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목회모델]송경호 목사(좋은씨앗교회, 푸르른지역아동센터)① 아이들과 출발선에 함께 서다
[미래세대 목회모델]송경호 목사(좋은씨앗교회, 푸르른지역아동센터)① 아이들과 출발선에 함께 서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2.21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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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울보 목사’라고 소개한 송경호 목사. 인터뷰를 하면서 웃었다, 울었다를 반복했다. 정성경 기자

 

“너는 왜 집에 가지 않니?”

“집에 부모님이 안 계셔서요.”

“왜 진작 말하지 않았니?”

“한 번도 물어본 적 없잖아요.”

“큰 불자가 되겠구나”

경주시 동천동에 위치한 좋은씨앗교회 송경호 목사가 어렸을 적엔 불자였다. 불교 천태종의 주지 스님이 “큰 불자가 되겠구나”라고 칭찬해주던 불심이 깊은 가정에서 자랐다. 하지만 송 목사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난한 산동네로 쫓겨났다. 마음이 한없이 가난해진 그의 부모는 어머니 친구의 전도로 교회에 출석하게 됐고 유독 송 목사는 교회에 나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다고 한다.

그런 송 목사가 어머니의 어떤 일을 계기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해 중학생 때부터는 교회에서 자고, 교회 사람들이 가족처럼 느낄 정도로 교회에서 살기 시작했다.

교회에 다닌다고 가정형편이 나아지거나 평안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딱 한번, 자신을 자해했던 아이에게 들려준 적이 있는데, 나도 죽으려고 한 적이 있다. 당시 부모님이 다투시고, 큰 누나는 산업체에서 일하는 상황이었다. 도저히 살기 힘들어 떨어져 죽으려고 교회 종탑에 올라갔었다. 그런데 아래 내려다보이는 불빛들을 보고 있는데 도저히 떨어질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내려왔다.”

 

가난한 집에서 목회자를 꿈꾼 아이

송 목사가 목회자를 꿈꾸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교회 교사의 영향이었다.

“당시 부산의 모교회였던 성산교회에서 성경공부를 빡세게 시켰는데, 혼자 성경을 읽고 있었는데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성경구절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교회 선생님께 물어봤더니 마음에 들리는 음성에 답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베드로같이 ‘주님께서 아십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내 양을 치라’라는 답이 들렸다.”

하지만 여전히 나아지지 않는 가정형편에 ‘전문대 가서 돈이나 벌어야 겠다’라고 마음먹었던 그에게 또 다시 목회자로 서원할 기회가 찾아왔다. 모교회가 개척한지 11년 만에 첫 부흥회를 했는데 그곳에서 다시 한 번 초등학교 6학년 때 했던 서원이 떠오른 것이다. ‘나 같은 죄인이 어떻게 주님의 일을 하지?’라고 울고 있던 송 목사에게 당시 교회 형이었던, 현재 작은 매형인 아름다운강일교회 김창무 목사가 “예수님께서 너의 좋은 모습만 봤다면 십자가에 못박히셨겠니? 예수님은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신다”라고 말해줬다. 그때부터 신학교에 들어갈 준비를 시작했다. 여전히 가난했던 가정 형편에 그의 아버지는 당황했지만 그의 어머니는 그를 응원했다.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송경호 목사. 출처 송 목사 페이스북

집에 가지 않는 아이, 심장을 뛰게 하는 사명으로

신학교를 다니며 서울 구로 남문교회에서 실습전도사로 사역했다. 신학교에서는 한사랑장애인선교회에서 봉사했다.

송 목사가 대학원 1학년 때,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왕따 당해 자살한 학생의 사건이 언론에 나왔다. 그 사건을 접하고 송 목사는 밤새 울었다.

“순간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가슴을 망치로 맞은 듯 충격에 휩싸였다. 홀로 쓸쓸하게 죽어야 했던 아이를 생각하니 내가 울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선명하게 다가왔다.”

심장의 소리를 울리게 하는 것이 곧 사명이라고 생각했던 그에게 청소년 사역이 불쑥 들어왔다. “친구가 없어서 죽는다는게 말이 되나?”라는 생각에 도전 했던 것이 정기적인 편지를 보내는 선교단체인 ‘마음친구’였다. 그러나 사정이 여의지 않아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다 경주제일침례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하면서 목사 안수도 받고, 교육부 총괄부서를 맡았다. 당시 메빅(MEBIG)'이라고 메모리(Memory·성경 암송) 바이블(Bible·메시지, 성경공부, 찬양, 기도) 게임(Game·놀이)의 영문 약자의 합성어로, 교회학교 어린이들이 놀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성경을 배우는 프로그램이 처음 들어왔던 때였다. 당시 30여명이던 교회학교 아이들이 1년 사이에 120명이나 됐다. 어린이 부흥강사로, 메빅 강사로 전국을 다니며 교회학교 부흥을 위해 일했다. 송 목사가 스스로 ‘내가 아이들하고 잘 맞나보다’라고 생각하던 즈음,

“예배가 다 끝났는데도 한 아이가 집에 가지 않고 있었다. 그 아이한테 왜 집에 가지 않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집에 아무도 없다고 대답을 했다. 나도 모르게 어른 특유의 말투로 왜 진작에 말하지 않았냐고 그러자 ‘나한테 언제 물어봤어요?’라고 하는 것이다. 집에 와서 울었다. 내가 심장의 스위치를 끄고 있었구나, 교회를 사임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교회 교육부서의 부흥을 견인한 송 목사기에 교회에서는 그를 좋게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심장을 뛰게 하는, 아이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가기위해 그곳을 떠났다.

 

어묵을 꽂으며 만난 아이들, 밥 주기 위해 시작한 지역아동센터

송 목사의 부모는 경주의 어느 주공아파트 앞에서 분식집을 하고 있었다. 송 목사는 그곳에서 어묵을 끼며 아이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다가가면 갈수록 아이들의 아픔이 보였다. 대부분 마음에 상처가 많은 결손가정의 아이들이었다.

분식집에서 만난 아이들이 송 목사의 집에도 오기 시작했다. 가정교회처럼 시작한 곳에서 아이들은 하루 종일 놀았다. 어묵을 꽂으며 받는 그의 월급은 30만원,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고구마 간식이었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나니 한 아이가 “목사님, 고구마 이제 질려요. 다른것도 먹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너만 고구마 먹냐? 나도 먹고 내 새끼들도 먹는다. 집에 가”라고 벌컥 화를 낸 송 목사에게 그의 아내가 “아이들한테 왜 그랬냐?”라며 물었다.

그날 밤 송 목사는 엎드려 기도하며 울었다. “주님, 제가 왜 그랬을까요? 왜 제가 그토록 화가 났을까요?”

사회복지학과를 나온 송 목사의 아내가 그에게 지역아동센터를 하자고 권유했다. 제도권 안에 들어가기 싫다며 거절하는 송 목사에게 “아이들에게 밥을 줄 수 있다”는 아내의 말에 받아들였다.

‘푸르른지역아동센터’가 그렇게 시작됐다.

 

아이들의 출발선에 함께 서다

가정교회로 시작해 성도들이 생기면서 ‘좋은씨앗교회’라고 이름을 지었다. 현재 장소로 교회를 옮기면서 전기판넬 8개를 깔고, 예배도 드리고 아이들과 놀고, 공부하고, 간식 먹으며 아이들과 함께 살기 시작했다.

부모에게 상처받은 결손가정의 아이들, 친구들에게 상처받은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을, 가난 때문에 눈치 보며 사는 아이들을 보며 송 목사는 “다른 건 몰라도 아이들이 마음껏 꿈꿀 수 있도록 인생을 시작하는 출발선은 같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래서 아이들의 출발선에 함께 섰다. 이를 위해 ‘꿈쟁이주식회사’도 시작했다.

매년 설날이면 세뱃돈을 준비해 아이들에게 세배를 받는 송경호 목사. 출처 송 목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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