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와 맨스플레인과 갑질을 넘어서
꼰대와 맨스플레인과 갑질을 넘어서
  • 황재혁 객원기자
  • 승인 2018.04.11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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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순례10, 아거의『꼰대의 발견』을 걷다.

새 학기가 되면 대학교에서 선배가 신입생을 폭행했다느니, 막말을 했다느니 하는 기사가 심심찮게 보도된다. 그런 기사의 댓글들을 보면 아직까지 대학교에 ‘똥군기’가 남아있냐며 사람들이 놀라곤 한다. 실상 우리나라 대학교에서 ‘똥군기’가 없었던 적은 없다. ‘똥군기’의 강도가 얼마나 강하냐, 약하냐의 차이지 학생들에게 ‘똥군기’는 학교의 교칙보다 더 무서운 불문율로 존재한다. 그것은 고등학교나 중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아거의 <꼰대의 발견>은 2017년 하반기에 인물과사상사에서 출판되었다.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며, '꼰대'와 '맨스플레인'과 '갑질'이 묘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다. '꼰대질'은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하는 것이다. '맨스플레인'은 남자가 여자에게 자꾸 설명하려고 하는 것이다. '갑질'은 경제적 우위에 있는 사람이 그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다. 저자가 <꼰대의 발견>을 쓴 이유는 저자 본인 역시 어느새 사회에서 꼰대가 되었음을 자각하고 꼰대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꼰대의 발견>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제1장 동굴: 꼰대의 서식지 증명

제2장 인정욕구: 꼰대의 유치찬란함 증명

제3장 서열과 신분: 꼰대의 뒷배 증명

제4장 모욕: 꼰대의 존재 증명

제5장 반말: 꼰대의 인격 증명

제6장 나 때에는: 꼰대의 보상심리 증명

제7장 염치없는 오지랖: 꼰대의 무례 증명

제8장 답정너: 꼰대의 무오류 증명

<꼰대의 발견>은 결코 학술적인 책이 아니다. 그저 일상 가운데 너무나 익숙해서 이것이 진짜 꼰대질인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책이다. <꼰대의 발견>을 읽으며 문득 한국교회에는 꼰대가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본다. 만약 대한민국 꼰대를 전수조사 한다면, 교회 꼰대는 군대 꼰대만큼 많지 않을까? 작년에 필자가 아는 어느 교회 집사님이 학교에서 조교에게 너무 심한 갑질을 해서 그 조교가 정신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그 소식이 충격적인 이유는 그분이 그 교회에서는 너무나 신실한 집사님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예수님의 겸손과 교수의 갑질이 한 사람의 인격에 공존할 수 있을까? 예수님이 인격으로 오신 하나님 나라인데, 과연 신자에게 신앙과 인격이 분리될 수 있을까?

 

서로를 참된 우정으로 대할 순 없을까? 픽사베이 갈무리
서로가 서로를 참된 우정으로 대할 순 없을까? 픽사베이 갈무리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꼰대 탈출의 시작이 바로 자기 자신이 꼰대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꼰대의 탈출구로 덴마크에서 널리 통용되는 얀테의 법칙(Law of Jante)을 제안한다. 얀테의 법칙은 다음과 같다.

 

네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남들과 같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남들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남들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넌 남보다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네가 무엇이든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다른 사람을 비웃지 마라. 누가 너에게 신경 쓴다고 생각하지 마라.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고 들지 마라 -220p.

 

 

얀테의 법칙은 성경의 가르침에 완전히 부합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안에 절반의 진리는 담겨있다. 꼰대질을 하는 우리 자신이 실상 그리 대단한 사람이 아니란 진리 말이다. 피조물인 인간이 감히 창조주 하나님께 꼰대질을 할 수 있을까? 이사야 40장 13절에는 “누가 여호와의 영을 지도하였으며 그의 모사가 되어 그를 가르쳤으랴” 라는 구절이 있다. 하나님만이 인간을 가르칠 수 있지, 인간이 하나님을 가르칠 수 없다. 누구든지 <꼰대의 발견>을 읽으면 내가 진정 하나님 앞에 겸손하였는지, 혹시 내가 가정과 교회와 직장에서 무의식 꼰대질을 한 것은 아닌지 부끄러운 흑역사를 반추할 수 있다. 예수님은 우리를 세상의 아픔에 무관심한 꼰대가 아니라 세상의 아픔에 공감하는 친구로 부르셨다.

그리스도인에게 일상의 독서는 그 자체가 기도이며, 구원의 여정이며, 진리를 향한 순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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