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지금 사는 자리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두려워 한다. 대형 차를 몰다가 경차를 모든 것은 어려운 일이며, 대도시에서 살다 시골로 내려가는 것은 힘든 일이며, 40평 아파트에서 살다가 원룸에서 사는 일은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인생이 높이 보이는 곳으로 올라가야만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고, 더 나은 삶이 높은 곳에서는 있을 것 같은 그런 착각 속에서 살기 때문이다. 이렇듯 세상에는 그 자리를 보전하거나 한 단계 높은 것으로 가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하다. 필자도 그런 삶을 살아 보았지만 그런 삶만큼 허무한 인생도 없었다.

그러나 인생은 오히려 내려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순리이다.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은 모두가 늙어 가고, 있고 모든 것이 쇠락해 가고 있고, 모두 다 죽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인생은 이런 자연의 순리를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어떻게든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는 고달픈 인생을 살고 있다. 결국 높은 곳을 올라 온 연어들은 모두 다 그 자리에서 죽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그런 갈망을 하나씩 내려놓아야 비로소 마음고생이 하나 둘 사라진다. 예전에는 몰랐던 걱정과 근심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운 삶을 경험 할 수 있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해탈이라고 하고 성경에서는 이것을 팔복 중에 가장 첫 번째 복인 천국을 소유한 마음이라고 한다. 이제는 예수님처럼 내려가야 할 때다.

김지성 지역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