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영화는 신앙교육교재가 될 수 있다
모든 영화는 신앙교육교재가 될 수 있다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8.02.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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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만들어졌거나 만들어지고 있는 무수한 ‘이야기’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활자 매체, 영상매체, 멀티미디어 또는 주위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우리는 수많은 정보들을 얻고 교류하는데 그 중심에는 '이야기'가 놓여 있다. 소설, 연극, 영화, 만화 등은 모두가 하나하나의 이야기이며, 독자(혹은 관객)는 그것들 안에서 '이야기'를 발견하기 원한다. 따라서 이야기라는 요소는 이들 예술 장르들을 이해하고 개념을 규정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취급되어 왔다.

 

 

흔히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한다. 미술, 음악, 연극, 사진, 무용, 심지어 건축 장르까지 결합하여 만들어내는 예술이다. 그러나 실제로 영화에는 문학이라고 하는 비가시적 장르의 역할이 대단히 크다. 영화가 시나리오라는 문학에서 출발하여 영화비평이라고 하는 문학으로 마지막을 이루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 즉 이야기를 연결하고 엮는 서사성은 분명 문학적 요소이다. 영화 역시 서사성을 담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과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서 영화와 성서의 접촉점이 발생한다.

성서와 영화는 엄격한 의미에서 매우 이질적인 장르이다. 텍스트라는 면에서 그리고 영구 기록 보관할 수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성서는 문자언어로 된 텍스트이고 영화는 영상언어로 된 텍스트라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문자언어인 성서는 어휘와 문장에 따른 수사법을 기반으로 구성되어 쓰였다면, 영화는 시각과 청각정보를 기반으로 영상문법과 편집 기법에 따라 만들어졌다. 성서와 영화라는 이질적 장르가 결합하여 영화의 하위 장르로서 기독영화라는 제3의 장르가 개척되었다. 초창기에는 성서를 영화화한다는 의미로 성경 영화 또는 성서 영화라고 불렀다가 범주를 확장하여 선교 영화라고 불렀다. 선교를 목적으로 한 영화라는 의미로 사용되어 장르로서가 아닌 목적에 의한 분류이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현재는 일반적으로 기독교 영화 또는 기독영화로 정의하여 부르고 있다. 기독교의 정신을 담지한 영화라는 의미와 타 종교와 차별성을 고려한 것이다.

영화가 등장한지 100년이 넘었다. 그동안 영화는 이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많은 발전이 있었다. 한때는 영화에 대해 오락성을 중시하기도 하고 예술성에 초점을 두었는가 하면, 때로는 정치사회적인 매체로 인식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앙적 차원에서 영화에 접근한 것은 그리 오래전이 아니다. 영화는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에서 신앙적인 고민들을 축적해왔다. 신앙인들은 영화를 단순히 전도를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성서의 내용을 이미지로 만들어 전달하는 도구로 사용하려고도 했다. 영화 속 인물들은 대부분 구약시대나 예수 시대의 유대인 복장으로 등장했고 내용은 성경에서 벗어나는 법이 없었다. 이런 영화들이 기독교 영화로 분류되어 일반 극장에서 상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인으로부터 소외되고 외면당해왔다. 영화가 은유나 상징 등의 수사법을 사용하여 이미지를 표현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화들이 스토리를 중심으로 메시지의 내용을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극적인 효과를 통해 몰입도를 높이고 관객의 심리를 사로잡는 것에 집중해왔다. 기독교영화 역시 성서의 스토리를 성실하게 전달하거나 성서내용 이해를 돕는 교육 교재로 충실하게 헌신했다.

최근 기독교 영화가 현대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느냐 하는 것과 현대를 어떻게 이해하고 영화로 표현하느냐 하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교육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관객을 이해하고 원하는 것을 파악하여 필요한 것을 공급하려는 방식으로 전환하였다. 비로소 새로운 차원의 현대적인 기독교 영화가 나오기 시작했다. 영화는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있고 다양한 내용과 이미지들을 가지고 있다. 여러 나라의 감독들이 자신들이 속해있는 삶의 범주에서 인생의 이야기를 영화로 녹여내고 있다. 드디어 기독교 영화의 소재가 반드시 성서적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현대 기독교 영화는 다양한 소재를 통해 신앙적인 차원을 서사적으로 또는 은유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영화가 인류의 삶 이야기를 표현한다는 면에서 모든 영화는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일반 영화와 기독교 영화의 경계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영화는 신앙교육의 교재가 될 수가 있다. 영화가 반드시 성서 내용을 직설적으로 담고 있지 않더라도 해석과 분석을 통해 충분히 신앙교육의 교재가 될 수 있다. 영화문법으로 성서를 해석하고 영화를 성서적 관점에서 상호 분석하는 일종의 인식영역 확장 실험에 뛰어들기를 권하고 싶다. 이것은 일반 세상의 인식 범주와 신앙인의 인식 범주를 분리시켜 자신들만의 문법과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에서 벗어나 서로의 인식범주를 중첩시키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여기에서 문화선교의 중요한 단초를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정배 교수
영화/무용비평, 문학비평
강원한국학연구원 연구교수
연경학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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