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호 주필칼럼] 소풍 끝내고 본향으로 떠나며 하는 마지막 선물 - 유산기부
[54호 주필칼럼] 소풍 끝내고 본향으로 떠나며 하는 마지막 선물 - 유산기부
  • 주필 이창연 장로
  • 승인 2019.05.29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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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이 세상에 선물을 건네주고 떠나는
새로운 여행으로 받아들이고
모두가 손을 잡고 축복해주는
아름다운 죽음의 문화가 자리 잡힐 수 있길"

천상병 시인은 우리의 삶을 아름다운 소풍으로 비유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우리의 삶이 즐겁고 아름다운 소풍으로 서로를 축하할 수 있도록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가스펠투데이가 함께 하려 한다. 소풍을 끝마치고 정리하는 마당에 마지막으로 힘겹게 길을 걷는 주변을 위해 자신의 피땀 흘려 모은 재산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얼어붙었던 땅이 녹고 푸릇푸릇한 새싹들이 돋아나고 말랐던 가지마다 물이 오르는 모습 속에서 생명의 신비를 느낀다. 새싹을 틔우고 무성한 여름의 녹음을 지나 가을의 결실 그리고 죽음과도 같은 겨울 들판을 지나 다시 찾아온 푸른 봄을 보며 생명의 순환 속에 깃든 깊은 뜻을 묵상한다. 낙엽이 떨어져 땅에서 썩고 그 양분으로 다시 싹이 돋아나며 씨앗이 깨어져 죽음으로써 새싹이 되어 살아나는 모든 과정이 예수님의 부활과 같다. 하나님이 만드신 생명은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어서 자신의 죽음을 거부하지도 않으며 자신의 몸을 새로운 생명에게 내어주는 과정을 말없이 아름답게 이어가고 있다. 죽음을 이 세상에 선물을 건네주고 떠나는 새로운 여행으로 받아들이고 모두가 손을 잡고 축복해주는 아름다운 죽음의 문화가 자리 잡힐 수 있길 소망한다.

자연의 순환 이치처럼 인간도 자식을 낳고 또 자식이 자식을 낳으며 순환한다. 나무가 낙엽을 떨구며 거름을 만들어 새싹을 키워 나무를 자라게 하듯 인간도 평생 모은 재산을 물려주거나 사회에 환원시키며 자연의 순리와 함께 왔던 곳으로 되돌아간다. 평생 일구어놓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은 아니다. 평상시에 자신에게 남아있는 것을 모두 가난한 이웃들에게 전해 달라는 이야기를 입버릇처럼 하신 분들이 많다. 고독한 죽음은 이 땅에서 누리던 재산을 올바로 정리하지 못하고 떠나서 자녀들의 유산분쟁으로 골육상쟁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도 괴롭다. 죽음을 바라보는 문화를 새롭게 하는 캠페인 운동으로 이 세상에서 허락됐던 유산을 올바로 나누고, 인생이라는 나그네 삶과 짧은 소풍을 마친 이들에게 맘과 뜻을 잘 전달해주며 웃으며 떠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죽음이 새로운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잔치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독 사 방지, 유산기부 캠페인에 적극적 동참을 해야 한다.

지난 5월 18일 미 애틀랜타 모어하우스 칼리지에서 열린 졸업식 연설이 화제다. 사모펀드 경영자인 로버트 F 스미스가 올해 졸업생 전원에게 학자금 대출금 전액을 전부 갚아주겠다고 약속한 사건이다. 할리우드영화 ‘캡틴아메리카-시빌 워’에서 토니 스타크가 모교인 MIT에 갔다가 학생들의 모든 연구비를 공짜로 지원하겠다고 깜짝 발표하는 장면을 연상케 한다. 그는 선물을 받은 학생들이 자신들보다 못한 사람들을 능력이 닿는 대로 보살피겠다는데 생각이 미치기를 원했다. 돈보다 더 귀한 것은 이런 헌신에의 의무의식이다. 그리고 의무감에 대한 공감대의 확산이다.

월정 김용복 회장은 돈을 잘 벌어서 잘 쓰신 분이다. 생각만 해도 존경심이 간다. 아너 소사이어티(1억 원 이상 기부자) 1번 회원으로서 세상에 천백십억 원을 환원시키신 분이다. 나보다 못한 사람을 도와야한다는 신념으로 사회에 내놓았다. 중학2학년 때 학비를 못내 퇴학을 당할 정도로 가난하고 궁핍했다. 반란군에게 부역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총살을 당하는 형을 보면서 고향을 등졌다. 그것도 함께 잡혀간 사람은 쌀 한가마니를 주고 풀려났는데 형은 쌀 한가마니가 없어서 현장에서 총살을 당했다. 그는 미군부대의 하우스 보이가 되어 영어를 익히고 미국회사에 취업하여 중동에 진출해 사막에서 녹색혁명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그의 철학은 “재산은 분뇨와 같아 한사람이 너무 많이 갖고 있으면 악취가 나기 마련이고, 골고루 뿌리면 거름이 되어 향기로 돌아오니 필요한 이들을 위해 나눠야한다”고 했다. 그는 천 백 십억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사회에 환원하고 지난 4월 20일 남은 재산도 모두 후계자에게 이양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44년째 단팥죽 집을 운영하는 김은숙씨(80, 여)가 서울 은평병원에 2억 원을 기부했다. 사랑의 열매에도 매월 300만원을 기부했다 한다. 또 남대문 시장에서 자수성가한 이남림 할아버지는 2002년부터 남몰래 65억을 기부해왔다. 가족들도 반대하지 않았다. 하나님은 언제나 그런 곳에 복을 내리신다.

 

이창연 장로

소망교회

전 CBS방송국 재단이사

전 NCCK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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