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어설픈 기자’로 1년을 지나면서
[기자수첩] ‘어설픈 기자’로 1년을 지나면서
  • 김성수 지역기자
  • 승인 2019.03.06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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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라는 특별한 옷을 입고 지낸지가 1년이 되어 간다. 자신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1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만큼 바쁜 시간이 지나갔다. 총을 다루는 법을 배우지도 못한 채 전장에 뛰어든 병사의 기분으로 1년이 지났으니 참 엄청난 시간이 흐른 것이다. 벌써 120꼭지 가까이 기사를 썼다. 스트레이트 기사는 독자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사실’만 간략히 소개하는 것이기에 큰 부담이 없다. 그러나 기획기사를 쓰는 일은 ‘사실과 진실’을 잘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늘 마음이 쓰인다. 데스크에서 검토와 수정의 과정을 거친다고 해도 약간의 교열과 오탈자를 수정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기사의 내용은 오롯이 기자의 몫이다.

배터리가 방전되어 멈춰 서버린 시계처럼 어떤 때는 머리가 멍할 때가 있다. 그러면서도 ‘기자’라는 직업(?)에 빠져들고 있다. 애착도 가고 보람도 있다. 마치 모래 속에 흩어진 금싸라기를 모아 금덩이를 만들 듯,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숨겨진 진실을 찾아 그것을 빛나는 금덩이로 사람들 앞에 펼칠 때 작품을 탈고(脫稿)한 작가(?)의 감격이 있다. 몇 번이고 자신이 취재한 기사를 되뇌며 자식을 어루만지는 어미의 심정이 된 적이 있었는지 모른다. 필자가 만든 기사의 훌륭함 때문이 아니다. 하나의 기사가 탄생하는 산고 때문도 아니다.

취재의 대상이 되는 사람, 목회자, 교회의 아픔이 살아나고, 숨겨진 진실이 모습을 드러내고, 때로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랑도 대신해서 말해 주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것이 한국교회를 위한 나의 작은 사명이고 봉사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는 지금 많이 지쳐있다.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메커니즘(mechanism)을 잃어버렸다. 비유로 맞을지는 모르겠으나 동맥경화, 간경화, 뇌경색을 앓고 있는 사람과 같이 교회의 맥박은 뛰지 않고, 목사와 장로가 갈등하고, 구성원들은 깊은 상처를 지닌 채 치유할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신음소리가 들리지만, 누구도 깃발을 들지 못하고 있다. 그저 선무당 같은 사람들만 앞에서 어설픈 몸짓을 하고 있다. 교계도, 교단도, 원로 그룹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손쓸 엄두를 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누구의 잘못일까? 무엇 때문인가? 어떻게 고쳐야 할까? 필자는 하나님께서 목회자들에게는 마치 의사가 환자의 병증(病症)을 알 수 있는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치료하듯 성도의 문제와 아픔을 분변하는 은사를 주셨다고 믿는다. 그래서 목사의 설교를 예언(預言)의 말씀이라고 하지 않는가? 지금 한국교회에 적신호가 들어온 지 오래다. 여기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그대로 직진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불을 보듯 뻔한데 모두가 수수방관만 하면 어찌 되겠는가?

춘계노회(春季老會)를 앞두고 있다. 정치를 바라보면서 국민을 위한 정치인가? 정치인들을 위한 정치인가? 실망하면서도 성직자들마저 그 길을 가고 있지는 않은가? 성직(聖職)을 성직(性職)으로 바꾼 지 얼마인가? 하나님의 사람이라 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탐한 지 얼마인가? 총회와 노회와 교회가 한 몸이요, 하나의 공동체요, 하나님의 교회인 것을 잃어버리고 정치의 장(場)으로 전락한 지 또 얼마인가? 화려한 정치적 수사만 가득한 정치노회가 아니라 시대와 성도와 교회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성숙하고 생산적이고 한국교회의 갈 길을 제시하는 역사의 횃불을 밝히는 노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란다면 지나친 희망일까?

누구의 잘못이라고 구원(舊怨)에 사로잡히지 말고 지도자라고 자처하는 모든 사람들이 회개와 겸손의 옷을 다시 입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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