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맹, 음식과 식사문맹에서 탈출해 봅시다
문맹, 음식과 식사문맹에서 탈출해 봅시다
  • 박미경 박사
  • 승인 2019.09.27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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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을 논하며 다가올 미래 사회에서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 중 하나는 바로 ‘미디어리터러시’ 혹은 ‘디지털리터러시’라고 합니다. 미디어리터러시란 인터넷이 접속되는 어느 곳에서나 원하는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홍수같이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자료들 가운데 필요한 자료를 선별하고 그 자료들을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는 눈을 갖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기에 필요한 자료를 잘 찾는 것보다 불필요한 자료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다양한 미디어에만 리터러시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먹는 것에 대해서도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한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김종덕(2012)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너무 음식을 모른다고 꼬집고 있습니다. 그는 음식시민과 음식문맹자라는 구분을 통해 우리가 음식을 단순히 에너지원으로만 생각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삼시세끼를 꼬박꼬박 챙겨먹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라는 중대한 착각에 빠져 있다는 점을 깨우쳐줍니다. 내가 먹는 음식의 재료가 어디로부터 오는지, 얼마나 먼 거리를 이동해오는지, 어떤 조리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지는지, 어떤 효과를 내는지 등등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이지요. 제철음식도 모르고, 그저 배고픔을 해결해 줄 수 있다면 그걸로 음식의 모든 할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에 빠져 있다고 말합니다. 음식문맹이라는 단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더 심각한 문제는 단순히 좋지 않은 음식을 먹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 대한 성찰이 부족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음식을 중요히 여기고 감사하며, 음식에 대해 잘 알고 다루는 기술을 가짐으로써 음식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음식시민으로 거듭나야 함을 강조합니다.

성경은 먹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먹거리를 주시고, 먹거리로 인간을 가르치셨음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 음식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장 르클레는 복음의 정의를 “예수님은 나쁜 사람들과 좋은 음식을 드셨다.”라고 말하면서 마태복음 11장 19절, “보라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이요 세리와 죄인의 친구로다.”는 말씀을 제시합니다. 기독교 미래학자 레너드 스윗(Leonard Sweet)은 누군가 성경을 구약 세 문장, 신약 세 문장으로 정리한 표현을 보여줍니다. 구약성경은 “누군가 우리를 죽이려고 했다. 우리는 살아남았다. 같이 먹자!” 신약성경은 “사랑한다. 용서한다. 같이 먹자!” 정말 재미있고 명쾌한 표현 아닙니까!

스윗 박사는 기독교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고 그 생명의 번식력을 회복하기 위해서 첨단 과학과 기술의 힘을 빌 것이 아니라 본래의 자리로 회복하라는 처방을 내리고 있습니다. 모든 가정과 교회가 모든 공동체가 식탁을 가장 거룩한 곳으로 회복한다면 기독교의 생명력이 재생될 것이라고 제안합니다. 콘라드 겜프(Conrad Gempt)는 예수님의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중요한 동사 네 가지를 설명합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은 음식을 취하시고(take), 그 음식을 축복하시고(bless), 떼시며(break), 뗀 음식을 나눠주신다(give)는 것입니다.

점점 함께 식사하는 것을 잃어가고, 취하는 음식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며, 그저 끼니를 때워 에너지를 채우는 문맹의 자리에서 벗어나 예수님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식탁에서 함께 떡을 떼고, 함께 마시며, 먹을 때 우리는 예수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을 만나고, 우리도 그 빵이 되어 생명을 전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식사하시죠.”

 

박미경 박사현) 양광교회 교육목사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겸임교수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미국 Garrett 신학대학원(Ph.D.) 졸업
박미경 박사

양광교회 부목사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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