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에서는 대북 쌀 지원에 대하여 지지와 반대가 뜨거운데 정작 북한은 남쪽에서 벌어지는 쌀 지원 논쟁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듯하며, 남한이 어렵게 쌀 지원을 최종 결정하여 지원 제안을 해도 북한당국이 고맙게 수용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북한에게 쌀을 지원하면 그 쌀이 군량미로 전용되어 남한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로 대북 쌀 지원을 반대하는 여론은 그 뿌리가 꽤 깊지만, 현재로서는 소수 의견처럼 보인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비건이 대북 쌀지원에 동의하였고, 세계식량계획(WFP)의 비즐리 사무총장도 적극 동의하였으며, 한국교회(한교총+ 평통연대)와 시민사회(민화협)도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대북 쌀 지원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북한에서 과연 쌀을 받아들이겠느냐 이며 현재로서는 받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북한이 남한의 쌀을 받지 않는 이유는 북한에 쌀이 충분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자존심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북한이 견딜 수 없는 워딩(wording)을 몇 개 추려본다.
<북한동포들이 굶주리고 있으니 한국교회는 긴급하게 쌀을 지원해야한다> 이런 캠페인이 북한당국의 귀에 들어가면 북한의 100% 쌀 지원을 거부할 것이다.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 대화의 테이블로 나오게 하기 위하여 북한에 쌀을 지원해야한다>고 하면 북한당국은 그 제안을 70-80%의 확률로 거부할 것이다. <한국에는 130만 톤의 잉여 쌀이 비축되어 있고 그 쌀을 관리 보관하는데 일 년에 6천억원이 들어가니, 보관비용의 절감차원에서라도 북한에게 쌀을 지원해주는 게 우리에게 이익>이라고 하면서 쌀 지원을 제안해도 70-80%의 확률로 북한은 거절할 것이다. 이런 wording 들은 모두 북한의 자존심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자존심의 나라인 북한이 남쪽 쌀을 받게 하는 wording은 무엇일까?
<인도적 지원은 비핵화 협상이나 어떤 정치군사 논리와도 무관하며, 인도적 지원은 오직 인도적인 이유에서만 지원하는 것이다> <남한이 홍수로 식량난을 겪었던 1984년에 북한에서 정치군사적인 고려 없이 오직 동포에 대한 인도적 애정으로 쌀을 지원했던 것처럼 우리도 북한동포에게 민족적 동포애 차원에서 쌀을 지원하는 것이다> <인도적 쌀 지원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동의하였고, 비건도 동의하였으며, WFP의 사무총장인 비즐리도 동의하였다. 남한은 유엔과 국제사회의 대북 쌀 지원운동에 공조하여 우리의 몫을 감당하는 것이다> <쌀 지원은 동포를 향한 동포의 마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런 워딩으로 북한에게 쌀 지원을 제안하면 북한은 빙긋이 웃으면서 “그렇습니까?” 하면서 받아들일 것이다.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 정신과 복음의 능력은 북한에게 성육신하는 워딩의 배관을 통해 전달되고 실현될 수 있다.

최은상 목사
사단법인 뉴코리아 운영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