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순례] 전무후무한 시대를 살아간 다니엘처럼 살아가기
[독서순례] 전무후무한 시대를 살아간 다니엘처럼 살아가기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0.05.3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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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라이트의 ‘다니엘서 강해’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다니엘서 강해’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다니엘서 강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한국교회는 이전에 우리가 굳게 지켰던 모든 것들이 서서히 흐물흐물해지고 느슨해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한국교회에 여러 가지 당혹감을 주는 이유는 이 사태가 우리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전무후무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때때로 성경의 텍스트는 우리의 변화된 콘텍스트에 따라 우리에게 전혀 다른 통찰을 전해준다.

이런 한국교회의 현실과 맞물려 구약의 다니엘서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한국교회에 읽혀질 수 있다. 아마도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다니엘이라는 탁월한 인물에 주로 주목하며 다니엘서를 읽었다면,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한 지금은 다니엘이 처한 가혹한 현실에 주목하며 다니엘서를 읽을 수 있다.

영국의 크리스토퍼 라이트가 쓴 ‘다니엘서 강해’는 전문적인 다니엘 주석서라기보다는 대중적인 다니엘 강해설교집이라 할 수 있다. 지난 3월에 도서출판 CUP에서 출간된 ‘다니엘서 강해’는 도서출판 CUP가 세 번째로 출간하는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책이다. 도서출판 CUP는 이 책을 출간하기 전에,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십자가’와 ‘성령의 열매’를 출간했다.

사실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캠브리지대학교에서 구약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구약학자이기 때문에, 이번에 출간된 ‘다니엘서 강해’가 그의 주전공에 가장 부합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니엘서 1장부터 12장까지 그가 직접 강해했던 설교문을 토대로 다니엘서의 내용을 깊이 있게 풀어낸다.

저자는 영국의 북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신학을 공부하고 인도에서 선교사로 교수사역을 한 경험이 있다. 인도에서 그리스도인이 영적 소수자로서 힌두교와 이슬람교에 탄압받는 현실을 익히 경험한 그로서는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 신앙의 양심을 지키는 다니엘의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책에서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다니엘이야말로 시대의 어둠 속에서 말씀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본 믿음의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그가 ‘예루살렘을 향해’ 기도했다는 것은 자신을 이스라엘 하나님의 방향과 일치시키고 그 하나님의 목적과 가치를 받아들였음을 뜻한다. 마치 날마다 나침반으로 자기 삶의 방향을 재조정하는 것과 같았다. 이 창문은 다니엘의 기도를 내보내는 통로가 아니라 예루살렘의 하나님이 들어오시는 통로였다. 다니엘의 기도의 삶은 정치와 행정이라는 고단한 일상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니었다. 오히려 날마다 그의 기도는 이스라엘 하나님의 능력과 임재를 그가 하는 일 속으로 들어오게 하는 수단이었다.” (248쪽)

사자굴에 던져지는 것에 굴하지 않고 예루살렘을 향해 창문을 열고 기도했던 다니엘처럼, 지금이야말로 한국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향해 마음의 창문을 열고 코로나19의 종식을 위해 기도해야 할 때가 아닐까? 기도야말로 그리스도인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면서도 영향력 있는 영적 무기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다니엘서를 통해 시대를 재해석할 통찰력을 갖추고자 하는 그리스도인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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