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철 목사 측 철조망 등 정리하고 예배당 인계
서울강남노회, 서울교회에 임시당회장 파송결정
복음으로 모두를 살리는 지혜와 결단을 요망
대표적인 교회 분쟁 사례로 주목받았던 서울교회의 갈등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교단과 사회 법정에서 패소를 거듭했던 박노철 목사 측은 결국 예배당을 비우고 21일 예배당을 인계했으며 예장통합 서울강남노회(노회장 오경환 목사)도 서울교회에 임시당회장을 파송하기로 결정했다.
서울강남노회 서울교회는 안식년제를 중심으로 발생한 갈등으로 인해 한국 사회의 이목을 집충시킨 큰 내흥을 겪었다. 특히 박노철 목사 측이 예배당에 소화기를 분사하고 용역 깡패까지 동원하면서 갈등은 극단의 상황까지 치달았다. 사회법정에선 일찍이 박노철 목사에게 서울교회 당회장 권한이 없다고 판정했으며, 총회재판국도 지난해 12월 최종적으로 박노철 목사에게 정직 6개월과 출교를 판결했으며 이후 박 목사가 제기한 재심요청도 모두 기각했다.
2019년 12월 서울교회는 박노철 목사가 교단에서 공식적으로 출교 판결을 받은 뒤 당회장 결원 상태에서 절차에 따라 소속된 서울강남노회에 강희창 목사(서초교회 담임)를 임시당회장으로 파송해줄 것을 청원했다. 그러나 당시 서울강남노회는 박노철 목사가 제기한 재판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울교회에 임시당회장 파송을 차일피일 미뤘고, 지난 5월엔 제104회기 총회(총회장 김태영 목사) 임원회까지 나서 서울교회 임시당회장 파송을 하라는 긴급 행정지시 공문을 발송했다. 이러한 행보에 서울강남노회가 박노철 목사의 6개월 정직이 끝난 뒤 그를 다시 서울교회 당회장으로 앉히려는 ‘꼼수’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분쟁소송에서 박노철 목사 측이 2018년부터 용역 등의 강제력을 동원해 예배당을 불법 점거했다고 최종 판단했다. 이에 박 목사 측에게 38억여 원을 원로 목사 측에 배상하고, 교회를 정상적으로 양도하기 전까지 매달 1억 2천여 만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철조방과 용접 구조물까지 설치하며 예배당을 사수하고 있던 박노철 목사 측은 이 결정적인 선고로 인해 결국 교회에 불법으로 설치한 구조물을 해체하고 21일 서울교회 원로 목사 측에 예배당을 인계했다. 서울교회 성도들은 다음날 오후 예배당을 찾아 감사기도를 드리고 분쟁으로 인해 어지러워진 예배당을 청소했다. 이날 성도들은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적처럼 무혈입성했다", "아직도 꿈같아 믿기지가 않는다"고 말하며 연신 감사와 기쁨을 나타냈다. 서울교회는 오는 25일 주일에 예배당에서 모든 분쟁을 마무리하는 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이처럼 서울교회 분쟁이 교단, 사회법에서 마무리돼가는 상황 가운데 최종 사태 정리에 있어 실무적인 행정력을 가지고 있던 서울강남노회 임원회도 결국 정기노회 개최 전에 서울교회에 임시장회장을 파송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서울교회 분쟁은 거룩한 예배당에 용역이 투입되고 교회에서 폭력이 오가는 사태까지 비치며 우리사회에서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킨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용역까지 동원한 극단적인 이번 갈등사례를 지나 한국교회는 칼을 사용하는 자는 칼로 망한다는 진리를 다시금 새겨야 할 때를 맞았다. 이 시대는 한국교회에 갈등을 넘어 복음으로 모두를 살리는 지혜와 결단을 요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