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 이후, 디아코니아의 진로 ③
종교개혁 500주년 이후, 디아코니아의 진로 ③
  • 이승열 목사
  • 승인 2018.02.22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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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개혁의 핵심은 디아코니아이다.

우리 한국 개신교회는 세계교회의 역사 가운데 독특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서양의 기독교 국가들로부터 온 초기 내한 선교사들의 의료선교, 교육선교, 문서선교, 고아, 장애인 등을 위한 복지선교 등을 통하여 복음의 정신과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효과적인 선교였다. 이후 한국교회에서의 선교는 서양의 내한 선교사들의 다양한 디아코니아적 선교를 통해서 발전해 갔으며, 서양의 병원 제도, 학교교육제도, 사회복지제도의 수용과 정착을 통해 근대화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또한 초기 한국기독교는 기독교의 신앙과 삶을 통하여 우리 사회의 잘못된 구습과 악습 즉 축첩제도, 가렴주구, 부정부패, 위생적으로 불결한 환경과 각종 질병과 전염병의 극복, 여성의 인권 옹호, 차별적인 신분계급으로 인한 사회갈등의 극복 등 수많은 사회적 악습과 잘못된 가치관, 삶의 태도를 개선하는 일을 통해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기독교사회봉사(디아코니아)는 주로 선교사들의 몫이었고 선교사들의 정책에 의하여,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직접적인 전도를 통한 교회 설립과 복음 전파가 주요 사역이었다. 여기에 주도적인 영향을 끼친 네비우스 선교정책이나 정치중립 원칙같은 선교사들의 선교정책과 근본주의 신학에 근거한 복음주의 전도 열정으로 인해 사회 책임과 참여, 봉사적 신앙을 중요시 여기지 않는 전통과 경향을 고착화시키고 말았다. 그러한 영향은 지금까지도 한국교회 대부분 보수교단의 뿌리가 되었다.

1919년 3.1운동을 경험한 한국교회의 성도들과 목회자들이 고난을 받으면서 독립운동과 민족운동에 헌신하면서 기독교 신앙인들의 사회 책임과 참여, 사회봉사가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1920년대 중반 이후에는 절제운동, 국채보상운동, 농촌계몽운동 등의 기독교 사회운동을 통하여 교회가 구체적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좋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좋은 경험과 역사는 일제 강점기 말인 1930년대 말부터 해방되었던 1945년 사이에 일제 총독부의 강압적인 무단정치와 대동아 전쟁을 치르면서 중단되었고, 영향을 주며 보호막이 되었던 외국의 선교사들이 일제 총독부의 정책에 따라 강제로 이 땅을 떠나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위기를 맞았다. 1941년 이후 한국교회와 지도자들은 강압에 의하여 할 수 없이 신사참배를 하거나 고난을 받는 일을 통해서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기에 역부족인 흑암의 시대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흑암의 역사는 해방 후에도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미국장로교회 분열의 영향으로 에큐메니칼 진영과 NAE 진영으로 나누어져 진보와 보수적 교회의 분열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소수의 의식있는 목회자들은 사회문제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 가는 일에 앞장서며 사회적 책임과 봉사를 시대를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하면서 발전해 왔다. 곧 사회선교에 대한 신학적 이해와 수용과 대응이었는데 이는 곧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극단적 보수주의에 치우쳐 근본주의에 가까운 신앙을 강조하며 사회문제에 무관심하거나 무책임한 목회자들도 많다. 오로지 개교회주의적이며 교단 이기주의 입장에서 교회 성장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다분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번영신학이라 할 수 있는 기복 신앙으로 성도들을 이끌어가면서 신학과 신앙의 건강성을 세워주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교회는 교회성장의 둔화, 정체, 감소현상을 경험하면서 충격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복지에 눈을 뜨고 힘쓰게 된 경우도 많은데 문제는 사회복지 프로젝트를 감당하는 목회자들의 의식이 디아코니아 신학과 사회 선교사상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개교회주의적 교회성장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하고, 부작용이 생기면서 중도에 포기하는 현상도 많이 생겨났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하나님의 은혜로 세계적인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라섰지만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 현상,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핵 실험과 전쟁 위기설 등 각종 사회문제와 국제적인 위협 상황이 다각도로 발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학교육과정에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디아코니아 신학과 사회 선교신학에 대한 커리큘럼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다행히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 라는 102회 총회 주제와 더불어 ‘마을목회’를 실현하고자 힘쓰고 있는 총회의 비전과 운동이 일어나고 있어 기대된다. 이제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운행자동차, 블록체인 등 정확히 미래를 진단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사실은 수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기면서 적응력과 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의 삶은 안정성의 상실로 상당한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때 한국교회는 기독교적 가치를 가지고 생명의 풍성함을 누리게 하는 섬김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이며, 전문적인 사회봉사가 더욱 중요시 여겨진다. 그래야 교회의 본질적 사명에 충실한 교회로서 더욱 건강하고 발전적인 결과를 얻게 되리라 확신한다.

이승열 목사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 사무총장
에큐메니칼 디아코니아 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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