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보는 커피 역사
한 눈에 보는 커피 역사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8.03.14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커피를 한 모금 입에 머금는 순간 산(酸) 고(苦) 감(甘) 신(辛) 함(艦) - 현대는 매운맛은 통각이라 하고 감칠맛을 포함하여 다섯 가지 맛을 이야기 한다 -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다섯 가지 맛이 입안 가득히 퍼지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다섯 가지 맛을 골고루 느낄 수 있는 음식이나 음료는 세상에 없다. 우리가 늘 마시는 커피는 늘 가까이 있어서 잘 아는 것 같지만 하나하나를 알아 갈 때마다 더 새롭고, 재미가 있어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매력이 있다. 한 번 커피를 직접 드립하거나 로스팅을 하여 마셔보게 되면 어깨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세상에서 내가 커피를 제일 잘 하는 사람처럼 교만해지기까지 한다.

 

커피의 원산지는 에티오피아로 특정된다. 카파라고 불리는 지역이 처음 커피가 발견된 곳이다. 이곳은 최초의 인류인 '루시'의 화석이 발견된 곳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 루시의 이름은 최초의 인류 화석을 발견할 당시 그 학자가 비틀즈의 노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를 듣다가 발견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 그렇다면 최초의 인류가 커피를 따 먹었을 확률은? 보지 못했지만 상상은 해 볼 수 있다. 커피체리는 아주 달다. 22Br까지 당도가 나온다. 커피를 볶아 먹기 전에는 와인을 담가 먹기도 했고, 동물의 기름과 함께 경단을 만들어 사냥을 하거나 전투를 할 때 힘을 얻기 위해 먹었다. 이런 커피나무의 특성을 생각할 때 커피나무의 열매를 따 먹었을 확률은 조금 더 높아진다.

커피 바리스타 시험에 칼디 전설이나 오마르 전설에는 이슬람 수도사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는 커피를 좋아하고, 자기들의 것으로 지키기 위한 이슬람 사람들의 노력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알렉산더 대왕의 글에 “거의 모든 커다란 위기의 순간, 우리 심장이 근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커피 한 잔” 이라는 글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알렉산더 대왕도 커피를 마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알렉산더 대왕은 기원전 4세기 사람이니 이슬람이 세상에 등장한 시기보다 약 10세기나 먼저 커피에 대한 언급이 등장하는 것이다.

그들은 커피를 독점하기 위하여 커피를 볶아서 내보낼 정도로 자기들만의 커피를 추구했고, 사랑했다. 이렇게 오스만투르크가 독점한 커피를 기어이 동서남북으로 퍼뜨린 몇몇 사람들이 있다. 바바부단은 그 금기를 처음 깬 사람이다. 인도 출신의 이슬람 신비주의자인 그는 1600년대에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로 순례를 다녀오던 중 예멘에 들렸다. 신선한 커피 생두를 몇 알 숨겨 귀국하였다. 목숨을 건 일이었다. 카르나타카 지역의 마이소르 근처 찬드라기리 힐에 그 씨앗을 심고 정성을 다했다. 이로 인하여 인도와 스리랑카 지역에 커피가 자라게 되었다. 지금은 실론티로 유명한 그 지역이 180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커피의 50%를 생산하던 곳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피터 반 데어 브뢰케는 예멘에서 무역을 하던 네덜란드 사람이었다. 1616년 그는 모종의 결심을 한다. 커피나무를 자기 조국인 네덜란드로 가져가는 일이었다. 운명을 건 일이었다. 그는 커피나무를 몰래 숨겨 네덜란드로 가져가는 것에 성공했고, 암스테르담 식물원에서 그것을 길러냈다. 그 커피나무의 후손들을 자바의 바타비아(현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 심었다. 네덜란드가 이슬람이 독점하던 커피를 생산하여 막대한 국가적인 부를 이루는 토대가 되었다.

 

프랑스도 커피에 관심을 보였다. 프랑스의 루이 14세가 암스테르담 시장에게서 받아 파리 식물원에서 키웠다. 당시 프랑스령인 마르티니끄 제도에서 장교로 근무하던 끌리외는 자기가 근무하는 곳에 커피를 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파리에서 휴가를 보내는 동안 내내 커피나무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끝내 목적을 이루어 두 그루의 커피나무를 얻어 근무지로 돌아가는 길에 풍랑을 만나고, 기근을 만나면서도 커피나무를 지켜 자기 관사의 마당에 심었다. 이 커피나무가 중남미 지역 커피나무의 조상이 된다.

지금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도 1700년대 후반까지 커피나무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 때 브라질에는 매력적인 남자 팔레타가 있었다. 당시 수리남(현 기아나제도)은 네덜란드와 프랑스가 양분하고 있었는데 서로 국경분쟁이 일어났다. 이 문제를 팔레타 대위가 멋지게 중재를 하면서 프랑스령의 기아나 총독에게 신임을 받게 되고, 총독 부인과의 은밀한 관계가 이루어진다. 팔레타가 귀국할 때 그 부인이 꽃다발 속에 커피나무를 넣어 전해줌으로 브라질에서도 커피 재배가 시작되게 되었다.

우리나라엔 언제 처음 커피가 들어 왔을까? 이에 대한 논란이 많이 있다. 처음으로 커피를 마신 것이 임진왜란 때일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추측일 뿐이다. 인천에 선교사들과 무역을 위한 서양 사람들이 드나들던 때인 구한말 대불호텔에서는 확실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었던 것 같다. 대원군과 명성황후의 세력 다툼, 개화와 수구파의 대립, 세계열강의 내정간섭으로 머리가 복잡했을 고종황제가 커피를 사랑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가베라는 영화를 보면 아관파천으로 러시아 공사관에 머무는 고종에게 아름다운 여인이 커피를 드립을 해 주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역사적인 사실을 생각해 보면 이는 맞지 않다. 아관파천은 1896년의 일이고, 커피를 드립하는 방법은 1908년 독일의 멜리타 벤츠 여사에 의해 처음으로 시도되었다는 것이 정설이기 때문이다. 이후로도 커피는 서민들이 마실 수 있는 음료는 아니었다. 당시 커피 한 잔은 쌀 세말 값이라고 할 정도로 비싼 것이었다. 이런 커피를 서민들이 마셔 볼 수 있게 된 것은 6.25 때다. 미군들이 비상식량에 커피를 넣어 가져온 것을 서민들이 마셔 보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잘 살아 보세'라는 구호로 산업화되던 시기에는 커피 수입이 금지되었고, 한 식품회사에서 커피음료를 개발하게 되었다. 그것이 일명 삼박자 커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인스턴트커피가 된 것이다. 커피를 시작하고, 조금씩 알아가면서 머리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 내 앞에 놓인 커피 한 잔은 그냥 커피 한 잔이 아니다. 위에 언급된 사람들은 커피를 퍼트리는 일에 큰 역할을 한 사람들이기에 그 이름이 기록되어 있지만 아마도 알려지지 않은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리라.

그렇다면 내 앞에 놓인 커피 한 잔을 놓고 내가 맛을 냈다고 흐뭇해할 일이 아니다. 내가 볶은 것을 자랑할 일이 아니다. 이 커피한 잔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와 땀을 흘렸나? 운반하기 위하여 수고한 분들, 힘든 건조의 과정과 그보다 더 힘들었을 재배의 과정들. 그 이전에 이 커피를 퍼뜨리기 위하여 목숨을 걸었던 많은 분들. 내가 맛을 낸다고 말하는 것은 교만한 일이다. 내가 심지 아니하고, 내가 수고하지 않은 것에 나는 숟가락을 얹었을 뿐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수없이 많은 분들이 뿌린 씨를 내가 누리는 것뿐이다. 내가 뿌리지 않고 누리는 것을 자랑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누리는 것보다 뿌리는 것이 더 복된 일이다.

커피 한 잔에도 그렇게 수없이 많은 피와 눈물이 얽혀 있는데 우리가 누리는 삶은 얼마나 더 많은 피와 눈물이 바탕이 되었을까?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겸손할 일이다.

 

 

이신덕 목사
은성교회 목사
커피하우스 여기서 대표
센톤 커피 조향사 인스트럭터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