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평]한국교회, '주일예배 논쟁'보다는 '섬김과 위로'를
[뉴스비평]한국교회, '주일예배 논쟁'보다는 '섬김과 위로'를
  • 권혁률 교수
  • 승인 2020.04.0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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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가스펠 투데이>의 ‘언론이 본 한국교회 뉴스 리뷰’에 따르면 신천지 연관 뉴스는 전 주에 비해 대폭 줄어든 반면 ‘은혜의강교회 집단감염’과 ‘주일예배’관련 보도가 크게 증가하였다고 한다. 3월 셋째 주 언론이 본 한국교회 관련 핵심 키워드는 “확진자와 주일예배”인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주일 현장예배 자제 요청에 대해 상당수 언론에서는 “예배 강력 저지 시사”, “교회가 수칙 안 지키면 예배 금지할 것”, “예배 강행한 교회에서 확진자 나오면 구상권 청구”, “경기도, 방역지침 어긴 교회에 집회 제한 행정명령 검토” 등 과격한 헤드라인으로 표현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언론에서 이런 보도가 이어지자 “정통교회를 신천지와 동급으로 취급한다”거나 “정부가 코로나19를 빌미로 한국교회를 탄압하려 한다”는 식의 반발이 교계 안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이런 정서에 부담을 느낀 몇몇 교단과 연합단체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사회에서는 교회에 대한 정부대책과 언론보도에 문제가 있다며 호응하는 반응도 없지는 않았지만, “역시 기독교는 개독교가 맞다” “정부의 방역대책에 대해 종교탄압이라는 프레임으로 반응하는 것은 지나친 이기주의적 태도”라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주일에 예배를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하는 현실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예를 들어 지금 독일의 집권당은 기독교민주당인데, 독일정부는 종교 모임 100% 금지 조치를 '과격하게' 내렸고, 독일의 교회들은 이를 100% 준수했다.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2020년 3월 22일은 독일에서 가톨릭, 개신교, 그리스 정교회 등이 모두 예배를 하지 않은 첫 번째 일요일"이라며 "종은 여러 곳에서 울렸지만, 내부는 텅 비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경우도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모든 교회에 집회 전면금지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상황이다.

전 세계적 상황이 그렇다고 해도, 사실 필자가 보기에도 몇몇 정부 관계자의 표현이나 언론보도에 아쉬운 점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극소수지만 엄연히 방역수칙을 어기는 교회가 있음에도 이런 사례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고 “우리는 잘하고 있는데 왜 그러냐는 식”의 반발, 심지어 어떤 교단의 공식성명이라는 문건에서는 “지금의 코로나19사태가 현 정부 때문”이라는 감정적, 정치적 비난까지 한 것은 지나친 반응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에 대한 비판이 정도가 심하다고 생각해 화가 나더라도 거칠고 감정적인 언사는 자제하고, 세상에 모범이 되는 교회지도자들의 성숙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을까? 예를 들어 지금 전 국민의 칭찬과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의료인들의 헌신처럼, 전 세계가 고난을 겪고 있는 이런 위중한 시기에 목회자들이 방역현장에 달려가 섬기고 위로하는 모습부터 보여줬다면 얼마나 아름답고 선한 영향력을 높일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인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정부가 문화관광부 장관 명의의 성명을 발표해 교계의 불만을 수용하면서 언론에도 신중한 보도를 당부했다는 사실이다. 차제에 정부는 집중적인 물리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교회뿐 아니라 다중이용시설 전체에 대해, 또 급증하는 해외입국자 방역문제에 대해 보다 포괄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을 세웠으면 한다.

권혁률 교수<br>(성공회대 연구교수,전 CBS 대기자)<br>

권혁률 교수

성공회대 연구교수

전 CBS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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