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3.1운동 직후에 한국 교회가 했던 일
1919년 3.1운동 직후에 한국 교회가 했던 일
  • 임희국 교수
  • 승인 2019.07.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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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교회 총회는 1920년대에
사회봉사 차원에서 민족의 삶을
개선하고 그 질을 높이는 운동을 펼쳤다."

3.1운동이 한창 진행되던 때에 국내외에서 중론(衆論)이 일어났다. 민족 독립을 선언했으니 마땅히 정부를 조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독립운동가들이 여러 곳(7곳)에서 정부수립에 착수했다. 상해에서는 신한청년당과 동제사(同濟社)가 주도하여 3.1운동 주동자들을 상해로 속속 들어오게 했다. 4월 10일 상해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을 위한 회의에 독립운동가 대표 29명이 참석했다. 이들 가운데서 다수가 기독교(개신교) 지도자였다. 가장 먼저 ‘임시의정원’이 구성되었고, 정부수립 절차로 들어갔다. 국호는 일본에 빼앗긴 국가주권을 되찾는다는 뜻에서 ‘대한’을, 또 황제가 통치하는 전제국가체제가 아니라 인민(국민)이 주권을 갖는 민주주의를 국체로 한다는 ‘민국’으로 결정되었다. 드디어 4월 11일, ‘대한민국’이란 국호가 정해졌다.

국내에서는, 3.1운동이 민족의 정치적 독립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민족의 경제적 독립을 꾀하는 ‘물산장려운동’이 일어났다. 평양의 장로교회(산정현교회, 조만식)를 중심으로 이 운동이 확산되었다. 이 운동의 내용은 자급자족, 상공업 진흥, 국산품 애용 등이었다. 이를 통해 파악되는 점은, 3.1운동이 민족의 독립을 이루지 못하자, 낙담하고 실의에 빠져서 땅바닥에 주저앉아 버린 것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서 이제부터 민족의 경제적 독립을 새롭게 도모했다는 사실이다.

3.1운동 기간에 장로교회 전국 모든 지역의 교인들이 독립만세시위에 참여하고 주도했다. 그해 10월에 개최된 장로교회 제8회 총회 회록(會錄)의 보고서에 따르면, 교단 소속 전국(만주지역 포함) 12개 노회가 지역 교회와 교인들의 독립만세시위 참여를 상세하고도 생생하게 보고했다. 이 보고서는 장로교회의 독립만세시위참여가 몇 개 지역 일부 교회들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전국 모든 교회의 헌신적 참여라는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 더불어서, 일제의 헌병과 경찰은 시위현장을 야만적으로 진압했다는 사실도 보고했다. 때리고 걷어차며 체포하고, 경찰서로 연행해서 고문으로 취조하고, 여학생들을 발가벗기고, 형무소에 가두고, 교회와 학교의 기물과 건물을 파손하고 심지어는 건물을 불태웠다. 이로 보건대, 장로교회 제8회 총회 회록은 3.1운동에 관한 위대한 ‘기록문화유산(記錄文化遺産)’임이 분명하다.

장로교회 총회는 1920년대에 사회봉사 차원에서 민족의 삶을 개선하고 그 질을 높이는 운동을 펼쳤다. 예를 들어 질병(한센씨병, 결핵)퇴치운동, 절제운동(금주, 금연), 그리고 공창폐지운동을 전개했다. 또한, 여성 기독교단체인 ‘기독교여성청년연합회’(YWCA)와 ‘조선여자기독교절제회’도 문맹퇴치, 야학과 강습소, 공창폐지운동, 위생운동, 육아법, 절제운동(금주·금연) 등을 벌였다.

물산장려운동이 도시에서 진행된 경제적 차원의 민족 독립을 도모한 것으로 본다면, 농촌에서도 경제살리기 운동이 전개되었다. 1928년에 장로교회 총회가 전국 농어촌 교회를 추동하여 추진한 ‘농촌운동’이었다. 농촌 경제 살리기로 출발한 이 운동은 약 10년 동안 진행되었다. 1933년 배민수 목사의 지도력으로 농촌운동이 새로워졌다. 그는 “실천적 기독교”를 제창하면서 전국 여러 곳에 모범 농촌마을로서 “예수 촌”을 만들었다. 그는 농촌경제운동과 농민 의식개혁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구체적으로, 관혼상제 간소화, 금연금주, 도박금지, 여성의 권리신장과 남녀평등, 위생, 협동심, 미신타파(고사, 굿, 경읽기, 조상숭배) 등이었다. 배민수는 이처럼 농민(사람) 정신개조와 농촌 경제발전을 병행시키고자 했다. 그런데 그의 궁극적 목표는 민족 독립이었다. 그는 “농촌의 경제를 살리면 나라의 독립은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마련”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임희국 교수

장로회신학대학 교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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