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목회모델] 송경호 목사(좋은씨앗교회, 푸르른지역아동센터)② “여전히 네 꿈을 응원해!”
[미래세대 목회모델] 송경호 목사(좋은씨앗교회, 푸르른지역아동센터)② “여전히 네 꿈을 응원해!”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2.27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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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지역아동센터와 꿈쟁이주식회사
올해 1월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사진전, ‘사진으로 나를 말하다’에 작가로 참여한 푸르른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송 목사. 출처 송경호 목사 페이스북

“근데, 목사님 저 그냥 안 살면

안돼요? 태어난 게 죄예요.”

 

“가난의 세습은 무섭다.

적어도 아이들이 출발선에라도

제대로 서게 도와주고 싶었다.”

아이들의 출발선에 함께 선다는 것

2006년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아이들은 일주일 내내 송경호 목사와 교회에서 살다시피 했다.

무기력하기 그지없는 엄마 손에서 수급자 가정의 아이로 자라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아이, 부모가 장애인이어서 항상 아이들에게 따돌림 받는 아이, 어린 나이에 미혼모가 되어 버린 엄마와 장애를 가진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하면서 동네의 유명한 말썽꾸러기가 된 아이. 이런 아픔을 가진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친구들도 교회에 모여들었다.

한 아이가 센터에 빠지기 시작했다. 우연히 만난 아이에게 “왜 안오냐?”고 했더니 “뭐 할 수 있는 게 없잖아요. 아무리 해도 안되잖아요.”라고 하는 것이다. 송 목사는 “그래도… 센터에 계속 나오기만 하면….” 그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꿈이 많던 그 아이는 뛰어난 축구 실력에 성적도 전교 상위권이었다. 아빠는 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 십대에 엄마가 된 아이의 엄마는 집을 나갔다. 유일하게 아껴주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술에 만취하면 아이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피해 송 목사 집에서 잠을 자던 아이었다. 그런데 “꿈만 가지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했던 송 목사의 말이, 중학교에 가서야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다시 거리로, 가정폭력의 현실로 돌아간 아이를 만나고 송 목사는 또다시 강대상에서 펑펑 울며 하나님께 따졌다. 2010년 당시 후원금이 10만원도 되지 않고, 교회 재정은 마이너스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예전 교회 장로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100명 정도 되는 교회 후임 목사를 구한다는 것이다. 송 목사는 아내에게 “갈까? 가는 게 낫겠지? 당신한테도, 우리 아이들한테도.” 그러자 아내가 되물었다. “당신 행복하겠어요?”

송 목사는 이미 소외된 아이들을 보면 심장에서 눈물이 흐르는 ‘소명자’였다.

“처음 소외된 아이들의 곁에 있기로 하면서 스스로에게 7일 중 단 하루, 주일 1시간을 위해 살아가는 목사가 되지 말자. 어린 시절 가난했지만 부모님과 가족 같은 교회가 있어서 내가 꿈꾸고 살아갈 수 있었던 것처럼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만이라도 그런 존재가 되어주자. 자기들의 잘못이 아닌 부모세대의 잘못으로 이루어진 개떡 같은 환경일망정 그들이 최소한 ‘출발선’에 설 수 있게 만이라도 도와주자!”

푸르른지역아동센터에서 꿈쟁이주식회사를 시작하다

2013년 봄, 송 목사는 우연히 ‘무교’인 손인석 사장을 만났다. 당시 송 목사는 머리를 좀 길러 파마를 하고 있었는데 손 사장과 친구가 되는 계기가 되어 현재 송 목사의 머리 모양은 긴 머리를 묶은 모습이다. 이 만남이 계기가 되어 영남대학교 음악교육대학원에 재학 중인 손 사장의 큰 딸, 손새름 교사가 푸르른지역아동센터에서 교육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아이들을 만성 무기력증 환자라고 한다. ‘못해요, 안해요, 왜 해요’를 달고 살거나 묵묵부답이다. 그런데 손 선생이 ‘노래교실’을 하면서 달라졌다.”

그 해 여름 경주지역 24개 아동센터에서 처음으로 연합캠프를 하는데 장기자랑을 고민하던 중, 노래교실을 하는 아이들이 자신들이 센터를 대표해서 장기자랑에 참여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이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Under the Sea’를 불렀다.

하지만 결과는 “엉망진창이었다. 700여명의 아이들과 교사들은 우리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고, 음향이 제대로 지원 되지 않아 더 그랬다. 사람들은 아이돌 가수의 댄스에 관심이 있었다. 다만 나와 아내, 우리 아이들만이 서로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면서 칭찬했다”고 말하며 송 목사는 웃었다. 그런데 일주일 뒤, 당시 연합캠프 무대 세팅과 진행을 맡아서 봉사해준 지역문화공연 봉사단체 ‘하늘호’의 리더로부터 연락이 왔다. 당시 함께 있었던 봉사단원들이 센터 아이들의 노래에 감동 받았다고 경주시 황성공원에서 하는 공연에 게스트로 출연을 부탁한 것이다.

2013년 10월 17일, 아이들은 반짝반짝 빛났다. 사람들은 아이들의 노래에 환호하고 박수 갈채를 보냈다. 태어나서 한번도 그렇게 환영받아본 적 없는 아이들은 감격해 울었다. 당시 송 목사는 “난 웃었다. 이렇게 자신들의 껍질을 깨고 나온 아이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해서”라고 말했다.

송 목사가 돌보는 자매들이 있었다. 학교폭력을 당한 6학년인 둘째 아이를 다독이던 밤, 아이에게서 문자가 계속 왔다. 그러다 “근데, 목사님 저 그냥 안살면 안돼요?”...“태어난게 죄예요.”

밤 11시가 넘어 아이들을 찾아간 송 목사는 함께 울었다. “너희들이 얼마나 귀한 줄 아나. 누가 뭐래도 귀하다. 진짜로 존귀하다. 사람은 하나님께서 만드시는 순간부터 존귀한 거다!”

“친구들의 차가운 시선, 방관하는 어른들의 차가운 시건, 누구도 돌아봐주지 않는 그 시선이 아이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땅에 버리게 만든다. 그게 ‘낙인감’이다. 실제로 소외계층 아동 청소년들이 이런 낙인효과의 노출빈도가 심해 결국 마음이 무너져 ‘내가 태어난게 죄’라는 고백을 하게 한 것이다.”

그래서 송 목사는 ‘푸르른지역아동센터’라는 이름 앞에 아이들에게 ‘꿈‘을 담을 명패를 달아주기로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꿈쟁이주식회사‘다.

“주식회사라고 호칭을 붙인 건 세상을 향해서는 아이들을 ‘사회적 가치’로 만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 달라고 하는 것이고, 아이들에게는 ‘적선’이나 ‘공짜’가 아니라 투자를 받는 것이니 그 투자를 돌려드려야 한다는 ‘책임’을 가르치기 위해서였다.”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사진에세이집과 달력, 그리고 1집 앨범 ‘마음을 담은 노래’. 출처 송경호 목사 페이스북

변하는 아이들, 그러나…

‘꿈쟁이주식회사’에서 제일 먼저 ‘드림아이’라는 중창단을 창단했다. 2014년 1월 ‘다 붙여주는 오디션’을 시작했다. 29명의 센터 아이들 중에 12명이 왔다. 그 중에서 11명이 노래를 겨우 한 소절만 불렀다. 하지만 다 합격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인터뷰를 했다.

“무엇을 하고 싶니?” “공연을 많이 다니고 싶어요.” “다큐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알았다. 목사님이 다 할 수 있도록 할께!”

그렇게 처음 시작한 것이 페이스북 ‘힘내요’라는 소셜펀딩이었다. 사연이 채택되면 펀딩 금액을 정하고 ‘좋아요’를 한번 누를 때마다 천원씩 적립해주는 것이었다. ‘꼬마 뮤지션들의 무모한 도전’이라는 사연이 채택되어 마침내 50일 대장정에 들어선 송 목사는 당시 페이스북 친구가 60명 정도였는데 ‘미친 듯이’ 친구신청을 했다. 아이들이 “목사님, 그런데 누가 우리 노래를 들어줄까요? 관심이나 있을까요?”라는 말에 송 목사는 “걱정마라. 50일 후에 5천명의 사람들이 너희들의 꿈을 응원해주고 있다는 걸 보여줄게.”

그런데 뜻하지 않게 어려움을 만났다.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건이 터진 것이다. 아이들이 “목사님, 우리 이제 모금 안해요?”라는 말에 송 목사가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뛰기 시작했다. 마감날짜 5일까지도 2,600명으로 아이들이 ‘목사님 안되는거죠? 우리가 뭐 할 수 있겠어?“라는 말을 했다. 페이스북 본사에서도 다시 준비하는 것을 제안했다.

“후회 없이 끝까지 해보겠다고 했다. 마감 날 3일을 남겨놓고, 아이들의 사연에 1분당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들이 수십명이 된 것이다. 안산의 광덕고등학교 이강민 선생님이 우리 사연을 아이들에게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은 기적을 경험했다.”

‘드림아이’ 중창단은 2014년 6월 경주에서 열리는 문화공연 ‘봉황대뮤직스퀘어’를 시작으로 화랑문화제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하고 경주시 대표로 경북청소년페스티벌에서 ‘대상-여성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SBS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에도 출연해 음원도 발매했다.

아이들이 작사, 작곡도 했다. KBS라디오에도 출연했다. 2015년 2월에는 좋은 어른들의 도움으로 센터의 21명이 서울나들이도 했다. 그해 3월에는 SBS와 한국타이어가 후원하는 ‘드림위드’라는 사업에 선정되어 ‘괜찮아 함께라면:나는 씨앗입니다!’라는 창작뮤지컬을 공연했다.

아이들과 만든 ‘우리 마음을 담은 음반 만들기’, ‘우리들의 노래로 콘서트 하기’, ‘경주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기’, ‘다큐 만들기’, ‘전국투어공연’ 등의 버킷리스트가 하나씩 이뤄지고 있었다.

아이들은 분명 변하고 있었다. 자신감이 생기고, 얼굴도 밝아졌다. 하지만 그렇게 변화된 아이들이 돌아가는 가정은 그대로였다. 여전히 기초생활수급자인 어려운 가정형편에, 가정폭력도 여전했다.

아이들이 찍은 송경호 목사. 출처 송경호 목사 페이스북

“여전히 네 꿈을 응원해”

지난 1월에는 센터 아이들이 ‘사진으로 나를 말하다’라는 사진 전시회를 열고 ‘마음으로 찍다’라는 사진에세이집도 출판했다.

푸르른지역아동센터와 꿈쟁이주식회사가 유명해졌으니 송 목사에게도 “상황이 많이 바뀌었으니 이제 강연하러 다니고 그만해도 되지 않겠냐?”는 말이 들려왔다. 그는 “나는 살기 좋아졌는데 애들이 그대로다. 현실을 바뀌지 않았는데 계속 가는게 맞지 않냐. 바뀔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꿈쟁이주식회사 주주들 중에 현재 엄마가 주준데 자녀가 대학생이 되면 주주가 되겠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어떤 청년은 군대에서 월 5만원씩 후원하면서 주주를 유지해주고 있다. 이렇게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이들이 있기에 아이들의 출발선을 바꿔줄 수 있다고 믿는다.”

최근 꿈쟁이주식회사는 새로운 꿈을 품기 시작했다. ‘꿈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송 목사는 “아이들이 18세가 되면 더 이상 아동센터에 머물 수가 없다. 정부에서 지원이 끊긴다. 잃어버린 아이가 청년이 돼서 돌아왔는데 여전히 가난에 머물러 있었다. 가난의 골이 무섭게 세습된다. 그래서 ‘꿈마을’을 만들어 18세부터 24세까지 자생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한다는 송 목사, 그렇게 올해 하고자하는 도전 중 하나가 “철인 3종 도전기”라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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