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살림’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살림’
  • 박미경 박사
  • 승인 2020.05.02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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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농가돕기 포스터. 출처: 서울시홈페이지
학교급식농가돕기 포스터. 출처: 서울시홈페이지

전 세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멈춰버린 것 같은 시간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구촌에 보이지 않는 장벽들이 세워져가고, 문 밖을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그동안 냉장고에 고이 또 깊이 파묻혀있던 식재료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밥상에 올립니다. ‘냉파(냉장고 파먹기)’에 최선을 다해 봅니다.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선생님들은 텅 빈 교실에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합니다. 좋아하던 운동도 하지 못하고 에너지를 발산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괜한 툴툴거림을 뿜어냅니다. 교회마다 온라인예배로 때 아닌 영상전문가 목회자로 강제 탈바꿈이 일어납니다. 함께 나누던 식탁도 멀리 하고 손 한번 맞잡지 못하고 눈인사를 합니다. 각자 자신의 책상머리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휑한 예배실에서 인터넷 저 너머에 있는 성도들을 향해 미소를 보내며 마음을 모아 봅니다.

그렇게 조용한 삶을 누리며, 문득 인터넷에서 반가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아름다운 동행” 서울시와 서울시 교육청이 학교에 가지 않아 점심 식재료를 납품하는 농가를 돕는 ‘꾸러미’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1차, 2차 1만 세트를 단 몇 시간 만에 소진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저도 참여하려하니 2차 마감 후였고, 품목구성은 다르지만 농가를 도울 수 있는 꾸러미가 있어 주문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은 이미 3차도 마감된 상태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 생각지 못했던 우리의 이웃, 그 동안 저를 대신해서 제 아이의 점심을 책임져 주셨던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듯 기쁨으로 주문을 합니다.

둥근 빵(출처: unsplash.com)
둥근 빵(출처: unsplash.com)

혹시 싶어 인터넷을 살펴보니, 다양한 모습으로 더불어 사는 살림을 실천하는 프로젝트들이 눈에 띕니다. 경기도, 전라도 등등. 나아가 당정이 미집행 급식예산으로 미사용된 급식 식재료를 초·중·고 학생 가정에 농산물 꾸러미로 무상 지급하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사람을 살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택하는 노력에 감사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기꺼이 서로를 향해 손을 내미는 것이야말로 우리를 살게 하는 의미 있는 한 걸음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교회들도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이웃들을 섬길 수 있는 다양한 실천들을 행하고 있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주님의 생명을 느낍니다. 성경은 공동체 안의 어려운 이웃을 돌볼 수 있는 다양한 경제법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소유보다 존재에 집중하고, 약자보호와 생명을 우선하는 하나님의 법을 일러 주십니다.

작은 일에 함께 참여하면서 느끼는 것은 의미 있는 일에 한 마음을 품고 동참하기를 원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위기를 만날 때 그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연대와 협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하나로 연결되어 갈 때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는 것이 아닐까요? 생명의 떡으로 오신 주님. 우리도 생명의 떡이 되어 서로를 살리는 생명의 통로가 되길 소망합니다.

박미경 박사 양광교회 부목사/ 연세대학교 강사/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박미경 박사 양광교회 부목사/ 연세대학교 강사/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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