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교회모델]광주 양림교회(정태영 목사), 코로나19 이겨낸 교회, “하나님이 지켜주신다!”
[미래세대 교회모델]광주 양림교회(정태영 목사), 코로나19 이겨낸 교회, “하나님이 지켜주신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4.02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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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코로나19 10번째 확진자

새벽에 교역자 긴급회의 열고

성도들에게 긴급문자 발송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

3.1운동 참여교회로 신앙 깊어

“무슨 말로 표현할 수가 있겠나.”

지난 1일 광주 양림교회(합동, 정태영 목사)에서 주일예배를 드린 성도들 중 2명의 성도, 엄마와 아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교회로 연락이 왔을 때 정태영 목사의 심정이었다. 당시 광주광역시의 코로나19 확진자는 9명이었다. 교회에서 10번째, 1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정 목사는 새벽 1시에 비상으로 교역자들을 모아 긴급회의를 진행했다.

정 목사는 교역자들과 긴급회의를 하고 “우리교회 000집사와 아들 000군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습니다. 000군은 2주전 유럽여행(이탈리아 등등)을 다녀왔습니다”라고 시작되는 장문의 메시지를 성도들에게 띄웠다. 메시지에는 교회에서 예배드린 두 확진자의 자세한 동선도 밝혔다. 이어 “성도님들은 이 상황을 아시고 혹시나 가까이서 접촉하신 분들은 반드시 각자 집에서 자가 격리를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기침 등 증상이 있을 때엔 선별진료소를 찾아가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정 목사는 그때부터 24시간 기도를 시작했다. “하나님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회상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겠나. 기도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도들은 물론이고 노회소속 목회자들에게도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2일 오전 광주 남구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양림교회에서 방역 소독이 진행되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해당 교회에서 전날 예배를 드린 것으로 확인됐다. 2020.3.2/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2일 오전 광주 남구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양림교회에서 방역 소독이 진행되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해당 교회에서 전날 예배를 드린 것으로 확인됐다. 2020.3.2/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양림교회는 자발적으로 2주간 폐쇄에 들어갔다. 물론 철저한 방역도 함께 진행했다. 전 세계가 겪는 코로나19의 어려움에 함께 동참하며 정 목사는 성도들에게 ‘시편’의 말씀을 통해 고난과 환난 중에서도 하나님만을 바라볼 것을 권면하며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했다.

“하나님께서 지켜주셨다”는 정 목사의 고백처럼 양림교회에서 두 명의 모자와 함께 동거하는 할머니, 이 3명 외에 더 이상의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200여명이 함께 예배드리며 000집사 같은 경우 식당봉사, 카페봉사, 방송실 봉사 등을 진행했으며, 000군은 2월 22일 찬양팀을 시작해 1일까지 유초등부 예배, 청년부 예배 등을 드렸지만 이들에 의한 교회 내 확진자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147명의 밀접 접촉 성도가 다 ‘음성’ 판정을 받았다.

“세상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뭐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나는 확실하게 우리의 기도로 하나님이 지켜 주신 거고,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역사 아니면 설명할 수 없다”고 정 목사는 말했다.

이번에는 코로나19 확진자로 양림교회가 언론에 등장했지만, 양림교회는 역사적인 교회로 유명하다. 특히 3.1절에 되면 빠지지 않고 양림교회 이름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1919년 3·1운동 때 최흥종 장로를 비롯한 다수의 교인들이 만세시위를 주도하여 일제로부터 교회가 폐쇄되었기 때문이다.

교회 이름 현판 옆에는 예장 합동 총회에서 수여한 ‘3.1운동 참여’라는 현판이 함께 있다.

광주광역시 남구에 있는 3개의 양림교회. 가스펠투데이DB

광주에는 남구에서 서로 멀지 않은 곳에 양림교회가 3개가 있다. 예장합동, 예장통합, 기장에 속한 3개의 교회는 하나의 양림교회로 시작됐다.

1904년 12월 25일 유진 벨(한국명 배유지) 선교사의 임시 주택에서 200여 명의 동네주민들이 함께 모여 성탄예배를 드린 것이 광주의 공식적인 첫 예배다. 유진 벨 선교사는 미국 남장로교에서 파송받아 오웬(한국명 오기원) 선교사와 목포 선교부를 거쳐 양림동산에 광주선교부를 세우고 복음을 전했다. 당시 양림동산은 가난한 집에서 제대로 장례식을 치루지 못하고 시신을 버리던 곳이었다. 그곳에 선교의 초석이 늘 그러했듯이 교회를 세우고, 학교와 병원을 세웠다. 그가 세운 학교가 수피아여학교와 숭일학교를 세우고 광주 최초의 종합병원인 광주제중원(광주기독병원)이다.

양림동산에서 시작된 교회는 북문안교회(北門內敎會)로 광주 지역에 복음의 씨앗을 뿌렸다.

광주에서 3.1운동 당시에는 수피아여학교, 숭일학교 학생들과 제중원 직원들의 주도로 만세시위가 벌어져 투옥되기도 했으며, 최흥종 장로를 비롯한 다수의 교인들이 만세시위를 주도해 일제로부터 교회가 폐쇄되어 양림동 오웬기념각에서 예배를 드리다 10월 남문 밖 금정동 101번지에 부지를 구입하여 이전하고 다시 금정교회(錦町敎會)로 개칭했다.

1920년 금정교회에서 북문밖교회(현 광주중앙교회)가 분립하고, 1924년 금정교회(현 광주제일교회)와 양림교회가 분립했다.

해방 후 1953년 장로교 총회 분열로 기독교장로회과 대한예수교장로회로 분립, 1963년에는 세계교회협의회(WCC)에 대한 입장 차이로 또다시 통합과 합동으로 분립됐다.

그러나 3개의 양림교회는 양림선교동산을 함께 꾸미며 연합찬양제를 여는 등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해 22번째 연합찬양제를 기장 양림교회에서 드렸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양림교회의 성도들이 역사만큼이나 깊은 신앙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

양림교회 입구. 가스펠투데이DB

정태영 목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님만 바라보는 것이었다. 성도들이 한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지금까지 왔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예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바로 예배당을 폐쇄하고 성도들과 같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우리가 성전 건축을 할 때도 함께 1.1.1기도를 드렸는데 그때보다 더 간절하고 뜨거운 마음으로 기도운동을 했다. 매일 1시에 1분씩 온 성도가 함께 기도했다. 무엇보다 확진자가 더 발생하지 않도록. 이후로 확진자는 더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우리교회도 이제야 자가 격리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주부터 교회에서 교역자들과 순서 담당자들, 장로님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처음보다 긴장감이 줄고, 안정감이 생긴 상태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물론 코로나19의 사태가 끝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림교회를 ‘코로나19를 이겨낸 교회’라고 소개할 수 있는 것은 확진자 발생 후 한 달이 지났음에도 더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교회 방역과 코로나19 예방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정 목사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예배에도 변화를 주려고 한다. 예를 들면 예배 횟수를 늘려 사회적 거리를 두면서 성도들이 여유 있게 앉아 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하는 것도 생각해봤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교회 내 감염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안한 목회자들에게 정 목사는 “하나님이 지켜주신다. 우리교회도 하나님의 역사 아니면 설명할 길이 없다.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하나님의 역사를 바라보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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