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평] 20일간 세계를 흔든 ‘가짜뉴스’, 한반도 평화도 흔들 수 있어
[뉴스비평] 20일간 세계를 흔든 ‘가짜뉴스’, 한반도 평화도 흔들 수 있어
  • 권혁률 교수
  • 승인 2020.05.13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동안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였던 ‘김정은 위원장 사망설’이 너무도 허무한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당초 평소 북한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한 인터넷매체에 보도된 불확실한 내용을 바탕으로 외신이 ‘김정은 건강 이상설’을 보도하였고 한국 언론은 이를 인용하면서 사실 여부 확인보다는 확대재생산에 급급하였으며 일부 탈북정치인들이 확정적 주장을 펼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증폭되면서 혼란을 부추겼다.

급기야 “김정은 사망 99% 확실”이라는 한 국회의원 당선자의 주장은 그 정점을 찍은 사건이었다. 지성호 당선자는 이런 주장을 하며 “사망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사망사실이 발표될 것”이라고까지 하였으나 그 주장을 한 5월 1일에 김정은 위원장이 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는 보도가 다음날 나오면서 ‘가짜뉴스’였음이 드러나게 되었다. 결국 4월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참석 이후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 불참으로부터 촉발된 ‘김정은 유고설’은 4월 20일 데일리NK의 ‘건강이상설’ 보도, 21일 미국 CNN의 ‘수술후 위중’ 보도를 거쳐 5월 1일 지성호 당선인의 ‘김정은 사망 99%’ 주장으로 이어지다가 5월 2일 북한 노동신문의 ‘준공식 참석’ 보도로 20여 일 만에 ‘세계를 뒤흔든 오보와 가짜뉴스 해프닝’으로 귀결된 것이다.

사실 누구나 인정하듯이 정보가 철저히 통제되는 폐쇄사회인 북한에 대한 뉴스, 특히 최고위층 동향에 대한 뉴스는 취재하기도 어렵고 흘러나오는 각종 정보에 대한 사실 확인도 어려운 현실이다. 그렇기에 ‘김정은 사망설’과 같은 민감한 뉴스는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여야만 한다. 이미 우리 언론은 북한 관련 보도에서 대형사고를 여러 차례 경험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1986년 김일성 사망설 오보로, 당시 조선일보는 호외까지 발행하며 ‘김일성 피살’을 대서특필하였다. 두 ‘오보참사’의 공통점은 여러 가지 정황증거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한 ‘희망사항’이 ‘사실’로 둔갑하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 ‘김정은 사망설’ 논란이 몇 가지 측면에서 ‘김일성 사망’ 오보보다 더욱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1986년에는 당시 정권이 오보를 방치 내지 은근히 조장한 반면, 이번에는 정부에는 “특이동향이 없다”고 누차 강조하였음에도 언론과 정치권이 계속 ‘가짜뉴스’를 확대증폭 시켰다는 점이다. 둘째, 1986년과 달리 2020년에는 언론뿐 아니라 보수정치권 인사들까지 가세함으로써 우리나라 전체가 세계적 망신거리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북한 관련 뉴스는 결코 흥밋거리가 될 수 없다. 또 유명세를 올리기 위한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더더욱 이념적 갈등을 위한 도구가 되어서도 안 된다. 우리 삶의 터전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한 불씨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권혁률 교수<br>(성공회대 연구교수,전 CBS 대기자)<br>

권혁률 교수

성공회대 연구교수

전 CBS 대기자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