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신질환시대와 한국교회
[사설] 정신질환시대와 한국교회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9.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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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서울 강북삼성병원의 정신과 의사 임세원 교수가 자신의 환자에게 피습을 당해 사망했다. 이로 인해 정신질환자의 공격적 성향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었고 의료진의 안전보장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오랜 세월 진정성을 갖고 환자를 대했다는 훈훈한 마음의 소유자 임 교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의료진의 안전보장과 함께 환자들이 편견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요청한 유족의 성명서 발표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국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 받은 환자는 177만 명으로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이와 같은 정신질환자 수의 증가는 우리사회의 과도한 경쟁문화와 신분에 따른 차별문화 등 사회적 원인이 주원인으로 지적된다. 최근 인기 드라마 ‘SKY 캐슬’이 종영됨으로 많은 이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비지상파 방송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출연진 모두가 호평을 받았던 그 드라마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비뚤어진 욕심이 결국 자녀를 망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명문대를 나와야만 사람대접 받을 수 있는 사회구조 자체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학교와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으로만 사람을 평가할 게 아니라 개인의 능력과 관심에 따라 주체적 삶을 살 수 있는 새로운 환경과 구조와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함을 일깨워준다.

어찌 보면 정신질환이란 1960년대 초반 이후 빠른 근대화 과정에서 무력으로 권력을 잡은 이들에 의해 우리 국민 전체가 경험해 온 폭력과 억압과 비정상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권력자와 그 주변 인물들의 법적 도덕적 무책임의 극치를 표출했던 국정농단 사태 이후, 최근 그 실체가 드러나 법적 판단을 받고 있는 사법농단 사태의 당사자들은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둔갑해 활개를 쳐 온 우리 사회를 바라보면서 생각 있는 이들은 모두 정신적 혼란과 분열을 경험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직시한다면, 정신질환이란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개인적 질병이기 이전에 집단적 질병이요 사회적 질병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넘어 낙인찍기 경향 또한 여전히 존재한다. 강제입원을 해야 할 정도의 중증환자가 아니라면, 정신질환자는 일반인과 함께 생활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정신질환자는 사회적으로 회피적 성향을 보이지만 공격적 성향은 일반인보다 덜하다. 살인을 포함한 폭력적 성향은 일반인에게 훨씬 더 많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그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낙인찍기를 멈추어야 한다.

문제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낙인찍기가 교회에서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영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이라는 낙인이다. 그런 분위기 때문일까? 가족 중에 정신질환자가 있는 교우는 그 사실을 숨기기에 바쁘다. 이런 식의 대응은 환자를 점점 더 사회적 고립상태에 밀어 넣음으로 병이 회복될 기회를 놓쳐버리게 한다. 정신질환자를 무조건 복음서에 나오는 마귀 들린 자와 동일시하는 것 또한 문제다. 정신질환은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는 환자를 사회에서 격리시키는데 익숙해져 있다. 물론 중증환자는 병원과 시설에 보내 특별한 치료와 보호를 받게 해야 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정신질환자는 일반인과 함께 사회생활을 할 때 훨씬 더 회복력이 높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그런 점에서 교회부터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식전환이 요구된다. 낙인찍기를 삼가고 그들을 형제자매로 수용할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교회사역에 동참시키는데 까지 나아가야 한다. 유대인들은 환자를 사회에서 격리시키는데 익숙해져 있었지만, 예수님은 격리된 환자를 다시금 사회로 복귀시키는데 매진하셨다. 한국교회는 이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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