한에서는 ‘경각성’이란 단어보다는 일상적으로 ‘경각심’이란 단어를 훨씬 더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경각성’이란 단어가 따로 쓰일 때도 있지만 ‘혁명적 경각성’이라는 말로 사용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작년 4월에 남한의 예술단이 두 차례 평양 공연을 한 이후에, 북한은 주민들에게 사상과 관련된 정신 무장을 그 어느 때보다 강조했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2018년 4월 6일자 신문에서 “모든 사람이 그 어느 때보다 혁명적 경각성을 높이며 긴장되고 동원된 태세에서 사업하고 생활해나가도록 혁명교양을 부단히 강화해야 한다"고 독려한바 있다. 북한에서 혁명적 경각성은 그들의 체제와 정신을 지키기 위해 구성원들이 사상적으로 깨어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구성원들 사이에 혁명적 경각성이 무뎌진다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는 체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기에 북한의 지도자들은 그들에게 혁명적 경각성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이다.
경각성을 가지는 건 비단 북한 주민뿐 아니라, 우리와 같은 하나님 나라 시민에게도 마땅히 필요하다. 예수님도 주기도문을 제자들에게 가르치실 때 “우리를 시험에 들게하지 마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라고 말씀하시며 악에 대한 경각성을 일깨우셨다.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며 우리가 베드로전서 말씀처럼 진정 악에 대해 경각성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 자신을 겸손히 돌아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