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②서구 사회주의와 교회의 정치참여
[기획특집] ②서구 사회주의와 교회의 정치참여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11.06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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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당이 자연스러운 유럽
위그노의 역사 터전인 프랑스,
거기서 태동한 사회민주주의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가치로
무장한 독일의 기독당의 정치

대한민국과 한국교계가 조국사태로 발발된 광화문의 ‘정권퇴진’ 운동과 서초동의 ‘검찰개혁’ 집회로 이어지면서 극렬히 대립하고 있는 양상이다. 매 주말마다 열리고 있는 각 집회에는 목회자 신분의 연사들이 발언을 이어가며 크리스천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광화문의 ‘정권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총괄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저녁 집회 후 밤 10시부터 철야기도회를 이어갔고, 전국에서 모인 수 천 명의 성도들이 밤을 새가며 기도회에 동참했다. 한국사회가 양극단으로 달리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교회의 정치참여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교회가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마땅한 책임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스펠투데이는 교회의 정치참여에 대한 현 시류를 진단해 보고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안을 모색해 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교회의 정치참여, 시민사회의 역할

2. 서구 사회주의와 교회의 정치참여

3. 극단주의 극복과 하나님나라 소명의식

기독교 문화가 자연스러운 유럽. 출처 픽사베이

기독당이 자연스러운 유럽

유럽에서 기독당은 흔하다.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아일랜드 등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 ‘기독당’이 있다. 세계의 80여개의 국가에서 기독교 정당이 활동하고 있다. 기독당은 기독교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국가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를 돌보거나 보수적 입장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부분 개신교보다는 카톨릭에 기반 한 정당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기독교민주당은 1943년부터 1994년까지 반세기동안 이탈리아의 정계를 좌지우지했던 가톨릭계 정당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19년 기독교 사회주의 계열의 루이지 스트루초가 인민당(PPI)을 창당하면서 생겨났으며 1919년 선거에서 농촌지역의 지지를 기반으로 100석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후 파시스트와 손을 잡으라는 무솔리니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1926년 강제로 해체됐다. 그러다 2차 대전 패전 후 기독교민주당으로 나와 반파시스트 운동에 가담해 1948년 이탈리아가 공화정으로 전환하자 총선에서 48%의 득표를 얻어 압승을 거둬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다. 그 이유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까지 카톨릭 교도들이라면 무조건 이 정당을 지지하고 투표해야 한다는 의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1992년 이탈리아 검찰이 대대적으로 벌인 부정부패 수사에 당 지도부 대부분이 입건되면서 1994년 해체되고 만다.

‘영역주권사상’을 주장한 신학자로 유명한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는 네덜란드 총리였다. 그는 '열 개의 머리와 백 개의 손을 가진 사람'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기독교 세계관 운동의 기틀을 마련한 사상가로 평가받는 그는 정치 분야에서도 “하나님께서 사회의 영역을 통치할 권한을 국가에만 주신 것이 아니라 각 영역에 고유한 주권을 직접 주셨다. 따라서 어느 영역도 다른 영역의 주권을 무시하거나 침범할 수 없게 하셨다”는 것을 실천한 정치가였다.

2007년 벨기에 총선에서 ‘블람스 기독당’이 제1당이 된 바 있다. 당시 그들이 내건 슬로건은 ‘현대화 구조 개혁’이었다. 또 다른 기독당으로 왈룬권의 ‘인도주의 민주센터’(CDH)가 있는데 이들은 민족적‧사회적‧문화적 동질감으로 가지고 낙태와 동성애 금지 등 보수성을 가진다.

 

위그노의 역사 터전인 프랑스, 그리고 사회주의

프랑스는 16C 초부터 카톨릭 내부에서 개혁운동이 일어나 후반에는 칼빈의 영향아래 프로테스탄트가 세워진다. 그러면서 카톨릭과 기독교가 대립하면서 종교분쟁이 국가 간의 전쟁으로 확산됐다. 프랑스 같은 경우 기독교의 세력이 왕성하다보니 갈등의 폭도 커져 대학살로 이어졌다. ‘위그노 전쟁'(1562-1598년)이 시작된 것이다. 1572년 8월 24일 성 바르톨로메오(St. Bartholomeu) 축제일 밤에 신교도(위그노) 2,000여 명을 대학살한 사건에서 절정에 달했다. 그 후 부르봉 왕가(Bourbons)의 시조인 앙리 4세가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1598년 낭트 칙령(Edit of Nantes)을 통해 신교도의 신앙의 자유를 선포함으로써 위그노 전쟁은 끝이 났다. 낭트 칙령은 신구교도 양편의 법률상 동등권과 관직 평등권을 인정하는 칙령이었다. 이 30여 년의 기간 동안 3만여 명의 위그노가 가톨릭의 박해로 살해되었다. 그러나 이런 박해 가운데서도 위그노의 숫자는 신앙의 자유가 선포될 당시 거의 125만 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1685년, 루이 14세가 낭트 칙령을 폐지함으로써 30만여 명의 위그노가 영국, 프러시아, 미국 등 해외로 망명하고 순교와 박해의 긴 터널을 지나야 했다. 1802년에 가서야 위그노는 정치적 권리를 회복했으며, 1907년에 프랑스 개혁교회로 발전해 오늘날에 이르렀다.

프랑스는 사회주의 국가로 분류된다. 사회민주주의라고도 한다. 오늘날과 같은 의미로 사용한 것은 피에르 르루다. 사적인 욕망과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한 생산수단의 개인 소유, 개인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생기는 부작용, 예를 들자면 자본주의의 전형적인 폐단인 부의 극단적 독점, 인간의 소외, 비인간적 노동환경 및 금권정치 등의 반대급부로서 생겨났다. 19세기 전후로 200개가 넘는 분파가 생성될 정도였으며 대다수의 사회주의는 칼 마르크스의 이론을 바탕으로 생성된 마르크스주의를 그 뿌리로 한다.

마르크스주의는 크게 공산주의와 사회민주주의로 나눌 수 있다. 사회민주주의는 현재도 서유럽 및 북유럽 등지에서 유지되고 있으며 많은 나라들이 경제적으로 사회주의의 성과를 복지, 사회안전망 구성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독일 교회 전경. 출처 픽사베이
독일 교회 전경. 출처 픽사베이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가치로 무장한 독일의 기독당

독일교회는 1945년 이후로 대 사회적 문제가 있을 때마다 교회의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어떤 때는 성명서의 형태로, 사회백서의 형태로 어떤 태는 연구의 형태로 발표했다. 슈투트가르트 개최문부터 1985년 민주주의 사회백서에 이르기까지 독일교회는 여러 사회적 문제에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왔다.

이러한 교회의 정치과련 백서를 연구한 연세대학교 정종훈 교수는 독일에서 기독당의 사회적 위치와 역할에 대해 “당이 기독교적 가치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기독교적 가치라는 것이 다른 비 종교인이나 종교인들이 수용할 수 없는 배타적인 종교적 가치는 결코 아니다. 자유, 평등, 평화 등 기독교에 중요하면서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가치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일반 다른 정당들과 특별히 차별화되는 측면이 있다는 주장은 어폐가 있다. 태생적으로는 가톨릭 신도들의 정당이기에 이름은 거기서 나왔지만, 지금은 종교적 정당이라기보다는 일반 국민들의 일반정당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독일은 기본적으로 기사당 기민당이 보수적인 색을 지닌 정당이고 사민당이 진보정당이다. 기사당 기민당의 태생적으로 가톨릭을 배경으로 출발했다. 그래서 기사당 기민당은 엄밀하게는 가톨릭 정당이다. 둘 다 가톨릭 정당인데 지역에 따라서 기사당 기민당으로 존재할 뿐이다.

독일에선 1848년 공산당 선언 이후 기득권과 가까웠던 기독교가 당시 상황에서 가진 자들의 종교로 치부되면서 민주의 아편이라는 비판을 받게 되고 기독교가 자신들의 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기독교 정당이 들어섰다. 정당을 만들기 전까지 기독교는 자본가들과 결탁했는데, 기독정당은 기독교의 본래성을 회복함으로써 공산주의에 대해 또 다른 대안으로 출발한 것이다.

독일의 기독당에 대해 정 교수는 “독일 같은 경우는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더라도 사회주의적인 가치를 굉장히 소중하게 정치시스템에 표현해내는 국가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의 경제를 사회주의 경제라고 하지 않고 사회적 경제라고 표현한다. 사회주의라고 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주의 대립적인 냉전 시대의 이데올로기를 표현하는 단어다. 하지만 사회적 경제라고 한다면 사회주의적 가치를 경제에 담아냈다는 함의를 구별해서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독일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경제, 사회주의 경제가 아니라 사회적 경제시스템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자본주의 경제를 기반하되 사회평등과 기회 균등적인 측면이 굉장히 강조된 경제시스템을 지칭한다. 독일은 사회 자체가 기독교 문화가 일상화돼 있고 일상화된 상황 속에서 기민당 기사당 등 기독정당도 공산당 선언에 대응하기 위해 등장해 급진전 되어왔다. 그러니 독일의 사회적 경제시스템이 자리 잡는 과정에 독일의 기독교적 배경에서 작용하는 성경적인 가치가 강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구사회와 교회의 정치참여

유럽에서는 기독당의 보편적 가치, 평화, 평등, 자유 등 성경에 기반 한 것에 모두가 동의한다. 하지만 교계에서는 이를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중 하나를 선택해야 되는 것처럼 양극으로 나눠져 있기도 하다.

서강대 국제대학교 이규영 교수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북유럽 나라들도 사회주의 국가는 아니다. 개인소유가 있고, 사회주의 정책을 지향해서 복지국가를 이루자는 것이 독일 경제의 기조를 이루고 있는 개념이다. 복지국가 개념은 자유민주주의에 공산주의 개념을 접목한 것”이라고 했다.

정종훈 교수는 “우리는 흔히 경제시스템을 얘기할 때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말한다. 그런데 성서는 어떤 부분에서는 자본주의를 소중히 하고 어떤 부분에선 사회적인 가치를 소중히 한다. 다시 말해 기독교는 자본주의나 사회주의로 등식화시킬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오히려 하나님의 보편 선을 경제 시스템 속에 어떻게 표현해 내느냐에 더 큰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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