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와 디아코니아 선교③
사회적 경제와 디아코니아 선교③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8.03.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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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성장시대의 교회와 협동조합

탈성장시대의 한국교회

지난 30여 년간 고도성장(과속성장)을 구가하던 한국교회가 2000년대부터 서서히 저성장기를 지나 2010년대에는 마이너스 성장시대를 맞게 되었다. 이제 한국교회는 탈성장시대를 맞으며 대형교회의 신화를 넘어서야 한다. “목사의 크기는 교회의 크기에 좌우 된다”는 말이 통용되는 가슴 아픈 현실과 결별해야 한다. 도리어 한 번도 의문을 갖지 않았던 ‘교회성장우선주의’에 대해 깊이 생각할 때가 되었다. 특히 교회성장지상주의의 열매인 대형교회에 문제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 많은 대형교회들이 교회세습, 각종비리와 추문, 어마어마한 성전건축 등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대형교회의 본질적인 문제는 교회의 핵심적 표지인 공교회성과 공동체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성장우선주의의 또 다른 이면은 한국교회의 심각한 양극화현상이다. 전체 한국교회의 대부분은 소형교회이다. 초대형교회 주변에는 생존조차 힘든 수많은 작은 교회들이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런데 교인 수의 정체와 감소 추세 속에 대형교회로의 ‘수평이동’현상으로 인한 쏠림 현상이 심해져 이런 양극화현상은 심해지고 있다. 말하자면 이른바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초래한 경제적 양극화가 교회 안에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교회론의 사회적 경제적 관점에서의 변화가 요청된다. 초대교회의 협동적 교회론으로 돌아가야 한다. 사도행전에 나오는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행 2:44)”라는 구절은 초대교회 신자들의 신앙과 연대, 협동의 생활을 분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믿는 사람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다 함께 있어’는 교회 신자들 간의 연대를,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는 모든 것을 함께 나누는 나눔과 협동의 생활을 의미한다. 그러기에 ‘협동조합적 교회론’에 대한 모색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교회와 협동조합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 지난 1995년에 작성한 '협동조합 정체성 선언문'에 따르면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하여(수단), 조합원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목적),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의(주체) 자율적 결사체Association(본질)”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협동조합의 정의는 본래의 교회의 본질과 멀어진 한국교회에 대한 새로운 정의로서 대단히 유효하다. 나아가 협동조합의 가치를 보자. “협동조합은 자조, 자기책임, 민주주의, 평등, 공정, 그리고 연대의 가치를 기초로 한다.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각 설립자들의 전통을 이어받아 정직, 개방, 사회적 책임 그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윤리적 가치를 신조로 한다.” 이러한 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지침이 협동조합의 7대원칙이다.

- 1995년 ICA-국제협동조합연맹 맨체스터 총회 채택된 가치와 원칙

기본적 가치

윤리적 가치

원 칙

자조
자기책임
민주주의
평등
형평
연대
 

정직
공개(투명성)
사회적 책임
타인에 대한 배려

자발적이고 개방적인 조합원제도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자율과 독립
교육․훈련 및 정보 제공
협동조합 간 협동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협동조합의 이러한 정의나 가치와 원칙이 기독교적 정신과 일치하는 바가 많고 디아코니아선교의 지향점과 일치하는 바가 많다. 말하자면 '자조', '협동', '상생', '평등'의 가치를 추구하는 협동조합의 가치와 '사랑'과 '정의'의 바탕 위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갖는 교회의 가치 사이에 일치하는 공통분모가 많다. 자치와 상호의존성, 그리고 호혜와 협력으로 비폭력적으로 세상을 개혁하는 길에 대한 신념 등은 기독교와 통하는 협동조합운동의 가치일 것이다. 더욱이 하나님의 나라를 추구하며 일치와 연대를 추구하는 교회연합운동과 협동조합운동과의 연계성은 더욱 깊다. 무엇보다도 협동조합의 운영원칙은 우리 시대의 교회론 재정립을 위해 꼭 실천해야 할 과제를 제시해 주고 있다. 오늘날 교회는 구성원들의 자발성과 민주적 참여를 보장하고 자율과 독립성은 인정해야 한다. 물론 이제까지 교회는 경제공동체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사회적 공동체 구성을 위한 참여와 교육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교회와 교회간의 협동은 양극화되고 분절화 된 상황에서 교회론의 회복을 위해 꼭 이루어야 될 부분이다. 나아가 교회는 ‘타인을 위한 공동체’(본회퍼)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선교적 교회, 마을교회가 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한국교회의 위기 속에서 사회적 경제와 디아코니아 선교의 가치와 원칙을 회복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주체형성 그리고 물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협동조합운동이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김영철 목사

토론토대 기독교사회윤리학
NCC교육위원회부위원장
타원형교회 협동목사
생명평화마당 교회네트워크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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