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순례] 미션디모데에서 초대교회의 원형을 만나다
[독서순례] 미션디모데에서 초대교회의 원형을 만나다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0.02.15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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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선기, 신광은의 ‘미션디모데’

필자는 2017년에 수업의 일환으로 종교개혁지 답사를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종교개혁지 답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소 중에 하나는 바로 박해받은 위그노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프랑스의 ‘광야박물관’이었다. 나는 개혁교회의 후손인 위그노가 그 당시 프랑스 당국의 박해를 받으며 산과 들로 도망 다니면서도 성경을 버리지 않고 성경을 깊이 사랑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러나 필자는 한동안 광야박물관의 감동을 잠시 잊고 지냈는데, 방선기 목사와 신광은 목사가 공저한 ‘미션디모데’의 프롤로그에서 광야박물관 이야기가 나와서 너무나 반가웠다. 프랑스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미션디모데라는 교회가 바로 광야박물관 근처에 본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방선기 목사와 신광은 목사는 프랑스의 미션디모데라는 공동체를 약 10년 전에 처음 만나고 이 공동체를 한국교회에 처음 소개해야겠다는 목적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필자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미션디모데라는 공동체에 대해서는 잘 들어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미션디모데는 파라처치와 로컬처치의 장점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교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선교단체를 파라처치라고 하는데, 파라처치는 선교라는 분명한 목적성을 띤 신앙 공동체를 일반적으로 가리킨다. 그래서 파라처치는 한 곳에만 있지 않고 연합체로서 선교를 목적으로 각지에 흩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미션디모데 역시 기본적으로 로컬처치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34개의 지역교회들이 연합하여 파라처치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미션디모데는 로컬처치이면서 파라처치와 같은 구조를 가진 상당히 독특한 교회인 것이다.

미션디모데의 가장 중점적인 사역은 디모데 쉼터를 통한 환대사역이다. 이 디모데 쉼터는 ‘아꺼이’(Accueil)라고 부르는 사회적 약자들을 환대해 그들에게 잠자리와 음식과 사랑을 아낌없이 제공한다. 이 디모데 쉼터에서 ‘아꺼이'는 사랑받고 환영받는다는 느낌을 받으며 과거의 중독과 상처에서 복음으로 서서히 회복된다.

미션디모데는 신학적으로는 상당히 보수적이지만, 실천적으로는 상당히 급진적인 신앙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그들이 읽은 성경말씀 그대로 이웃사랑을 삶에서 실천하려 노력한다. 즉 미션디모데에게 예배와 일상과 선교는 분리되지 않는 온전한 하나인 것이다. 이러한 미션디모데의 사역에서 필자는 초대교회의 원형을 조금이나마 발견할 수 있었다.

이미 오랜 시간이 흘렀기에, 한국교회가 초대교회의 원형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초대교회가 지향했던 그 핵심가치를 오늘날 한국교회가 구현하는 것은 가능할지 모른다. 아직 설립 된지 50년 밖에 되지 않은 미션디모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완전무결의 신앙공동체는 아니다.

그러나 미션디모데는 세속화된 프랑스 사회에서 복음의 가치에 집중하는 신앙공동체를 생동감 있게 구현했다. 아직 한국교회에 미션디모데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책을 시작으로 한국교회와 미션디모데 간의 상호 교류가 더욱더 활성화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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