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
  • 장윤재 교수
  • 승인 2018.10.04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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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주시는 이 자유의 기회를
각자 욕망의 기회로 삼지 말고 이 땅에 온전한 그리스도의 평화가
이루어지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

성서의 위대한 인물들은 모두 자기 민족을 사랑한 사람들이다. 모세가 시내 산에 올라 있을 때 산 아래에서는 백성들이 금송아지를 만들어 절하며 야단이 났다. 하나님은 이 백성에게 신물이 난다며 그들을 멸하겠다고 하신다. (출 32:10) 하지만 모세는 그들을 여기서 죽이신다면 자신도 함께 죽겠다고 결연히 맞선다. (출 32:13) 사도 바울도 “나는, 육신으로 내 동족인 내 겨레를 위하는 일이면, 내가 저주를 받아서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지라도 달게 받겠습니다”(롬 9:3)라고 말했다. 성서의 위대한 인물들은 모두 자기 민족의 고난을 끌어안고 깊이 고뇌했던 신앙인들이었다.
윤동주도 그런 인물이었다. 27살의 짧은 인생을 살고 간 그는 우리 민족이 당하는 고난을 한 자 한 자 아름답게 형상화했다. 시인은 성서를 소재로 한 시도 몇 편 남겼다. 그중 하나가 <팔복? 마태복음 5:13~22>이다.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이렇게 시작하는 시는 이 구절을 여덟 번 반복한 다음에 “저희가 永遠(영원)이 슬플 것이요”라고 마무리한다. 조선에 대한 일제의 수탈과 폭압이 극심했던 1940년 12월에 쓴 시다. 어떤 희망도 말할 수 없을 때 시인은 ‘슬퍼하는 자가 위로를 받을 것’이라는 말씀을 감히 거부하고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고통의 심연에서 시인은 십자가를 본다.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그가 다니던 북간도 명동교회의 첨탑(尖塔)을 보며 지은 시다. 그리고 만약 자신에게도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라고 노래한다.
실로 일제 치하 그리스도인들은 민족의 십자가를 지고 조용히 피를 흘렸다. 3.1운동 당시 우리나라의 인구는 1,600만 정도였는데, 이 중 그리스도인은 20만 명에 불과했다. 1.3%가 채 안 된다. 하지만 이 극소수의 그리스도인들은 민족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 했다. 교회가 독립운동의 혈맥이 되어 전국적인 시위를 주도한 것이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 5:1)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로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 하라”(갈 5:13)고 권면한다. 그리고 이렇게 경고한다. “만일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멸망할까 조심하라.”(갈 5:15). 남과 남이, 남과 북이 서로 물고 먹으면 우리는 피차 멸망할 것이다. 다시 종의 멍에를 메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무르익고 있다. 천재일우의 기회다.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주시는 이 자유의 기회를 각자 욕망의 기회로 삼지 말고 이 땅에 온전한 그리스도의 평화가 이루어지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

장윤재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교목실장, 대학교회 담임목사
전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회장
전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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