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목회] 손인웅 원로목사(덕수교회)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은퇴목회] 손인웅 원로목사(덕수교회) “원칙이 있어야 한다”
  • 이신성 기자
  • 승인 2021.03.24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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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연금재단이 사고만 안치면 은퇴 후 걱정 없어
후임 목회자 청빙과 목회 시나리오 진행해야
교회는 하나님이 세워주신 가족이라 생각
성직자, 회중적, 하나님 나라 패러다임 목회

은퇴를 준비하는 목회자들에게 이미 은퇴하신 목회자의 이야기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은퇴 모습을 제시하려 1부 손인웅 목사의 목회 스토리, 2부 은퇴준비와 목회평가로 구성했다. 대담자 박진석 상임이사, 정리 이신성 기자, 사진 최상현 기자

인터뷰하는 손인웅 목사. 최상현 기자
인터뷰하는 손인웅 목사. 최상현 기자

Q. 후배 목회자들에게 하고자 하는 말씀이 있다면?

A. 우리 교회도 그렇지만 신학교 왜 가냐? 가서 뭐하느냐? 공부해서 뭘하겠냐? 질문하면 신학생들, 후배 목회자들이의 대답이 시원찮다. 그게 문제다. 일자리는 몇 개 안되는데, 학생은 넘친다. 지방신학교들을 전부 장로회신학교 하나로 신학교다운 신학교를 제대로 만들자고 했는데, 지방신학교들이 말을 안듣는다. 망하도록 놔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망하면 하나씩 저절로 없어지고 통합될 것이다. 이사들이 있고, 교수들이 있고, 학생들이 있다. 밥줄, 이해관계 때문에 놓지를 못한다. 큰 틀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아직도 그런 눈이 열리지 않는다.

Q. 목사님은 은퇴 준비를 어떻게 했나?

A. 원칙으로는 연금제도가 완전히 정립되어야 한다. 안수 받으면서 연금에 가입해서 해마다 낸 것을 두고 은퇴 후 걱정할 것이 없어야 한다. 미국교회도 그렇게 하고 있다. 우리 교단도 어지간히 되어 있다. 연금재단에서 사고만 안치면 걱정 없다. 그것만 잘 되면 아무 걱정 없이 목회만 열심히 하면 된다. 우리 통합 교단은 총회연금재단처럼 은퇴 준비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총회 연금은 목회 하며 연금 납입한 것 쌓여서 은퇴 후 자기의 생활비를 걱정할 것 없다. 총회연금재단의 금융기관 위탁 운용으로 나라가 망하기 전에는 걱정이 없다고 생각한다.

Q. 교회마다 은퇴목회자와 후임자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생기곤 하는데, 목회를 어떻게 넘겨주고 목회 시나리오 만들어 가는 것이 좋을까?

A. 덕수교회 사례를 얘기하자면, 원로 목사님이 나에게 목회를 인계하실 때, 내가 철저하게 선배 목사님이 하시던 것을 그대로 계승하고, 바꾸지 않고 맘대로 하지 않았다. 점짐적으로 개선해 나갔다. 그렇게 하고 그 다음에 교회가 당회 운영을 하면서 장로님들과 약속했다. 내가 35세에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70세 장로님도 계셨다. 그때 “장로님 당회할 때 싸우지 마세요!”라고 말씀드렸다. 장로님들이 허허 웃으시면서 “우리 안싸울께요”라고 답하셨다. 교회마다 장로님들 사이에 헤게모니가 있다. 자기들의 의견대로 안되면 공격하고 난리난다. 교회가 니편 내편 나누어진다. 교회에서 분열과 다툼은 안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교회 발전을 위해 토론하는 것은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에 “덕수교회 당회는 모든 결의를 할 때 만장일치, 전원합의제로 합시다”라고 말씀드렸다. 이것이 지금도 지켜야 할 당회 원칙이 됐다. 토론을 충분히 하고 전원합의제로 진행한다. 다만 소수 의견을 존중한다. WCC 룰을 따른 것이다. 만약 합의가 안되면 한 주일 쉰다. 하지만 소수의견은 최대한 존중한다. 지금까지 지켜온 원칙이다. 교회들마다 그런 룰이 있어서 힘있는 장로 한 둘이 교회 이끌고 나가고, 목사가 눈치보게 하면 교회가 안된다. 그 룰을 만들 때 장로님들이 허허 웃으셨는데, “장로님, 그거 지난 번에 합의하고 결정한 것입니다. 지켜야 합니다.” 그렇게 말씀드리고 장로님들이 따르다보니 교회 전통이 됐다.

손인웅 목사의 인터뷰 모습. 최상현 기자
손인웅 목사의 인터뷰 모습. 최상현 기자

Q. 은퇴하는 목회자들 고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후임자를 어떻게 뽑는가 하는 문제다. 덕수교회 후임자를 결정한 과정을 알려준다면?

A. 당회원이 세미나를 1박 2일로 갔다. ‘우리 교회 후임자가 어떤 사람이 좋겠나?’에 대한 개인적인 답을 10가지 내놓고 각자 이야기했다. 그 답들을 모아서 ‘이런 사람이 좋겠다’ 빈도가 높은 순위로 정하고 그것에 따라 진행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이걸 후임 목사 청빙을 진행하는지도 문제다. 공개 모집을 하냐, 추천을 받을 꺼냐 방법을 정해야 한다. 그래서 절반 정도는 공개로 모집하고, 우리 당회에서 자체적으로 좋은 사람을 절반 정도 추천하는 것으로 정했다. 우리 교회 부목사 출신들이 많다. 그래서 국내외에서 20명을 추천받았다. 당회에서 지원자와 추천자 투표를 해서 마지막에 가서 압축했다. 교회에서 자라난 사람, 밖에서 오는 사람 하나씩 놓고 면접을 했다. 처음에는 개입하지 않았지만, 최종적으로 마지막 두 사람 놓고서는 면접할 때는 나를 포함시켜달라고 요청해서 참여했다. 덕수교회가 바라는 목회자, 어떤 사람이냐를 질문했다. 나이가 젊고 가능성이 있는 사람, 그 다음에 성품, 마지막으로 신학공부를 깊게 한 점을 기준으로 정했다.

Q. 목회 은퇴 후 교회에서 완전히 떨어져 생활하시는 경우가 있고, 교회와 늘 함께 있는 경우도 있다. 어떤 점이 좋다고 생각하나?

A. 바울이 에베소서에서 권속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가족이란 말이다. 나는 목회를 가족처럼 했다. 우리 교회는 가족이다. 하나님이 세워주신 가족이다. 가족이면 아버지, 할아버지 있다. 손주들도 있다. 가족이라는 것은 서로가 혈연관계로 이루어지는데 우리는 그리스도의 피와 성령의 영으로 구성된 가족이다. 이것을 많이 강조했다. 은퇴를 하고 해도 가족 개념이 그대로 있다. 은퇴하신 분들이 교회를 탁하고 떠나버리는 케이스도 있고, 교회에 일정기간 남아서 경험과 전통을 후임자에게 전수시켜 주고 어느 정도 안정되고 정립되었을 때 서서히 떠나는 케이스도 있다. 교회에서 목회자가 은퇴하고 확 떠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인간관계라는 것이 그렇지 않다. 전통이 있고 원수진 것도 아니고 선배와 후배가 있으니 교회를 위해서도 좋다. 선배가 도와줘야 한다. 물론 간섭하는 것과 도와주는 것은 다르다. 시어머니 노릇하면 안되고 친정어머니처럼 어떻게 하든지 스스로 잘 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런 역할 하면 은퇴 후 교회에 남아 있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고맙게 생각하고 찾고 그럴 것이다. 후임자도 전임자의 자문을 받아야 한다. 초창기에 실수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 실수하면 목회하는 데 아주 힘들다. 처음에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큰 실수 안하고 잘 할 수 있다. 교회 안나오면 좋지만, 평생 나온 교회 떠나서 이교회 저교회 떠돌아다니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 나는 덕수교회에 7시 30분, 1부 예배 때 뒤에서 예배 드리고 간다. 담임목사도 내가 앉아있으면 안심되는데 안보이면 불안하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담임목사가 전임목사에 대해 갖는 마음과 전임목사가 후임목사에 대한 마음말이다. 인간관계는 신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서로가 믿어주고 도와주고 붙들어주는 그런 정신이 있으면 뭐가 어렵나? 어렵지 않다. 은퇴할 때 전통을 세우는 것이 좋다. 은퇴하는 목사들이 갈 데 없어서 주일에 여기 저기 다니는 것 보기 안좋다. 후임자가 잘 하는 것 보고 감사하고 축하하고 자문하면 얼마나 좋나? 교회는 공동체인데 떠나거나 떠나보내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좋지 않다.

‘손인웅 목사의 목회 패러다임’ - 은준관 전 총장(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손인웅 목사의 34년 담임목회는 ‘교육목회’, ‘생명목회’, ‘오색목회’ 그리고 ‘팀사역’으로 특성화되어 왔다. 그러나 목회학에서 논의되는 세 가지 차원에서 손인웅 목사의 목회를 풀어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 같다.

목회학에서는 목회의 처음 차원을 ‘성직자 패러다임’(clerical paradigm)이라고 한다. 성직자 패러다임에는 반드시 ‘영성’과 ‘전문성’의 양면성이 있어야 한다. 손인웅 목사는 바로 이 ‘영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목회자이다. 이 둘을 겸비한 목회자는 한국에도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손 목사의 목회는 고유의 영역에 속해 있다. 손 목사의 영성은 도피적이거나 개인적이거나 경건한 모양의 영성이 아니라 이 역사의 한복판에 임하시고 구원의 손길로 그 운행을 이끌어가시는 하나님의 구원을 읽어내는 영성이다. 그래서 손 목사의 영성은 ‘역사적 영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손 목사는 끊임없이 자신을 새로운 신학적 흐름과 비전에 투사시키는 용기를 가지고 있다. 비록 직업적인 신학자는 아니지만, 그는 세계 신학과 세계 교회의 흐름을 예리하게 읽어내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들을 교회와 목회에 과감히 투입시켜 새로운 변화를 촉매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그의 전문성이다. 그는 영성과 전문성을 절묘하게 결합시켜 온 성직자 패러다임의 대표적 주자이다.

그러나 손 목사의 성직자 패러다임은 목회의 두 번째 차원으로 끊임없이 향하고 있으며, 또 그는 그것과 만나는 ‘접촉점’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순례자이다. 바로 이 두 번재 목회의 차원이 ‘공동체 패러다임’ 또는 ‘회중적 패러다임’(congregational paradigm)이다. 손 목사는 그의 성직자 패러다임을 자신의 영예를 위해 쓰지 않는다. 그의 모든 성직자적 에너지는 신도 한 사람 한 사람을 덕수교회의 교인으로 만들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 세우심, 보내심에 응답하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세우는 사역에 집중되어 왔다. 그의 목회 34년은 그의 성직자 패러다임이 어떻게 덕수교회의 회중적 패러다임을 세울 수 있는가에 집중되어 온 긴긴 창조와 고통의 여정이었다. 그것이 교육목회로, 생명목회로, 팀사역으로 표현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목회학에는 목회의 세 번째 차원이 있다. 그것이 ‘하나님 나라 패러다임’(Kingdom of God paradigm)dlek. ths 목사의 성직자 패러다임 그리고 덕수교회의 회중적 패러다임은 궁극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향해 있으며, 하나님 나라를 존재이유로(하나님 나라 패러다임)하고 있다. 이 흐름이 덕수교회 역사 속에 강력히 흐르고 있음을 발견하는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덕수교회는 목회의 세 가지 차원에 근접해 있는 하나님 나라 백성들의 공동체였다.

‘하나님나라 백성공동체를 세우는 오색목회’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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