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칼럼] 코로나19 시대의 자립 대상교회
[데겔칼럼] 코로나19 시대의 자립 대상교회
  • 김승호 교수
  • 승인 2020.09.2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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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는 특히 자립 대상교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이제는 교회폐쇄를 고민하는 목회자가 적지 않다는 소식도 들린다. 자립 대상교회의 생존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4월 코로나19 사태로 대경 지역 교회마다 비대면 예배로 전환했을 때, 적지 않은 수의 자립 대상교회가 대면 예배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인즉슨,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서 교회 문을 닫으나 교인들이 교회 안 나와서 교회 문을 닫으나 그게 그거”라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비대면 예배로 전환할 경우, 몇 안 되는 교인들마저 교회를 이탈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다.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교인 이탈 현상에 대한 자립 대상교회 목회자들의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몇 차례의 집합 금지 명령으로 인한 대면 예배의 금지는 한국교회 전체에 상당한 타격을 주었지만, 그 체감 정도는 자립 대상교회에 더더욱 크게 다가갔다. 어느 정도 규모 있는 교회의 경우에는 인적 물적 자원을 사용할 여력이 있어서 어느 정도 타격을 완화 시킬 수 있었지만, 자립 대상교회들은 하나같이 속수무책일 따름이었다. 특히 농촌교회와 중소도시교회의 성도 연령대가 주로 노년층인 점을 고려하면, 비대면 예배의 시행은 자립 대상교회에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한 사실은 자립 대상교회의 힘든 여건을 돕기 위한 시도가 교단과 중대형교회 차원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부의 도움은 일시적인 위기극복용이지 지속가능한 도움이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결국, 코로나19가 바꾸어 놓은 새로운 세상에서는 자립 대상교회가 외부의 지원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주어진 현실을 타개해 나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교단마다 차이는 있지만, 현재 자립 대상교회에 대한 지원은 노회 차원에서 월 일정액을 지원하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이런 방법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자립 대상교회에 대한 교단총회와 노회의 지원은 점점 더 그 부담이 가중되어 왔다. 그것은 자립 대상교회에 대한 중대형교회의 지원금액이 고정되어 있거나 줄어드는 상태에서 각 노회에 가입하는 자립 대상교회의 수는 계속해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은 향후 자립 대상교회에 대한 지원금액이 점점 더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한때 영국교회는 교단에 속한 교회마다 평균적인 지원, 즉 개별교회와 목회자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 ‘묻지 마 지원’을 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후에 그 정책의 문제점이 드러나 급진적인 대안을 마련했다. 그것은 ‘묻지 마 지원’에서 ‘지원-평가-후속 조치’의 방식으로 전환이다. 교단 차원에서 일정 기간 어려운 교회에 제대로 된 지원을 함으로, 자립교회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일정 기간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기능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교회합병, 교회폐쇄, 목회자의 목회지 이동 등을 적극적으로 유도한 바 있다.

이러한 영국교회의 교훈은 현재 한국교회의 자립 대상교회에 대한 지원정책을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한다. 매월 일정액의 지원 방식이 자립 대상교회의 현 상태 유지를 위해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대책 없이 현 지원정책을 유지한다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지원에는 평가가 뒤따라야 하고 평가 뒤에는 후속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조직은 이런 순환을 통해 발전한다. 교회도 다르지 않다.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자!”라는 말 속에는 어쩌면 무책임과 나태가 똬리를 틀고 있을지 모른다.

김승호 교수 (영남신대,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연구위원)
김승호 교수
(영남신대,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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