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① 교회의 정치참여, 시민사회의 역할
[기획특집] ① 교회의 정치참여, 시민사회의 역할
  • 권은주 기자
  • 승인 2019.10.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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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기독인들의 활발한 정치활동 가운데
교회 위기감 속 정치에 뛰어든 보수 기독인들
정교분리, 교회의 정치참여 금지 뜻 아냐
교회 보호위해 시민단체 이름으로... 품위 지켜야
아브라함 링컨, 윌버포스, 네덜란드 카이퍼처럼
소명의식 가진 진정한 기독교 정치인 나와야

대한민국과 한국교계가 조국사태로 발발된 광화문의 ‘정권퇴진’ 운동과 서초동의 ‘검찰개혁’ 집회로 이어지면서 극렬히 대립하고 있는 양상이다. 매 주말마다 열리고 있는 각 집회에는 목회자 신분의 연사들이 발언을 이어가며 크리스천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광화문의 ‘정권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총괄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저녁 집회 후 밤 10시부터 철야기도회를 이어갔고, 전국에서 모인 수 천 명의 성도들이 밤을 새가며 기도회에 동참했다. 한국사회가 양극단으로 달리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교회의 정치참여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교회가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마땅한 책임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스펠투데이는 교회의 정치참여에 대한 현 시류를 진단해 보고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안을 모색해 보려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교회의 정치참여, 시민사회의 역할
2. 서구 사회주의와 교회의 정치참여
3. 극단주의 극복과 하나님 나라 소명의식

“대통령은 즉각 하야하라”, “대통령은 즉각 사퇴하라”
2016년 국정농단사태로 전 국민이 혼란에 빠진 그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12월 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위한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며 기도회를 연 곳은 NCCK뿐만이 아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와 예장통합총회 목회자들 또한 대통령 탄핵을 위한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예장통합의 한 원로 목사는 기도회에서 "역사를 돌아볼 때 국가는 위임 받은 권력으로 백성들을 섬기기보다 지배하고 폭력을 행사해온 측면이 많다“며 ”교회가 늘 깨어 이를 감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 청년은 “그러므로 교회는 정신을 차리고 깨어 일어나서 저들을 감시하고 비판하고 견제하며 그 불의를 드러내고 저들의 거짓을 밝혀내야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내렸다. 탄핵을 촉구했던 기독교 단체와 목회자들은 탄핵 선고는 국민·민의·촛불의 승리이며 하나님 공의의 결과라고 기뻐했다. 2019년 광화문 광장에서도 이 같은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탄핵 대상만 바뀌었을 뿐이다.

전광훈 목사가 총괄대표로 있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광화문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문재인 하야’, ‘조국구속’ 피켓을 흔들고 있다. 권은주 기자
전광훈 목사가 총괄대표로 있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광화문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문재인 하야’, ‘조국구속’ 피켓을 흔들고 있다. 권은주 기자

보수 기독인들, 정치에 참여하기 시작하다
지금까지 정치에 적극 참여했던 기독인들은 대부분 진보에 속한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동성결혼이 합법화 되고, 한국의 차별금지법인 평등법이 통과되면서 교회가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미국과 유럽을 거쳐 한국에서도 동성결혼 문제와 성소수자들의 차별금지 조항이 들어간 국가인귄위원회법이 만들어지고 차별금지법안이 상정되면서 잠잠하던 기독인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2001년 미국의 최대 장로교단인 PCUSA(미국장로교회)에서 안수를 받은 권영보 선교사(49)는 미국에서 사역하던 중 교단총회에서 동성애자 목사 안수와 동성결혼, 낙태가 인정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그는 교단에서 이 같은 문제들이 통과된 이유로 노회와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일은 짧은 시간동안 이루어진 게 아니다. 10년이 넘게 2년에 한번 있는 총회에서 다루어졌다. 처음에는 반대하는 표가 많았는데 격차가 점점 좁혀지더니 역전을 하더라”며 “보수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그제야 힘써 싸웠지만 전세가 역전된 이후라 소용이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목회자들이 용기 있게 나서지 못한 이유로 그는 교인 수 감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죽 하면 영어발음도 잘 안 되는 내가 노회장이 됐을까. 외국인이었지만 바른 소리를 하니 사람들이 나를 노회장으로 세웠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며 “더 안타까웠던 것은 법이 통과되고 난 후 목회자들이 모여서 동성애자 결혼 주례를 거부할 때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있는가를 논의하던 모습”이라고 씁쓸해 했다.

권영보 선교사는 크리스천들이 정치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사회가 동성결혼이 합법화되고 심각하게 세속화되면서 그 영향이 교회로 넘어왔다. 한국에 돌아오니 한국에서도 같은 문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한국은 교회가 나서서 사회의 세속화를 막고, 교회의 세속화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강한경기도만들기도민연합’이 출범식 이후 집회를 위해 경기도청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3,000여 명의 참가자들(주최측 추산)은 '양성평등 YES, 성평등 NO' 피켓을 들고 '성평등 조례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유수 기자
‘건강한경기도만들기도민연합’이 출범식 이후 집회를 위해 경기도청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3,000여 명의 참가자들(주최측 추산)은 '양성평등 YES, 성평등 NO' 피켓을 들고 '성평등 조례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가스펠투데이 DB

정교분리, 교회는 정치에 참여하면 안 되는 것인가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는 인터뷰에서 정교분리가 나온 배경부터 잘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단어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리스도인인 상황에서 국가와 교회는 다른 영역이며 서로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을 선언한 것이다. 정치하는 사람도, 국민도 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최덕성 박사(브니엘신학교 총장, 고신대학교 교수)는 기독교는 정교분리 원칙을 표방한다고 말하며 “국가나 국법이 교회를 간섭하거나 방해하는 것은 부당하고 위정자는 교회가 예배의 방해를 받지 않고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하며 교회는 위정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인격을 존중하며 조세와 공과금을 바치고 적법한 명령에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예외적 경우’ 교회가 정치적 사안에 의사를 표명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말한 그는 “특별한 경우란 정치 권력자가 국민의 생명, 안녕, 복지를 심대히 위협하고, 기독교를 말살하는 정책을 펼치는 등의 경우를 뜻한다.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고, 헌법을 지키지 않으며, 국가를 존망의 기로로 몰고 가는 경우”라며 “교회는 겸허한 태도로 권고하고, 효력이 없을 경우에는 저항, 집단적 시위, 시민불복종 권한 행사가 허용적임을 시사 할 수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대 국가는 시민 개인의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다. 시민의 호소에 대해 정부의 반응이 없거나 확실하지 않으면 기독인 시민은 저항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종교개혁 신학자 존 칼빈에 따르면 위정자가 기독교 신앙의 자유를 빼앗거나 창조자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을 방해하는 경우, 하나님의 권리를 취할 때, 하나님께 반항할 때, 기독인은 복종을 거부하고 대항해야 한다”고 했다.

교회 이익집단으로 비춰질 우려도... 소명자들 사회 각층에서 나와야
최덕성 박사는 크리스천이 정치에 참여할 때 어느 경우든지 격조, 질서, 품격을 유지할 의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속한 언어, 욕설, 폄하 발언 따위는 경건, 공의, 평화 유지에 방해된다.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요구하자 말라(마 7:12). 품위와 질서를 유지하라(고전 14:40). 이 가르침을 무시하는 대통령 하야 운동은 국민들의 거부감을 자아내고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각인시켜 복음전도의 기회를 앗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구 교수는 “세속화된 나라에서 성경 말씀이나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을 펼치면 믿지 않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며 “교회가 사사건건 국가의 일에 간섭하게 되면 세상은 교회를 자기 유익만 구하는 이익집단으로 볼 것이고 결국 전도하는 일에도 방해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천의 바람직한 정치참여에 대해서는 “교회가 교회됨에 충실해지면 놀랍게 교회에서 훈련된 사람들이 제대로 된 시민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땅의 정치가 발전한다”며 “노예제도 폐지위해 앞장선 아브라함 링컨과 영국의 윌버포스가 그렇고, 네덜란드 수상이 된 아브라함 카이퍼 목사가 그렇다. 그들은 정치인이 목적이 아닌 하나님 나라를 위해 소명을 가진 분들이었다. 이런 소명의식을 가진 진정한 기독교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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