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건강성 유지가 디아코니아의 근간
가족의 건강성 유지가 디아코니아의 근간
  • 정무성 총장
  • 승인 2018.05.11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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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8일 어버이날, 18일 성년의 날, 21일 부부의 날까지 가정과 밀접한 기념일들로 가득하다. 그런데 정작 우리 사회 가정은 무너지고 있다. 출산율은 곤두박질치고, 황혼이혼이 급증하고, 노인들은 점차 버림받고 있다. 사회문화의 급격한 변화로 공동체 의식이 붕괴되면서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혼율은 3년 연속 떨어지고 있다. 2017년 이혼이 10만6000건으로 전년보다 1.2%(1300건) 줄었다. 이 통계만 보면 가정이 건강해지는 것 같지만 실제는 결혼 자체가 줄어서 이혼도 감소하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다. 지난해 혼인건수는 전년 대비 6.1%(1만 7200건) 감소한 26만4500건으로, 1974년(25만9600건) 이후 4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가정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 불행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혼율은 다소 주춤하지만, 결혼 20년 이후 결별하는 황혼이혼 비중은 큰 폭으로 늘었다. 혼인 지속기간 20년 이상 이혼이 전체 이혼의 3분의 1(31.2%)에 육박한다. 결혼생활 4년 이하의 신혼부부 이혼(22.4%)보다 많다. 황혼이혼이란 말도 이제 생소하지 않게 되었다.

이혼, 별거 등 가정의 붕괴로 버려지는 아이와 학교 밖 아이들도 해마다 늘고 있고 가정폭력으로 인한 패륜범죄와 청소년 사회적 범죄도 심각해져 가고 있다. 2016년 한 해 동안 가정의 보살핌을 받지 못해 국가나 사회단체 등이 보호한 아이는 4592명이다. 하루에 12.5명꼴로 아이들이 버림받은 셈이다. 특히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미혼모에 의해 시설에 맡겨지는 아이의 수가 856명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존속범죄 현황’ 자료에 의하면 2013년부터 2017년 7월까지 존속살해 범죄는 252건으로 한 달 평균 4.5건이나 발생한다. 부모에 의해 희생되는 자녀 59%는 물리적으로 저항하기 힘든 9세 이하의 어린 아동이고, 19세 이하 미성년이 전체의 87%를 차지하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세대마다 개인마다 가정에 대해 느끼는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가정의 가장 근본적인 개념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 가족의 대를 잇는 문제부터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루가 가족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교회는 다음과 같은 디아코니아의 과제를 갖는다.

첫째, 교회의 예방적 가정상담 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 사회인식 변화로 자신의 행복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더 중요시되면서 이혼 상담을 하는 연령대가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해져 가고 있다. 이혼 상담으로 가기 전에 예방적인 차원에서 교회 내 가정상담이 다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교회에 가면 가정이 지켜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어 지역사회 주민들이 교회에서 가정상담을 손쉽게 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여야 한다.

둘째, 가정폭력 예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성경에 근거하여 가정폭력은 중대한 범죄라는 사실을 기독교인들이 먼저 인식하여야 한다. 특히, 아동학대와 학교폭력 등 다양한 범죄로 이어지는 시발점이기 때문에 이웃에 대한 관심과 신고의식을 높여야 한다.

셋째, 미혼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불식시키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사회적 지원이 버려지는 아이들을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고, 출산율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미혼모를 도덕적 편견도 단순한 동정도 바람직하지 않다.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냉대와 양육 부담 등 그들이 짊어져야 하는 짐의 무게와 고통이 얼마나 클지를 공감하고, 미혼모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서 생명 소중의 성경적 가치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교회는 사회적으로 무너져 가고 있는 우리나라 가정의 최후 보루가 되어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을 깨닫고 가족복지를 중요한 디아코니아적 과제로 삼아야 한다.

 

정무성 총장

서울대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미국 미네소타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미국 시카고대사회복지행정학박사
현, 월드비전 이사
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비상임이사
현, 한국비영리학회 회장
현, 대통령실 저출산고령화대책위원회 삶의질분과위원장
현, 국가노후준비위원회 부위원장
현, 숭실사이버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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