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순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어부의 무덤을 찾아
[독서순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어부의 무덤을 찾아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0.05.1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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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닐의 ‘어부의 무덤’
'어부의 무덤' 존 오닐
'어부의 무덤' 존 오닐.

처음에 ‘어부의 무덤’이란 책의 제목을 들었을 때, 나는 이 어부가 도대체 누구인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 어부가 ‘예수의 제자이자 사람을 낚는 어부였다’는 힌트를 듣는다면 아마도 그리스도인은 가장 먼저 베드로를 떠올릴 것이다. 그렇다. ‘어부의 무덤’에서 말하는 어부는 바로 사도 베드로를 가리킨다.

사도 베드로와 관련되어 천주교와 개신교는 비슷하면서도 상반된 신앙전통을 가진다. 천주교와 개신교 모두 사도 베드로가 예수님의 제자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며, 그가 사람을 낚는 어부로서 복음을 전하다가 로마에서 순교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천주교는 이 사도 베드로를 그저 예수의 제자로 보지 않고, 교황의 시초로 본다.

즉 마태복음 16장의 본문을 근거로 해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교황제도의 뿌리를 바로 사도 베드로에서 찾는 것이다. 그러나 천주교와는 상반되게도, 개신교에서는 교황제도에 거부감을 가진다. 그렇기에 사도 베드로를 교황제도와 연결시키는 것조차도 개신교에서는 상당히 낯설다. 사실 ‘어부의 무덤’은 철저하게 천주교의 관점에서 바티칸에 있는 사도 베드로의 무덤을 신성하게 바라본다.

개신교인 입장에서는 사도 베드로의 유골과 무덤이 무슨 의미가 있기에 천주교인이 그것을 찾기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이는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지만, 천주교인 입장에서는 사도 베드로의 무덤을 찾는 것이 마치 신앙의 족보를 찾는 것처럼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런 점에서 개신교인이 ‘어부의 무덤’을 읽게 된다면, 천주교인의 관점으로 사도 베드로와 교황 제도에 대해 바라보는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미국의 존 오닐 작가가 집필한 ‘어부의 무덤’은 총 21장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에 묻혀있는 베드로의 무덤을 고고학적으로 발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40년부터 시작된 베드로 무덤 찾기 프로젝트는 과르두치라는 천재 고고학자의 등장으로 성공에 이르지만, 과르두치의 성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교황청 내의 방해자로 인해, 베드로의 유골은 발견 이후에도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3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어둠 속에 감추어져 있던 이 유골을 대중에게 공개하고, 이 유골이 분명하게 베드로의 유골임을 선언하면서 유골은 현재 바티칸 대성당 지하 크래피티 월에 공개 전시되었다고 한다. 베드로의 유골과 관련된 역사를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정리한다.

“거꾸로 십자가형에 처해진 후 다리가 잘려 나간 베드로의 시신은 바티칸 언덕에 버려졌고, 그곳에서 그의 추종자들은 크나큰 위험을 무릅쓰고 그를 매장한 뒤, 그 위에 전리품을 세우고 주변에 암호로 작성된 기도문을 쓰고, 그곳에서 비밀 예배를 올리기 시작했다. 베드로의 훗날 최악의 박해시기 아니면 과르두치의 믿음처럼 어쩌면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대성당 축조 기간에 이전되었을 것이다.” (203쪽)

이 책에 담긴 내용은 대다수가 전설 같은 이야기인지라, 개신교인이 이 책의 내용을 얼마나 역사적 사실로 믿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로마의 극심한 박해 속에서 베드로의 순교는 후대의 신앙인들에게 큰 도전이 되었고, 궁극적으로 그들이 신앙을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해준 것은 역사적 사실로 보인다. 고대 그리스도교와 로마의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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