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칼럼] 코로나 19와 미스터트롯
[데겔칼럼] 코로나 19와 미스터트롯
  • 김승호 교수
  • 승인 2020.02.19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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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중국 후베이 성에서 시작되어 중국에서만도 확진자 수가 7만 명을 넘었고 2천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전해진다. 이는 2002년에 발생한 사스 사망자 774명을 능가하는 수치로, 통계에 잡히지 않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고려하면, 그 수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이 전염병은 중국을 넘어 태국과 일본과 필리핀과 우리나라 같은 아시아 국가들과 북미와 유럽의 여러 나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중국인 기피현상에 이어 이제는 아시아인 기피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가게에 들어가 중국말이 들리면 곧바로 자리를 뜨는 분위기다. 그러다 보니 국내 자영업자들의 고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대학마다 졸업식 취소와 새 학기 개강 연기를 결정했고,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대책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제대로 된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고 전해진다. 한편, 이렇게 전염병에 대한 감염 불안이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TV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전국 시청률 27%라는 종편 사상 최고의 시청률 기록으로, 우리나라 종편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상 방송 횟수가 거듭될수록 시청률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마스크 한 장으로 감염의 위험을 차단해야 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미스터트롯 열풍은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시사한다. 대중문화 평론가들은 참가자들의 실력과 매력, 기부미션 공연과 같은 독특한 포맷, 지원자의 현재에 초점을 맞춘 점, 시청자 참여 강화, 트롯을 기반한 다양한 장르 융합 등 미스터트롯의 열풍 원인을 다양하게 분석한다. 그런데 미스터트롯 열풍 현상은 다른 측면에서도 살펴볼 여지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힘든 상황에 직면할수록 그 상황을 견딜 수 있게 해 주는 무언가를 찾는다. TV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은 코로나 19로 야기된 대중의 긴장을 풀어주는 대체재의 성격을 띠고 있다. 트롯 음악 근처에도 가보지 않았을 법한 젊은 청춘들의 구성진 목소리와 새로운 곡 해석, 그리고 그들의 풋풋하고 창조적인 무대 매너는 연령대를 초월하여 대중 일반을 트롯의 세계로 빨아들이고 있다.

미스터트롯은 하나의 이상향이다. 인간사 걱정으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즐거움과 환희로 가득 찬 유토피아 세상이다. 한 많은 현대사의 질곡 속에서 살아온 부모세대와 조부모세대가 자녀세대와 손자세대가 함께 향유하는 세대 초월 신세계다. 불안에 떠는 대중에게 혜성같이 나타나 잠시나마 현실의 공포를 잊게 해 주는 ‘사회적 치료제’다. 때로 인생무상을 노래하며 절망과 비관으로 대중을 이끄는 역기능적 행태도 있었지만, 시대마다 대중음악은 고난 가운데 방황하는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치료제로 작용해 왔다.

불안과 공포의 시대를 살아가는 대중에게 미스터트롯은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과 희망을 잃지 말라고. 견디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이는 흡사 시편의 메시지와도 같다. 시편의 노래들은 절망적인 상황 중에서도 포기하지 말고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찬양할 것을 격려한다. 잠시나마 현실의 불안을 잊게 해 주는 ‘일회용 치료제’가 미스터트롯이라면, 시편의 노래들은 인간의 궁극적 불안을 믿음으로 돌파한 승리의 노래, ‘궁극적 치료제’다. 이제 우리는 예배당 안에서의 유치찬란한 힘자랑과 키 재기를 수치로 여기고, 불안 속에 떨고 있는 이웃에게 나아가 그들에게 시편의 노래를 들려주어야 한다.

김승호 교수 (영남신대,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연구위원)

김승호 교수

영남신대,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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