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 이후, 디아코니아의 진로 ②
종교개혁 500주년 이후, 디아코니아의 진로 ②
  • 이승열 목사
  • 승인 2018.02.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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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의 소중한 유산 디아코니아

한국교회는 지난 해 2017년에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의 해를 맞이하여 그전부터 독일을 비롯한 서유럽의 종교개혁과 연관한 국가와 도시들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실행하면서 많은 교회의 지도자들이 유럽을 방문하였다. 그러나 종교개혁에 관한 주제로 대화를 하게 되거나 토론이나 성경공부, 설교에는 여전히 “오직 믿음, 오직 성경, 오직 은혜”만을 강조하는 구호에 그치고 말았다. 우리는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서 종교개혁의 정신과 파생된 영향력을 통해서 오늘의 독일과 다른 개신교회 중심의 국가들이 특히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3개국이 루터교의 영향을 받아서 얼마나 디아코니아에 힘쓰며 사회복지가 개신교회의 디아코니아 사상을 기초로 발달해 왔는지를 볼 필요가 있다. 종교개혁의 중심도시인 비텐베르그의 성교회 예배당 오른쪽 벽에는 매우 중요한 인물 세 사람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마틴 루터(Martin Luther)와 루터를 신학적으로 도와주어 종교개혁에 크게 영향을 미친 멜랑흐톤(Melanchton) 그리고 맨 앞에는 독일 개신교회의 디아코니아와 사회선교(Innere Mission)의 선구자, 개척자, 아버지라 불리는 요한 힌리히 뷔헤른(Johann Hinrich Wichern)의 초상화이다. 독일 개신교회의 디아코니아는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의 영향이 컸다. 그의 십자가의 신학에 포함되어 있으며 95개 조항으로 반박한 문서에도 상당부분 강조되어 있다. 43항에서 51항까지의 내용은 면죄부를 살 것이 아니라 이 돈을 가지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이웃사랑의 실천을 강하게 주장하는 내용이었다.

루터는 포괄적인 신학연구를 통하여 ‘하나님의 의’를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에게 참되고 의롭게 만드는 사랑과 자비로 이해하였던 것이다. 루터는 ‘그리스도인들의 자유에 대하여’라는 글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왕적 기능을 통하여 그는 모든 것을 힘 있게 하고, 제사장직을 통하여 그는 하나님의 힘 있는 존재가 되고, 믿음을 통하여 그는 하나님 안에서 자신에 대하여 조정하고, 하나님으로부터 그는 다시 자신 안에서 그 사랑을 통하여 조정되는데 항상 하나님 안에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 안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이런 신학적 고백과 주장이 디아코니아 신학의 기초가 되었던 것이다. 어떤 신학자는 루터에게 있어서 목회는 복음 아래서의 재난구호이며, 루터는 사람들을 위하여 예수의 이름으로 확실하게 그리고 모든 일에 있어서 완전하게 돌보았다고 했다. 루터는 억압받는 사람들의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임으로써 그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케 하시는 하나님의 문제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나중에 걸인들을 구제하는 것도 개인적으로 구걸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시켰고, 구제함법 같은 교회법을 다양하게 제정하여 제도적으로 조직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제도를 만들어 시행했던 것이다. 루터는 믿음과 사랑에 대한 분명한 구별은 믿음에는 확실성을, 사랑에는 자유를 회복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은 믿음을 통하여 자신을 넘어 하나님께 이르고, 하나님으로부터는 사랑을 통해서 다시금 자신에게 돌아온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믿음의 열매가 사랑’이라고 했지만 행위의 무리한 요구나 법칙성은 경계한 바가 있다. 즉 하나님은 우리의 행위나 엄적을 보아 의롭게 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의 은총의 말씀으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비를 베풀어 복음 주시는 것이라고 한 것이다.

장로교의 창시자 존 칼빈도 마찬가지로 종교개혁자로서 디아코니아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별히 사중직(목사, 장로, 교사, 집사직)에 관한 직제를 통해서 집사직은 더 이상 신부들의 예배보조자가 아니라 그들의 직무가 가난한 자와 불행한 자들을 돌보는 교회의 교역이며, 교회 안에서 영구적이어야 하는 직제라고 주장한 것이다. 칼빈 당시 스위스의 제네바는 도시국가로서 교회의 구제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봉사적 기능과 역할을 국가에 맡겨서 시를 통하여 평신도 지도자 집사들이 봉사직에 참여했지만 교회가 세상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안에 있다는 해석에 따라서 정부의 복지 프로그램과 겹칠 수도 있는 교회의 사회봉사의 직제 이론을 이끌어 내서 시의 복지기관들과 협력했고 또한 프랑스로부터 신앙의 자유를 찾아서 피난 온 위그노파 사람들을 구제하고 돕기 위해서 프랑스 기금을 만들었으며 이것을 통하여 그들을 돕는 봉사자들도 똑같이 집사직을 주어 섬기게 하였던 것이다. 이것은 융통성이 있는 일종의 자원봉사조직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칼빈의 사상이나 실제적인 목회와 삶에는 디아코니아적 요소가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의 장로교회에는 말씀중심이라는 전통만 강조되고 디아코니아가 강조되지 않았고 다분히 교회 내에서의 소극적인 봉사에만 국한되었던 부족한 부분을 우리는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마찬가지로 경건주의 역사와 전통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의 전통과 역사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유럽의 경건주의(Pietism, Pitismus)는 계속해서 말씀과 기도 그리고 회개와 거듭남을 강조하며 세속 주의를 배격하는 영성주의와 더불어 디아코니아의 실천과 선교에 힘썼던 전통을 강하게 이어갔던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에 소개되고 강조된 것은 세속화를 경계하며 술과 담배, 게임, 춤, 같은 것을 금지하는 금욕적 삶과 오로지 하나님만을 사랑하고 섬기는 신앙생활로 강조된 점을 볼 수 있다. 이는 영국의 청교도주의와 연관한 경건주의에 강하게 영향을 받았던 선교사들과 근본주의에 영향을 받은 보수적 선교사들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서구사회의 기독교의 역사와 전통도 다시금 새롭게 조명해 볼 필요가 있으며, 특히 종교개혁 500년의 전통을 이어온 유럽의 교회들의 훌륭한 유산인 디아코니아를 신학적으로 실천 현장 속에서 조명하고 배우며 자극과 도전을 받으며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 주제는 결코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며 마을 목회라고 하는 주제와 프레임과 내용을 잘 활용하여 세상을 섬기는 교회로서 거듭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승열 목사

Dr. Theol.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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