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는 한, 저항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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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재혁 객원기자
  • 승인 2018.03.19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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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순례⑦ 박경수의 『개혁교회, 그 현장을 가다』를 걷다

종교개혁사를 전공한 박경수 박사는 현재 장로회신학대학교 교회사 교수이다. 종교개혁사 전문가인 그가 2013년에 출간한 『종교개혁, 그 현장을 가다』에 이어 후속 작으로『개혁교회, 그 현장을 가다』를 지난 2월에 출간하였다. 이 책은 저자가 책상에 앉아서 편하게 쓴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저자가 2015년 봄, 연구학기를 맞아 유럽의 위그노와 청교도 관련 지역을 먼저 답사하고, 2017년 여름에 장신대 학생들과 함께 그 현장을 다시 답사해서 쓴 책이다. 저자가 이전 『종교개혁, 그 현장을 가다』에서 체코, 독일, 스위스의 종교개혁 현장을 살펴봤다면, 저자는 이번 『개혁교회, 그 현장을 가다』에서 프랑스, 영국의 종교개혁 현장을 둘러보았다.

 

 

종교개혁지 답사 중인 박경수 교수
종교개혁지 답사 중인 박경수 교수

 

『개혁교회, 그 현장을 가다』는 총 2부로 나누어져있다. 『개혁교회, 그 현장을 가다』의 제1부는 프랑스 종교개혁 현장을 다루고, 제2부는 영국 종교개혁 현장을 다루었다.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부 프랑스 종교개혁 현장을 찾아

1. 위그노, 그들은 누구인가?

2. 메랭돌과 토레펠리체, 발도파의 성지

3. 성바르톨로뮤 축일의 학살

4. 라로셸, 위그노 항전의 근거지

5. 광야박물관에서 카미자르를 만나다

6. 위그노 정신과 상징

 

2부 영국 종교개혁 현장을 찾아

7. 잉글랜드 종교개혁의 선구자들: 위클리프와 틴들

8. 잉글랜드 종교개혁과 청교도의 탄생

9. 청교도, 그들은 누구인가

10. 존 번연, 하늘 향한 순례자

11. 잉글랜드를 넘어 뉴잉글랜드로

12. 존 녹스, 하나님의 나팔수

『개혁교회, 그 현장을 가다』의 제1부 목차를 보면 이미 알고 있는 이름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낯선 이름도 눈에 띈다. 아마 독자들 중에는 ‘위그노’, ‘메랭돌’, ‘라로셸’, ‘카미자르’ 등의 이름을 처음 읽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위그노'(Huguenots)는 스위스 제네바의 개혁자 장 칼뱅의 개혁운동에 동참한 프랑스의 프로테스탄트 신자들을 일컫는 용어이다. 장 칼뱅의 후예를 자처하는 장로교인과 위그노는 신학적으로 결코 멀지 않다. 그런데 프랑스는 로마가톨릭이 역사적으로 강세였던 국가이다보니, 정치적으로 위그노를 너무나 심하게 탄압하였다. ‘메랭돌’, ‘라로셸’, ‘카미자르’는 모두 프랑스의 위그노 탄압과 관련 있는 이름이다.

 

위그노는 모든 공직에서 배제되었고, 로마가톨릭 교인과의 결혼도 금지되었으며, 자녀들은 학교에 진학할 수조차 없었다. 재산권과 상속권도 박탈당했고, 예배당은 폐쇄되었으며, 죽어서는 정식으로 묘지에 묻힐 수도 없었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주민등록증도 발행되지 않는 유령 같은 존재였다. 소위 광야교회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25p.

 

프랑스 남부에 있는 위그노 '광야박물관'
프랑스 남부에 있는 위그노 '광야박물관'

 

프랑스 남부에 있는 위그노 ‘광야박물관’에 가면 그들이 17세기에 어떻게 개신교 신앙을 지켰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광야박물관’에서 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위그노의 성경을 전시해놓은 방이다. 그 방에는 두껍고 큰 성경도 있는가하면, 아주 작아서 여인들의 머리에 숨겼던 미니성경도 있다. ‘광야박물관’에서 성경을 읽으며 세상의 모든 거짓에 저항한 위그노와 마주하는 건, 인생에서 보기 드문 감동적 순간이다.

 

『개혁교회, 그 현장을 가다』의 제2부는 영국의 종교개혁 현장을 다루고 있다. 제2부의 마지막에는 청교도주의의 설립자이자 장로교의 아버지 존 녹스(John Knox, 1513-1572)에 관한 내용이 있다. 존 녹스는 스코틀랜드에 의한, 스코틀랜드를 위한, 스코틀랜드의 종교개혁자였다. 당시 스코틀랜드에는 존 녹스의 성향을 잘 보여주는 별명이 있었다. ‘하나님의 나팔수’, ‘일생동안 어떤 사람도 두려워하지 않은 사람’과 같은 별명은 존 녹스가 오직 하나님만을 두려워하며 담대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했던 하나님의 사람임을 보여준다. 에든버러의 녹스 하우스(Knox House)에는 다음과 같은 녹스의 기도가 있다.

 

영원하신 하나님의 손에 나의 거칠고 고단했던 영혼을 내어드립니다.

비참한 인생의 근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며

나의 유일한 소망과 생명의 전부 되신 예수 그리스도와

안식하게 하실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진정으로 믿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는 마칩니다, 존 녹스 (최재령 번역)

녹스 하우스에 있는 존 녹스의 모형
녹스 하우스에 있는 존 녹스의 모형

 

프랑스의 위그노와 스코틀랜드의 존 녹스는 숨 쉬는 한, 저항하였다. 그들은 진리에는 겸손하고, 거짓에는 저항하였다. 그들은 진리 때문에 모든 걸 잃더라도, 진리 때문에 다시 모든 걸 얻게 되리라 믿었다.『개혁교회, 그 현장을 가다』는 종교개혁의 역사에서 독일과 스위스뿐만 아니라 프랑스와 영국에 어떤 종교개혁의 역사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역사가 왜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책이다. 프랑스와 영국의 종교개혁에 관심 있는 신앙인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그리스도인에게 일상의 독서는 그 자체가 기도이며, 구원의 여정이며, 진리를 향한 순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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