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묵상] 예수님의 겸손한 마음을 품자
[사순절 묵상] 예수님의 겸손한 마음을 품자
  • 이신성 기자
  • 승인 2021.03.10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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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성서정과에 따른 대림절 묵상집
‘고난으로 빚은 사랑’
참된평화를만드는사람들 엮음, 꿈꾸는터 출판

3월 10일(수) 사순절 제19일

오늘의 말씀 읽기 - 시편 84편; 에스라 6:1-16; 마가복음 11:15-19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듣고 예수를 어떻게 죽일까 하고 꾀하니 이는 무리가 다 그의 교훈을 놀랍게 여기므로 그를 두려워함일러라 그리고 날이 저물매 그들이 성 밖으로 나가더라(막 11:18-19)

오늘의 말씀 묵상하기

날이 어둑해지는 순간, 유대인들의 문화에서는 하루가 마무리되고 새롭게 시작하는 순간이다. 예루살렘 성 안에는 나팔소리가 울리고 모두 각자의 처소로 돌아간다. 예루살렘은 왕족, 귀족들, 사제와 부자들의 집을 감싼 커다란 성이었다. 예루살렘 성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일용직노동자, 하인들, 구걸하는 사람들은 예루살렘 성 밖에 얼기설기 흙과 나무로 지은 깨끗한 우물도, 화장실도 없는 허름한 집에서 살아가야 했다. 해가 저물었지만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성 안에 머무실 수가 없었다. 방금 성전의 상인들을 향해 호통을 치신 변방의 갈릴리 출신 예수님을 받아줄 예루살렘 성문안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머리를 맞대고 예수님을 죽여 없애버릴 궁리를 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예수님은 성문 밖 사람들을 찾아가신다.

집이란 사람들의 삶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집이 그냥 집이 아니라 투자를 위한 부동산이 되어버렸다. 대도시에는 평생 월급을 꼬박 모아도 살 수 없는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부동산들이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하루 종일 일하고 수고한 이들이 날이 저물어 가족과 함께 따뜻한 식사를 나눌 수 있는 집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사람들이 쉴 집을 찾아서 성문 밖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우리네 현실은 이천년 전 예루살렘 성문에서 쓸쓸한 뒷모습을 보여주신 예수님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있다. 차마 쓸쓸하기만 하셨으면 다행이련만 예수님은 비참한 십자가의 죽음을 향해서 한걸음 한 걸음 멈추지 않고 나아가실 뿐이다.

하지만 예루살렘 성문밖에도 사람들이 사는 집이 있었다. 아니 어쩌면 예루살렘 성안은 모두가 회칠한 무덤 일뿐, 사람들이 살아가는 진짜 집은 성문밖에 있었다. 집은 어디에서나 집에서는 소박한 음식이나마 함께 먹고 마시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집에서는 아픈 사람은 아픈 사람이 돌보고, 가난한 집은 가난한 집들이 살펴주기 마련이다. 예수님께선 배반의 땅 갈릴리 출신, 작고 소박한 삶에 익숙한,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이 함께 배불리 먹는 법을 아셨던 뼛속까지 성문 밖 사람이셨다. 오늘 어둑해진 하늘 아래에서 우리가 머무는 곳은 부동산이 아니라 따스한 집이기를 바란다.

오늘의 기도

당신을 따라 성문 밖 작고 초라한 집에 머뭅니다. 예루살렘 성문 안 차가운 대리석으로 지은 화려한 궁전이 아니라 당신의 온기가 따사로이 머무는 이곳, 이 곳이 진정 우리의 집임을 기억합니다. 사랑합니다. 평화롭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오늘의 실천

무의미한 모임과 약속을 취소하고 가족들, 친구들과 따뜻한 나눔의 시간을 준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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