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송이 사랑의 울림
백만 송이 사랑의 울림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8.02.28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 시편57:7

눈이 녹고 봄의 기운이 두터워져 밤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제 봄을 알리는 개나리를 시작으로 꽃의 여왕인 장미가 활짝 피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장미라면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는 꽃인데 특히 러시아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꽃이다. 그래서인지 흥미롭게 러시아에서 그 어떤 선물보다 꽃을 선물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어느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인들이 신년 선물 값으로만 유럽에서 가장 많은 액수인, 연 소득의 13% 정도(비교하자면 영국인은 3.6%, 네덜란드인은 1.6%를 지출)를 꽃을 선물하는데 소비한다고 한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추운 러시아 지방에서 꽃이 그만큼 귀하니 선물로 꽃을 받는다는 것은 더없이 좋은 일이라 생각이 든다.

일전에 지인으로부터 매우 특이한 노래를 한 곡 소개 받았다. 곡의 제목은 ‘백만 송이 장미’다. 원래 이 곡은 라트비아공화국의 가요 《마리냐가 준 소녀의 인생》(라트비아어: Dāvāja Māriņa meitenei mūžiņu)이란 곡에 러시아어 가사를 붙인 노래이다. 러시아 가수 알라 푸가초바가 불러 대중에게 알려지고 러시아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노래 중에 하나가 되었다. 이 곡의 가사를 보면 마치 동화같이 아름답고 애절하다.

 

백만 송이 장미

옛날에 한 화가가 살았네 작은 집 한 채와 그림들이 전부였네

그러나 그는 여배우를 사랑 했네 그녀는 꽃을 사랑 했네

화가는 집을 팔았네 모든 그림을 팔고 동전 한 푼도 남기지 않았네

그리고 전 재산으로 샀네 꽃의 바다를

백만 송이, 백만 송이, 선홍빛 장미 백만 송이

창문으로, 창문으로. 창문으로 당신은 보게 되겠지

사랑하는 이는, 사랑하는 이는, 진정 사랑하는 이는

자신의 삶을 꽃으로 화했네 아침에 당신이 창문가에 서게 되면

어쩌면 당신은 정신이 아찔해질지도 모르지

마치 계속 꿈을 꾸는 듯 광장은 꽃으로 가득 했네 

마음이 서늘해지며 얼마나 갑부이기에 여기에다가?

창문 아래엔 겨우 숨을 내쉬며  가난한 화가가 서 있네

만남은 짧았네  밤에 기차가 그녀를 데려가 버렸네 

그러나 그녀의 삶에는 있었네 꿈같은 장미의 노래가

화가는 혼자서 살아 갔네  수많은 어려움을 견뎌냈네

그러나 그의 인생에는 있었네  꽃으로 가득한 광장이

 

그런데 이 곡의 가사에는 숨겨진 사랑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러시아의(현재 그루지아 출신) ‘니코 피로스마니(Niko Pirosmani)’라는 원시주의 작가가 있는데 그는 독학으로 그림을 배우고 사후에 그의 작품이 널리 알려져 유명하게 되었다. 그의 작품 중에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여배우 마가레트’라는 작품이 있다.

 

'여배우 마가레트(Actress Margaret)' 니코 피로스마니(Niko Pirosmani, 1909sus, 식탁보 천에 유체, 117× 94cm, 그루지야의 수도트빌리시 조지아 미술관(Art Museum of Georgia, Tbilisi, Georgia) 자료출처: https://www.wikiart.org/en/niko-pirosmani/actress-margaret-1909
'여배우 마가레트(Actress Margaret)' 니코 피로스마니(Niko Pirosmani, 1909sus, 식탁보 천에 유체, 117× 94cm, 그루지야의 수도트빌리시 조지아 미술관(Art Museum of Georgia, Tbilisi, Georgia)
출처: https://www.wikiart.org

 

니코 피로스마니(Niko Pirosmani) 사진출처 http://www.photomuseum.org.ge/klar/09_en.htm
니코 피로스마니(Niko Pirosmani)
출처 www.photomuseum.org.ge

바로 이 작품에 그의 애절한 사랑이 담겨 있다. 지독히 가난했던 화가 니코 피로스마니는 지방 삼류 악단의 배우인 그림 속의 주인공 마가레트를 너무도 사랑했다. 그런데 그녀는 늘 그녀를 숭배하는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에 가난한 화가인 자신은 관심 밖이었다. 하지만 그는 단 한순간도 마가레트를 향한 사랑을 멈출 수 없었다. 어느 여배우의 생일날 아침이었다. 느지막이 눈을 뜬 마가레트가 창문을 열었을 때 믿을 수 없는 놀라운 광경이 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자신의 집 앞 골목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온갖 장미꽃들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던 것이다. 이 장미는 다름 아닌 가난한 화가 니코 피로스마니의 선물이었다. 그는 여배우의 생일을 위해 자신이 가진 전 재산을 팔아 그루지아에 있는 모든 꽃을 사서 그녀에게 바쳤다. 그 여배우는 너무나 감동하여 가난한 화가의 사랑을 받아들였지만, 안타깝게 그 사랑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녀가 가난한 화가의 애절한 백만 송이 사랑을 평생 간직했으면 좋으련만 오래가지 못하는 장미처럼 그녀는 어느 부자를 따라 사라져버렸고 슬픔에 찬 가난한 화가 역시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한다.

이 곡은 일본에서는 가수 가토 도키코의 곡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가수 심수봉, 임주리씨가 개사해서 불렀는데 특히 심수봉씨가 개사한 가사가 매우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그 가사 중에,

진실한 사랑은 뭔가/ 괴로운 눈물 흘렸네/ 냉정한 사람 많았던/ 너무나 슬픈 세상이었기에 / 수많은 세월 흐른 뒤/ 자기의 생명까지 모두 다 준/ 빛처럼 홀연히 나타난 / 그런 사랑 나를 안았네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 수백만 송이 백만 송이 백만 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 나라로/ 갈 수 있다네

이 가사를 가만히 음미하다 보면 심수봉씨가 마치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개사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한 천재 화가의 순수한 사랑의 울림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시간을 넘어, 국경을 넘어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아름다운 노래가 되었다. 니코 피로스마니의 ‘여배우 마가레트’와 백만 송이 장미 곡에 얽힌 이야기를 생각하며 이 보다 더 아름다운 사랑의 울림을 생각한다.

그 사랑의 울림은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음성이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팔아 백만 송이 꽃을 바친 가난한 화가와 같이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아낌없이 다 주시고 우리를 향해 끊임없는 사랑의 울림으로 초대하신다. 태초에 하나님은 모든 것을 사랑의 울림으로 창조하셨고 그 사랑의 울림은 모든 만물에 깃들여 있다.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이 ‘파동’이라는 물리적인 발견처럼 하나님의 울림이 모든 만물을 향해 끊임없이 울리고 있다. 인간의 죄로 말미암아 끊어진 그 사랑의 울림이 비로소 예수님이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물 위로 올라오실 때 새롭게 하늘에서 들려왔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바로 이 음성, 이 울림이 태초에 세상을 창조하실 때에 울린 사랑의 울림이다.

하나님이 매일 창조를 마치시며 ‘보시기에 좋았더라’ 라고 말씀하셨을 때 이 말이 곧 예수님께 들려주시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와 같은 말이다. 이 사랑의 음성, 이 사랑의 울림은 우리에게 동일하게 울려 퍼진다. ‘너는 내 사랑하는 자요, 내 기뻐하는 자라’ 이 울림은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이요, 사랑의 울림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비로소 닫힌 귀가 열리고 그 사랑의 음성, 사랑의 울림을 듣게 되어 하나님의 사람이 되었다.

사순절을 보내며 이 사랑의 울림에 더욱 새롭게 반응하여 우리의 삶이 공명되어지길 소망한다. 그 울림이 내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내 삶의 자리에서 울려 퍼지길 간구한다. 백만 송이 장미 속에 담긴 사랑의 울림처럼 매일 귀를 기우려야 할 하나님의 사랑에 반응할 때 우리 안에 이 사랑의 울림이 내면 깊숙이 울리며 삶을 치유하고 회복시키게 될 것이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 사랑의 울림에 공명할 때 그 울림이 우리를 뜨겁게 하며 새롭게 변화시키는 것이다.

 

 

 

오동섭 목사
미와십자가교회 위임목사
스페이스 아이 대표
극단 미목 공동대표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