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에서는 우상 숭배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거침없는 진노가 나타난다. 요한계시록에서 하나님의 진노는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들을 통해서 가시화된다.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천사들은 나팔을 불고, 대접을 쏟으며 온 땅에 하나님의 분노를 표출한다. 요한계시록 16장에는 일곱 천사가 땅에 대접을 쏟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묘사되어 있다. 요한계시록 16장 2절을 평양말 성경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래서 첫째 천사가 신전을 떠나 땅에 자기의 대접을 쏟았습니다. 그러자 끔찍한, 악성의 헌데가 짐승의 표를 가졌고 그의 조각상에 례배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돋아났습니다.” (요한계시록 16장 2절, 평양말 성경)
평양말 성경에는 ‘악성의 헌데’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일단 ‘헌데’라는 단어는 기본적으로 살갗이 헐어서 상한자리라는 뜻인데, 일부 지역에서는 ‘헌데’가 종기를 가리킨다. 아마도 평양말 성경에서 등장하는 ‘악성의 헌데’는 악성종양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헌데’라는 단어를 의학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듯 보인다. 북한의 병원에서 사용하는 ‘고름헌데’라는 단어는 종기 따위가 오래되어 살 속 깊이 헐고 표면에는 고름이 고이는 ‘고름 궤양증’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덧물집헌데’라는 단어도 창양(瘡瘍)의 일종인 ‘천포창’을 가리키는 것 같다.
요한계시록 16장 2절에 따르면 ‘악성의 헌데’는 짐승의 표를 받은 자들과 그 짐승 우상에게 절한 자들에게 돋아났다고 한다. 요한계시록에서는 여러 구절에 걸쳐 짐승의 표를 받은 자들에게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것이라고 나와 있다. 요한계시록 19장 20절에 보면 짐승의 표를 받은 자와 우상숭배자는 거짓 예언자와 함께 산 채로 유황이 타는 불못에 던져진다. 그들은 돌이킬 수 없는 영원한 심판에 처하게 된 것이다.
참혹한 심판은 배교의 위험에 처한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일종의 경고가 된다. 그리스도인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더러운 우상을 향해 경배함으로 하나님의 심판을 자초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요한계시록은 예배자들에게는 따뜻한 위로와 우상숭배자들에게는 서늘한 경고가 담겨있는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이다. 지금도 북한의 지하교회 성도들은 북한정부의 기독교박해 속에서 몰래 요한계시록을 읽어 내려가며 그들의 믿음을 견고하게 지켜나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