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목회] 코로나19와 우리의 변화된 식탁, 그리고 그 미래
[예술과 목회] 코로나19와 우리의 변화된 식탁, 그리고 그 미래
  • 박미경 박사
  • 승인 2020.09.26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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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2월,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전 세계로 퍼져 세계보건기구는 팬데믹을 선포하기에 이르렀고, 10여 개월이 흐르고 있는 오늘도 여전히 불안함 속에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8월에 다시 확진자가 급증하는 2차 유행을 겪음으로 처음보다 더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더구나 절반이 넘은 국민들이 코로나 블루(코로나로 인해 우울감을 호소하는) 상태라는 보고를 들은 지도 몇 주를 넘어섰습니다. 종식되기를 기대했었던 마음은 어느새 코로나19 상황 하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 더 나아가 전 세계가 다양한 위기에 노출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나라들이 ‘이동 제한’과 ‘격리’를 선택함으로써 경제적으로 엄청난 위축을 겪고 있고, 노동시장의 불안, 심리적 불안감과 인종차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지구촌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울리히 벡이 말하는 위험사회가 이제는 글로벌 위험사회로 나타나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위축된 생활을 하고 있는 때입니다. 

외부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요즘, 우리사회에서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들이 있습니다. ‘삼식이,’ ‘오식이,’ ‘돌밥돌밥,’... 삼식이는 하루 세 끼를 다 먹는 퇴직 후 남편들을 일컫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었기에 많이 알고 있겠지요. 그런데 요즘엔 재택근무자들이 많아지면서 다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식이와 돌밥돌밥은 생소하지 않습니까? 오식이는 바로 온라인 수업을 듣는 자녀를 일컫는 말인데, 삼시 세 끼에 간식까지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챙겨줘야 하기 때문에 생긴 단어라고 합니다. 돌밥돌밥은 밥하고 돌아서면 또 밥해야 하고 또 돌아서면 또 밥해야 하는 식사를 준비하는 자의 애환이 서려있는 신조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밀키트(출처: gsfreshmall.com)
밀키트(출처: gsfreshmall.com)

집밥을 해주는 분들의 수고를 덜어주는 다양한 제품들도 우리의 식탁 위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밀키트(Meal Kit)’라 하여 식재료를 필요한 만큼 준비해 넣고 조리법까지 친절히 챙겨서 판매하는 제품입니다.

배달앱을 통한 완성된 음식을 제공받아 먹기도 하지만 밀키트와 같이 필요한 재료를 준비하는 시간을 덜고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이 이전에 비해 2.5배나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간편하지만 영양도 챙기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식탁이 지난 4년 동안 변화된 것보다 코로나19로 인한 기간의 변화가 더 크다고 하고 코로나19 이후에도 그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시대가 변하며 우리의 식탁에도 뉴 노멀(new normal)이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한편, 코로나19로 우리나라가 처한 위기 중 우리가 마음을 써야 하는 부분이 또 있습니다. 코로나19만이 그 원인이라 할 수는 없지만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위기로 인해 식량위기를 맞이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코로나19 역시 생태계의 위기가 만들어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듯이, 지난 9월 16일에는 농민들이 코로나19와 기후 위기의 상황에서도 농업의 지속성을 높여갈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정부에게 촉구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곡물자급율이 2018년 기준 21.7%밖에 되지 않는 식량수입국이기에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꾸기 위해서는 식량 자급율을 높이는 것이 절실히 요청된다는 것이지요(제주의소리, http://www.jejusori.net).

요즘처럼 국가 간 교역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는 식량자급율이 떨어지는 국가에서는 더 큰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산업사회로 변모해가며 소홀해왔던 농업이 이제는 그 어느 것보다 우리의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아니 원래부터 중요했던 것을 이제야 인식하게 된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일찍이 웬델 베리는 소농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건강하고 건전한 농업(소농)을 주창해왔습니다. 토마스 베리는 그의 저서 『위대한 과업』(2009)을 통해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필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개발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생활방식이다(155).” 우리의 식생활의 안정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근본으로서의 1차 산업의 중요성을 성찰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하겠습니다.

성경(출처: unsplash.com)
성경(출처: unsplash.com)

육신의 먹거리에 의해 우리 육신의 삶과 죽음이 달려 있듯이, 우리 영혼의 생사는 하늘로부터 오는 양식을 통해서 결정됩니다. 하나님의 온전하신 뜻을 제대로 알고 소화하여 이 땅에서 온전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식량자급율을 높이는 것이 우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길이듯, 하나님의 말씀을 통한 영의 양식 자급율을 높이는 시간을 만들어 가기를 소망해봅니다. 코로나19로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중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깨달아갑시다.  

박미경 박사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박미경 박사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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