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호 주필칼럼] 비아 돌로로사의 파티볼룸과 스티페스
[49호 주필칼럼] 비아 돌로로사의 파티볼룸과 스티페스
  • 이창연 주필 장로
  • 승인 2019.04.18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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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있으면 너희가 나를 보지 못하겠고 또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 하시니(요16:16)’ '주님 어서 오시옵소서,
“축, 부활.”

아무도 지려고 하지 않는 짐을 지면서 “내가 십자가를 지겠다”라고 말한다. 심지어 스님들이 회의하다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서로 미루면 “내가 십자가를 지겠다”라고 한다는 유머도 있다. 십자가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크리스천들도 잘 모른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했다. 로마는 법대로의 나라다. 채찍질을 가하고 십자가에 예수를 매단 이는 로마인 병사가 아니고 속주에서 징발된 병사들로 사마리아인들이었다. 이들은 끊임없이 유대인을 모욕하는 발언을 한다. 사마리아인은 유대인을 증오했다. 십자가처형은 노예와 정치범에게만 가하는 형벌이다. 스파르타쿠스 반란으로 6000명의 노예가 십자가에 매달렸다. 예수님은 정치범(?)이다. 예수님대신 풀려난 바라바도 강도라고 하지만 실은 반란을 모의한 정치범이었다.

예수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고 올라간 길은 ‘고난의 길’이라는 뜻의 비아 돌로로사다. 이 길은 지금도 보존돼 순례자를 맞고 있는데 대략 800여m거리다. 폰티우스 빌라투스(본디오 빌라도)가 예수그리스도에게 사형을 선고하면서 “너희끼리 알아서 해, 나는 손 씻을래” ‘셀프사면’을 선언한 곳은 헤롯왕의 궁인데 처형장과는 거리가 불과100m정도다. 사람을 매달려고 하면 그 사람의 체중과 비슷한 중량의 십자가가 필요했다. 물론 예수님은 중간에 구레네 시몬과 교대하긴 했지만 아침부터 돌아가시기 전까지 매를 맞은 사람이 그걸 지고 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사실은 사형장 십자가는 조립형 십자가를 사용하였기에 십자가 전체를 지고 가는 게 아니고 십자가중 가로로 된 일(一)자 목재만 지고 간다. 그렇지만 예수님의 경우는 十자가를 지신 것이니 그 고통이 어땠을까.

십자가의 세로기둥을 파티불룸이라고 하고 가로기둥은 스티페스라고 하는데, 사형수들은 어깨에 스티페스만 지고 형장으로 향했다고 한다. 형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파티불룸의 위쪽은 볼록 튀어 나와 있고 스티페스의 중간은 거기에 딱 맞게 파여 있어 그 요철을 끼워 맞추면 비로소 십자가가 되었다. 실제로는 십(十)자가 라기 보다는 티(T)자에 가까웠다. 이 요철은 규격이 정확해서 각기 다른 지역의 피티불룸과 스티페스를 결합해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일종의 로만 스탠다더인 셈이다. 십자가 처형은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는 형벌이라 기독교 박해 말기에는 십자가 대신 죄수를 경기장에 몰아넣고 맹수들을 이용해 죽였다니 가증할 일이다.

다음은 가이사에게 보낸 빌라도의 편지 일부다. ‘가이사 각하! 저는 그렇게 격한 감정을 가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예수를 반역하여 판 사람들이나 그렇게도 반대증언을 하고 “그를 십자가에 못 박으십시오. 그의 피 값을 우리에게 돌리시오”하고 큰소리 쳤던 무리들은 비겁한 똥개같이 쑥 들어가 버리고 그들의 이빨은 식초로 씻은 듯 시침을 떼고 있었습니다. 제가 들은 대로 예수가 죽은 후에 부활하리라는 그의 가르침이 사실이라면 이 가르침은 많은 군중 가운데서 실현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사건 후 노인 한사람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저는 감정을 억제하고 그에게 물었습니다. “영감님! 당신은 누구며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저는 아리마대 요셉이라고 합니다.” 노인이 대답했습니다. “저는 나사렛 예수를 장사지내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말이 끝나자마자 “당신 소원대로 하시오”하고 저는 얼른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저의 부관 만류스에게 명하여 병정 몇 사람을 동원하여 매장하는 것을 감독하고, 불경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며칠 후 그의 무덤은 비어 있었고-- (중략) 각하여! 이것은 제가 될 수 있는 한 사실대로 기록한 것입니다. 이번 사건에 있어서 안티파터가 제게 관한 여러 가지 가혹한 평을 하였다고 들었으므로 황제께서 사건의 전모를 아신 후 제가 취한 행동에 대하여 바른 판단을 내려 주시도록 자세히 썼습니다. 각하! 그의 부활이 확실할 것 같습니다. 어찌해야 합니까? 각하의 건승을 빕니다. -본디오 빌라도 올림-’

예수님은 말씀대로 부활하셨다.

‘조금 있으면 너희가 나를 보지 못하겠고 또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 하시니(요16:16)’ '주님 어서 오시옵소서,  “축, 부활.”

 

이창연 장로

소망교회

전 CBS방송국재단이사

전 NCCK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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