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회는 위기다!
[기자수첩] 기회는 위기다!
  • 정세민 기자
  • 승인 2019.02.23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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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위기의 순간이 많았다. 역사를 돌아보면 어느 한 시대도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다. 이렇게 위기가 닥쳐올 때마다 우리가 하는 말은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란 말도 있듯이 고난과 역경이 다가올 때 슬기롭게 대처하면 축복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우리는 상식적으로 위기가 기회로 바뀔 수 있다고는 생각하나 반대로 기회가 위기로 돌변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 같다.

3.1운동 100주년은 온 나라와 민족이 경축하고 기념해야할 일임에는 틀림없다. 교계에선 3.1운동을 주도한 기독교가 주축이 되어 기념행사 및 학술대회를 열고 있는가 하면 3.1절 합동기념예배를 드리기로 예정돼 있기도 하다. 지난 정부에선 8.15를 건국절로 지키자는 논의가 활발하더니 이번 정부에선 3.1운동 100주년과 임시정부수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모양새다. 100주년이란 역사의 중압감 때문일까? 언론에서도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3.1운동의 의의와 성과에 대해 기획기사를 내보내고 논평을 달고 있다.

하지만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각 기관과 단체, 그리고 종교에 이르기까지 한 마음 한 뜻이라기보다 동상이몽(同床異夢)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그때 그 함성이 이제는 각자의 이익에 따라 다르게 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모두가 3.1운동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자고 하는데 대체 어떻게 하는 것이 3.1운동의 정신을 오늘날에 되살리는 것인가?

혹여 교계가 3.1운동 100주년 기념을 스스로의 무능과 부패를 만회하려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면 사회로부터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비난에 처하게 될 것이다. 1919년 당시 교회가 처한 현실과 지금 교회가 당면한 과제는 엄연히 다르고, 시대가 기독교에 요청하는 역할도 같을 수 없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교회가 서 있어야할 자리를 제대로 찾아가길 바랄뿐이다.

한쪽에선 기독교정당을 만들어서 교회가 정치일선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교회의 세속화가 걷잡을 수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우리에게 놓인 현실은 척박하기만 하다. 하지만 영혼구원과 하나님 나라 확장이라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에는 변화가 있을 수 없다. 본질에서 벗어난 어떠한 논의와 행사도 교회에 득이 될 수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독이 될 것이다.

어릴 적 국어교과서에 실린 독립선언서를 보면서 국한문혼용체를 사용해 읽기 어렵기는 했지만 일제에 대항해 전 민족이 궐기했다는 자부심에 고취된 기억이 새롭다. 3.1운동 100주년 기념이 단발성 기획행사나 알곡 없는 쭉정이로 끝나버린다면 기회는 위기로 전락할 것이다. 위기가 기회라면 기회는 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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