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된 교회의 모습 반성
“평화 위해 계속 교류해야”
한국교회총연합(공동 대표회장 김태영·류정호·문수석 목사, 이하 한교총)이 지난 19일 기존 서울시 법인에서 문화체육관광부 법인으로 등록 이전하며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법인 이전 감사예배를 드렸다. 기존 유일한 문체부 기독교 법인단체였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이하 한기총)에 이어 한교총이 문체부 법인단체로 등록되면서 이제 한교총이 한국교회 대표 연합기관의 위상을 가져왔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만든 한기총의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편향된 정치적 행보로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며 한국교회와 사회 분열의 중심에 서 있었다.
같은날 크리스챤아카데미(이사장 채수일, 이하 아카데미)와 기독교윤리실천(이사장 백종국, 이하 기윤실)은 평창동 대화의 집에서 ‘분열된 한국 사회와 교회의 책임’을 주제로 두 단체의 설립 이후 첫 대화모임을 가졌다. 이번 모임은 한기총의 쇠락과 코로나 팬데믹 사태라는 교회사적 전환점을 맞아 최근 한국 사회 분열의 중심에 서 있는 한국교회의 역할을 반성하고 책임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번 대화모임에선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극단주의로 치달은 교회를 걱정하게 된 상황을 반성하고 한국 기독교의 화합을 논의 했다.
이날 아카데미 측에서 대표 발제를 맡은 김경재 박사(한신대 명예교수)는 세속화된 한국교회의 역사를 서술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맞아 교회 속 진보와 보수가 생명과 정의,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상호교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윤실 측에서 대표 발제를 맡은 신봉호 박사(서울대 명예교수)는 종교 간 갈등은 적지만 반대로 내부 분열이 심각한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도덕적 권위를 상실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한국교회가 평화를 위한 사회통합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윤리와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두 원로 학자와 더불어 논찬자들도 한국교회가 정치적 보수와 진보라는 외부적 대립과 복음주의(에반겔리칼)와 교회일치운동(에큐메니칼)으로의 내부적 분열로 양분된 상황을 지적했다. 그리고 이 분열로 인한 상호 불신과 적대감이 결국 사회 분열과 대립을 부채질하는 과오를 범해왔다고 반성했다. 더불어 교회는 분열과 갈등의 중심에서 벗어나 평화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대화모임 참여자들은 이를 위해 무엇보다 교회의 열린 보수와 열린 진보의 대화 자리를 만들어 우리 사회를 위한 평화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합의했다.
이날 대화모임 참여자들은 동성애, 교회의 현실정치 참여, 소수자 문제, 기독교 양성평등 담론, 세대 갈등, 기독교 근본주의 배타성, 이슬람 등 교회 내부에서 이견이 끊이지 않는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대화 자리를 마치며 참석자들은 앞으로 이렇게 열린 대화의 자리를 지속해서 마련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