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잊어서는 아니 될 ‘신사참배’(1938년)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될 ‘신사참배’(1938년)
  • 임희국 교수
  • 승인 2018.10.0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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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참배는 80년 전 일제 강점기의 과거 사건이 아니라
21세기 지금 새로운 형태로 재현될 수 있기에
항상 깨어 경성(警醒)해야 할 것이다."

신사참배 결의 80주년, 장로교회 제103회 총회가 개회된 올해(2018) 9월 10일은 정확히 그날이었다. 신사참배 결의는 일제 강점기(1910-45)의 1938년에 장로교회 제27회 총회가 당국의 강압에 굴복하여 신사(神社)에 참배(參拜)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 당시 일제의 전시(戰時) 군국주의에 굴복한 신사참배는 유일하신 하나님을 경배하는 교회의 신앙을 짓밟았다.

첫째로는, 예배가 짓밟혔다. 신사참배 이후 장로교회 총회는 먼저 궁성요배와 황국신민서사를 제송하고, 그러고 나서 찬송 부르고 기도하였다. 이로써 교회는 유지되었으나 그것은 형태뿐이었고 신앙은 무너졌다. ‘여호와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는 제1계명의 신앙이 무너졌다.

둘째로는, 헌금이 짓밟혔다. 신사참배를 결의한 장로교회 제27회 총회는 국방헌금을 걷기로 하고 그 자리에서 500원을 걷었다. 그 헌금은 일제의 전쟁비용으로 바쳐졌고, 이로써 교회는 전쟁에 동원되었다. 심지어 장로교회 총회는 일제 해군에 전투기(“조선 장로호”)를 헌납했다(1942년 9월). 각 가정의 부엌 살림도구인 유기(놋그릇)도 교회에서 거두어 당국에 갖다 바쳤다. 교회 종각의 종도 떼어서 당국에 갖다 바쳤다. 이처럼 신사참배 이후의 교회는 철두철미 전쟁의 도구가 되었다. 교회는 일제의 전쟁승리를 위해 기원해야 했다.

마지막에는, 일제가 전쟁물자 공급을 위해 전국 교회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일제는 전국의 면 단위로 1개 교회만을 남겨놓기로 하고 교회 합병을 강제로 추진했다. 교회의 통폐합으로 비게 된 예배당건물 등의 부동산이 매각 처분되었고, 그 판매 대금은 국방헌금으로 바쳐졌다. 그 바람에 적지 않은 교회가 사라졌고 또 통폐합된 노회도 더러 있었다. 교인의 수도 크게 줄었고 또 총회의 교세도 위축되었다.

이런 식으로, 신사참배란 신사에 가서 허리 굽혀 절하는 것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예배당까지 매각처분 당하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로교회 총회는 살아남지 못하였다. 일제의 전쟁시녀노릇까지 했으나 살아남을 수가 없었다. 1945년 7월 19일 한국의 장로교회 총회를 비롯한 모든 개신교 교파는 ‘일본 기독교 조선 교단’으로 완전히 통합되었다.

1945년 8월 15일 광복과 더불어 한국 장로교회 총회가 다시 살아난 것은 신사참배에 끝까지 저항한 순교자들, 출옥 성도들, 그리고 여성들(여전도회)의 신앙 덕택이었다.

오늘, 새로운 형태의 신사참배가 한국 교회의 질서와 신앙 정신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현대판 신사참배, 그것은 맘몬 곧 돈의 힘 앞에 허리를 굽히고 무릎 꿇게 만드는 것이다. 맘몬 숭배는 오늘의 우상 숭배라고 본다. 그러므로 신사참배는 80년 전 일제 강점기의 과거 사건이 아니라 21세기 지금 새로운 형태로 재현될 수 있기에 항상 깨어 경성(警醒)해야 할 것이다.

임희국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 교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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