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말로 성서읽기] 지옥의 수직갱을 여는 열쇠
[평양말로 성서읽기] 지옥의 수직갱을 여는 열쇠
  • 황재혁 기자
  • 승인 2019.03.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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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9장 1절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이 그 어떤 합의에도 이르지 못하고 최종 결렬되었다. 회담결렬 사유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아마도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는 것과 대북제재해제를 동시에 맞바꾸는 안이 미국과 북한의 입장차로 인해 서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나중에라도 미국과 북한이 서로 원하는 바가 충족되어 북한의 핵시설을 폐쇄하는 것이 가시화된다면 그 핵시설이 있던 지역을 원상 복구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북한에서 핵무기를 개발하고 그 무기의 성능을 실험하기 위해 수직갱도나 수평갱도를 팠는데 과연 핵실험 이후에 그 갱도가 어떻게 되었는지, 그곳에 자연환경은 어떠한지 아는 바가 거의 없다. 현재 상황에서는 북한의 핵무기를 동결하고 감축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 관련 시설을 안전하게 폐쇄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요한계시록 9장은 나팔 재앙으로 인해 초토화된 지구의 모습을 사실감 있게 묘사하고 있는 본문이다. 요한계시록 9장 1절을 평양말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다음 다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진 한 별을 보았는데, 그가 지옥의 수직갱을 여는 열쇠를 받았습니다.”(요한계시록 9장 1절, 평양말 성경) 9장 1절에서는 다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고, 하늘에서 떨어진 한 별이 ‘지옥의 수직갱’을 여는 열쇠를 받았다고 묘사한다. 평양말 성경에서 나오는 ‘지옥의 수직갱’이란 번역은 개역개정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표현이다. 개역개정판에는 ‘지옥의 수직갱’이 아니라 ‘무저갱’으로 번역되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수직갱’은 광산이나 탄광에서 수직으로 파 내려간 갱도를 의미하고, ‘무저갱’은 악마가 벌을 받아 한번 떨어지면 헤어나지 못한다는 영원한 구렁텅이를 의미한다. 표준새번역은 요한계시록 9장 1절을 ‘지옥의 수직갱’도 ‘무저갱’도 아닌 ‘아비소스’로 번역했다. 이는 ‘무저갱’을 의미하는 헬라어 ‘아뷔소스’를 한글로 음역한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북한에서 개발한 핵무기를 처리하는 과정이 무저갱처럼 끝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라, 지난 수십 년 간 미국과 북한이 핵무기를 두고 결코 타협에 이르지 못했던 입장차의 재현이라 할 수 있다. 2019년 새해에는 이 북핵의 무저갱에서 탈출하려고 대한민국 정부가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데 이런 시도가 어떤 열매를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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