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칼럼] 교단 총회의 역량 강화 방법
[데겔칼럼] 교단 총회의 역량 강화 방법
  • 김승호 교수
  • 승인 2021.10.13 11: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제 한국교회 각 교단 총회가 막을 내렸다. 지난해의 비대면 총회와는 달리,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 가운데서도 교단마다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하에 대면 총회를 개최했다. 특히 예장 통합은 하루로 단축된 총회 기간 동안 부총회장 선거 및 각종 헌의안 처리가 심도 있게 진행될 수 없는 시간적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각종 피켓을 들고 총회 장소인 한소망교회 앞에 도열한 이들의 모습에서는 자신들의 주장을 총회에서 반드시 관철시킬 것이라는 결연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매년 9월에 열리는 교단 총회는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한다는 점에서, 교단마다 가장 중요한 행사로 여겨진다. 특히 부총회장 선거는 총회의 하이라이트라 불릴 정도로 참여하는 총대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이다. 그러기에 교단의 새 리더를 뽑는 과정은 대선이나 총선 못지않게 그 열기가 대단하다. 그동안 교단장 선거에서 회자되어 온 각종 부정적인 루머는 이제 상당 부분 해소된 듯 보이지만,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치열한 경쟁은 여전한 듯 보인다.

그런데,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서인지, 교단장 선거에 쏟는 관심에 비해, 총회에 상정된 각종 헌의안 처리에 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인다. 심도 있는 논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주요 헌의안이 졸속으로 처리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총회에서 제대로 다루지 못한 미진 안건들이 총회가 끝난 이후에 총회 각 부서와 위원회에서 다루어지고 절차를 거쳐 실행에 옮겨질 예정이라 한다.

총회에서 결정되는 안건은 교단 소속 교회들과 교회 리더들에게 직접적이고도 실제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교단 총회는 총대들에게 총회에서 다루어질 주요 헌의안 내용을 사전 고지하고, 노회별로 주요 헌의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 청취 및 토론 과정을 거쳐 주요 안건에 대한 이해가 완료된 상태에서 총회에 참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사전 준비가 충분치 못한 관계로, 주요 헌의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해당 이슈에 대한 기본적인 팩트체크도 없는 상태에서 ‘카더라’(?) 통신에 의지하여 파벌의식과 정치 논리로 결정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식의 후진적 의사결정 구조는 교단 소속 교회들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어떤 조직이든 조직의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R&D) 그룹을 필수적으로 두고 있다. 국가기관과 사기업체 역시 연구개발 기능을 점점 더 강화하는 추세에 있다. 전문가 그룹의 집단지성을 통하여 조직의 현 상태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조직이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을 설정하는 일이 조직의 생존과 미래에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각 교단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교단마다 교회 내외의 다양한 이슈에 관하여 전문가 그룹을 통하여 충분한 연구와 논의를 하게 하고 적절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교단의 공식적 입장을 확정한다면, 보다 성숙하고 미래지향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제는 한층 나아진 분위기이지만, 한국교회는 여전히 교회와 신학, 목회자와 신학자 간의 괴리가 크다. 교단 총회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교단 내의 브레인이라 할 수 있는 신학자들의 견해가 포함될 공간 역시 극히 제한적이다. 교회사의 획을 긋는 주요 결정은 하나같이 의식 있는 신학자들의 신학적 토대 위에서 이루어졌다. 신학자는 교회 내외의 특정 이슈에 대한 신학적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개신교 각 교단 총회는 신학자의 전문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만일 교단 총회가 교단 내의 신학자 그룹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교단 총회의 역량은 한층 강화될 수 있다. 

 

김승호 교수

(영남신대 교수)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