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이웃사랑 계명 지켜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NCCK)가 8월 31일 에큐메니칼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튜브와 ZOOM을 통한 온라인 모임으로 진행된 이번 에큐메니칼 정책협의회는 사회적 위기 상황에서 교회의 역할을 고민하는 자리로 준비됐다.
모임을 시작하며 NCCK 총무 이홍정 목사는 “NCCK는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시대에 에큐메니칼 운동을 새롭고 전망하고 상상하기 위해 오늘 비대면 회의 방식으로 에큐메니칼 정책협의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통해 한국교회 안에 더 깊고 본질적인, 생명을 위한 일치가 이뤄져야 한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의 모이는 교회의 회복이 아니라 생명 중심의 변혁적 전환이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오늘 에큐메니칼 정책협의회가 코로나19 위기를 상생의 기회로 전환시키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코로나19 위기라는 가면 뒤에 숨은 상생의 기회가 환히 빛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인사를 마쳤다.
이후 하희정 교수(감리회신학대학교 교회사)가 ‘비대면 시대와 교회’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하 교수는 세계사에서 전염병이 어떤 영향을 끼쳐왔는지 서술하며 교회가 팬데믹 가운데 복음을 실천한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화산폭발로 아일랜드에 감자기근과 감염병 사태가 발생했을 때 영국정부는 대체자원 수입, 공공사업, 구제원 설립 등 다양한 대처를 했지만 결국 이 방안은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이때 정부를 대신해서 빈민에게 도움을 줬던 이들은 종교인이었다”며 “교인들이 빈민들에게 석탄과 식량을 나눠줬고 특히 퀘이커교도들은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며 빈민들 돌봤다. 재난상황에서 이들은 영국정부의 비효율적 조치보다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근대 의학이 등장하기 전까지 전염병은 분노한 신의 징벌로 인식돼 별다른 국가적 대응책이 필요하지도 않았고 환자들은 심판받는 죄인이었다. 그러나 기독교는 전염병이 기승이 부렸던 시기에도 병자들을 돌보는 일을 종교적 의무로 여기고 실천했다는 점에서 국가와 달랐다”며 “이웃 사랑의 계명 실천으로 아픈 이를 돌보는 기독교 전통은 중세 성인의 기준이 됐고 병원 탄생의 출발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조선이 콜레라로 고통받던 시기에 외국 선교사들이 복음과 더불어 위생과 보건을 전도하던 사례를 통해 “오늘날 한국교회의 모습에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과거의 모습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 종교는 사회를 위해 봉사할 의무가 있고 특히 기독교는 이웃 사랑의 계명을 지켜야 하는 종교”라며 “한국교회는 교회가 세상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팬데믹 시대 교회 집회고수는 종교 자유가 아니라 종교폭력이다. 고통에 고통을 더하고 위험에 위험을 더하는 것은 교회의 몫이 아니다. 세상에 군림하려는 교회는 세상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하 교수의 강의에 이어 유튜브를 통해 생태, 평등, 교회, 한반도평화를 주제로 전문가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이후 정책협의회 참가자들은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 ZOOM을 통해 다양한 주제로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토의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