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독연구원느헤미야 배덕만 교수 “보편적 메시지 전하는 본래의 기독교로 돌아가야”
[인터뷰] 기독연구원느헤미야 배덕만 교수 “보편적 메시지 전하는 본래의 기독교로 돌아가야”
  • 이신성 기자
  • 승인 2021.02.26 0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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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주의 성향 기독교는 원래 기독교 아니다
반지성주의 폐해 극복 위해 공부 필요
광야에서 수도원 만든 것 생각해야

미국의 영향을 많이 따라가고 있는 한국 개신교의 모습 속에서 근본주의적 성향은 무엇이고, 특별히 최근 들어 극우적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느헤미야 연구원의 배덕만 교수의 의견을 들어봤다. 대담자 이신성 기자.

Q. 미국 개신교 근본주의가 반공주의를 내세우고 정치적 우파와 결합하여 기독교 우파(Christian Right)로 정치세력화하였던 것처럼 한국 개신교 역시 반공주의와 뉴라이트(New Right) 운동으로 정치에 적극 참여하는 면을 보였다. 한국 개신교가 미국의 근본주의적 성향을 벗어나기 위해서 할 일은?

A. 한국 개신교가 근본주의적 성향을 갖는 것이 문제되는 이유는 특정한 정치집단이나 정치적 성향과 배타적으로 일치되었기 때문이다. 한국 개신교 대부분이 이북에서 월남한 분들로 재편됐고, 냉전과 이념적 갈등이 첨예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남한은 해방과 한국전쟁 후 강력한 반공사회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개신교는 반공을 국시로 하는 남한의 우익정권에 적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것은 원래 기독교가 아니다. 따라서 한국 개신교가 보편적인 형태, 오리지널한 기독교가 되어야 한다. 누구만의, 누구만을 위한 기독교가 되어서는 안된다. 정치와 이념의 갈등 속에서 특정한 진영에 서 있는 기독교가 아니라 모두를 아우르고 제3의 지대에서 중재하고 통합하고 역사를 견인해 나가는 자리에 서야 한다. 시대와 역사를 초월해서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적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기독교가 되어야 한다. 본래의 기독교로 돌아가야 한다.

Q. 저서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대장간)에서 한국의 개신교 근본주의를 신학적, 윤리적, 사회적으로 분류했는데, 간략하게 설명한다면?

A. 보통 근본주의는 자유주의 신학과 성서비평학, 그리고 진화론에 대한 신학적 고민으로 등장했다고 본다. 나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신학적 근본주의가 세월이 지나가면서 윤리 문제가 파생되고, 정치경제적 문제와 연동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온 것으로 봤다. 그래서 세분화해서 보자고 한 것이다. 신학적 문제(성서무오설, 세대주의종말론)만 관심을 갖는데, 윤리적으로 가니까 복제 문제, 낙태 문제, 동성애 문제가 이슈가 됐고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여기에 반공, 친미가 한국 근본주의에서 중요한 아젠다라고 다뤘다.

Q. 백인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로 인한 인종차별 논란 속에서 트럼프는 백악관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를 찾아 성경을 들어 올리는 퍼포먼스를 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기독교인들에 대해서 반지성주의 꼬리표가 붙는다. 미국처럼 신학이 발전한 나라의 기독교인들이 반지성적인 면을 보이는 이유는?

A. 오강남 교수의 설명처럼 모든 종교는 심층과 표층이 있다. 보다 진리를 추구하는 차원이 있기도 하지만, 종교의 힘을 빌려 현실 문제 해결하려는 면도 있다. 근본주의의 상당수가 후자, 표층적 종교에 속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근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신학적으로 출발했는데, 성서비평학이나 진화론, 과학의 발견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학문의 장에서 진지하게 대결하지 않고, 오히려 현대신학은 무신론적이고 세속적 인본주의라고 봤다. 세상의 학문적 발전을 악마의 궤계로 폄하했다. 그래서 명문대학의 신학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순수하게 성경과 교리만 가르치는 Bible School 혹은 성경대학에 진학하고 목회자로 사역했다. 이런 목회자들이 교회에서 성도들에게 세상 학문을 비난하고 과학적 성취를 반기독교적이라고 가르쳤다. 트럼프나 공화당 지지자 중에는 이런 분위기에서 교육받고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트럼프처럼 기독교인이 다스리면 다 잘 될 것으로 단순하게 생각한다. 이런 것들이 먹혀들어가는 것이 반지성주의의 폐해다. 고등 교육을 받지 못하고, 근본주의적 신앙에 노출되었기 때문에 세상에 대해서 총체적이고 상식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Q. 한국에서 반지성주의를 이용하는 정치인의 의도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A. 그들의 도구는 가짜뉴스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문재인 정권을 종북좌파로 규정하고, 차별금지법 때문에 동성애자가 우글거리고 될 것이고, 코로나 방역은 한국교회 말살하려는 음모라는 거짓된 뉴스를 믿는다. 이것이 맞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은 공부다. 미국처럼 반지성주의가 한국에도 있다. 독재 정권에서 쏟아냈던 방공주의와 국가주의를 공급받았던 세대는 변화된 시대에 다양한 정보를 접근하고 판단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한국 현대사에 대한 공부, 기독교의 본질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가짜 뉴스에 반대되는 제대로 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계몽시킬 책임이 목회자와 학자들에게 있다.

Q. 극우적인 전광훈 목사가 보수 기독교의 아이콘으로 등장하게 된 계기는?

A. 한국 교회는 우파정권과 밀착되어 있었다. 한국사회에서 정치적으로 암울했던 유신체제에서 한국 개신교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근본적으로 같은 편이었기에 정치에 나설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 때 변화하게 됐다. 그때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르며 뉴 라이트가 등장했다. 한국기독교가 반공을 근간으로 했는데,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는 분위기를 참지 못했다. 정부가 국가 정체성을 무너뜨린다고 판단하고 광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이명박 장로 대통령 만들기에 한국교회가 올인했다. 그렇게 해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으로 왔는데, 시민촛불혁명으로 무너졌다. 그래서 그 정부와 함께 했던 한국의 개신교가 총체적으로 문제가 됐다. 공교롭게도 이때 한국 개신교 내부에서 스캔들이 발생했다. 세습, 공급횡령, 학력위조, 성추행들이 대표성을 가진 대형교회들에서 발생했다. 이러면서 한국 교회에 대한 안티가 엄청나게 생겨났다. 또한 한국교회를 향해서 비난했던 사람들이 정치 무대 중앙에 올라섰을 때 참을 수 없었다. 아무도 나설 수 없었는데 전광훈이 나와서 그런 역할을 했다. 이에 대다수의 극우적 영향을 받은 순박한 성도들은 전광훈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거기에 순교자적인 모티브가 투영되면서 시대의 아이콘이 됐다고 본다. 그를 배후에서 지원한 보수적 한국 교회와 우파 정치인의 서포트가 있기에 가능했다. 우익 기독교의 실체를 집약해서 보여주는 현상이다.

Q. 전광훈 목사의 8-15 집회, 인터콥 최바울의 열방센터, IM선교회의 대안학교에서 발생한 감염자 확진과 전국 확산으로 한국 교회는 사회 구성원들의 지탄을 더욱 받게 됐다. 한국 개신교가 사회구성원들의 신뢰를 잃은 근본 원인은?

A. 초창기 한국 개신교는 모범적이었다. 교회를 좋게 생각했다. 목사도 훌륭하다고 인정했다. 그렇게 좋게 생각했던 교회가 세습했다, 성추행했다, 학력을 속였다, 돈을 빼돌렸다고 하니 믿을 수가 없게 됐다. 여자가 대통령이 되는 세상에서 교회는 여전히 여성을 차별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회가 민주화 시대를 겪으면서 전통적인 구습으로부터 빨리 계몽화됐는데, 교회는 구시대적 관념이 여전히 남아 있다. 교회의 성스러운 가치가 사라졌고, 한 때 세상을 견인하던 선진적인 교회가 전근대적인 문화, 시대에 뒤처지는 집단이 되었다. 세상 사람들도 부끄러워 안하는 일을 버젓이 행하는 모습에 실망하게 됐다고 본다.

Q. 근본주의 성향이 강한 한국 교회에서 바람직한 방향이 있다면?

A. 한국교회의 위기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주목할 점이 있다. 교회를 떠난 가나안 성도다. 이 분들은 기본적으로 교회가 이대로 가면 안된다고 자각한 사람들이다. 오리지널한 기독교로 가야 한다. 1세기 성서적 기독교, 예수가 꿈꿨던 하나님 나라를 한국에 이룩하겠다는 의지로 새롭게 해야 한다. 출애굽 후 과거 습관이 살아남아 있기에, 금송아지도 만들겠지만, 나온 이후 애굽으로 돌아갈 수 없듯 기존 교회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과거와 관계 끊고 모세와 같이 하나님의 뜻을 정확하게 아는, 예수의 정신을 명확하게 알고 제시하는 지도자들과 그들의 뜻을 수용하는 새로운 사람들이 만났을 때 새로운 제3, 제4의 대안들이 나올 것이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Q.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인하여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역시 경제양극화가 드러나고 갈등이 심해지는 양상이다. 한국 개신교가 어떻게 해야 할까?

A. 한국 사회, 교회 전체가 어려워졌다. 경제적 어려움, 사람들과의 만남이 어려워 코로나 블루가 생겼다. 대인관계의 단절로 인해서 심리적 질병이 나타나리라 예상된다. 이때 국가가 제도적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하지만 국가가 돈은 줄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을 만질 수는 없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결국 교회가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볼 수 있다. 굉장한 위기인데, 교회가 교회됨을 회복할 수 있는, 자기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정부가 다가설 수 없는 자리에서 교회가 사회적 위기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 동시에 교회 안에서도 개교회중심주의, 경쟁관계에서 몸집 키우기에 현안이었던 교회들이 어려움에 처한 목회자들, 교회에 주목하고 위기 극복하고 목회하도록 돕는다면 한국 개신교 생태계 안에서 하나의 커뮤니티 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Q. 전세계적으로 정치적 극우화가 강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개신교 내 중도나 진보 진영에서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

A.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이민자가 들어와서 자기 밥그릇을 빼앗고 나누라고 할 때 환영할 대인배는 많지 않다.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나라도 서민들의 삶이 어려워지니 배타적 민족주의로 차별과 혐오를 강조하고 그것에 편승한 종교들이 등장했다. 독일의 나치 치하에서 히틀러를 지지한 교회의 모습과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욕망을 위해서 신앙을 갖는다. 통일이나 선교를 위해서 교회가는 사람 거의 없다. 질병, 직장 때문에 교회가는 것이다. 그런 약점을 건들며 바람을 넣으면 극우화되기 쉽다. 하지만 자본주의화된, 친미화된, 극우화된 그런 기독교가 아니라 무엇이 하나님 나라의 본질인지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중도이든, 진보이든 한국교회를 향해서 성경적 진실을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한국사회에서 함께 살기 위한 가치를 전하는 기독교가 되어야 한다.

Q. 한국 개신교의 미래를 위해서 한 말씀한다면?

A. 한국기독교는 굉장히 줄어들 것이다. 한때 1300만까지도 말했고 그때가 한국의 골든 에이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30년 동안의 기독교의 역사가 한국교회의 전성기가 아니라 길을 잃은 때라고 생각한다. 한국 개신교가 한국의 3대 종교에서 마이너 종교가 될 때 오히려 그때 다시 사는 기회가 될 것이다. 콘스탄티누스 황제 밑에서 박해받던 종교에서 박해하는 종교가 됐다. 그때 광야에 가서 수도원 만든 것을 생각해야 한다. 숫자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별 힘이 없겠지만, 새로운 변화와 개혁의 씨앗이 싹틀 것이라고 기대한다. 세상 사람들을 전율하게 하는 일들이 그들 안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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