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칼럼] 디지털 정보격차의 심화와 미디어교육
[데겔칼럼] 디지털 정보격차의 심화와 미디어교육
  • 김기태 교수
  • 승인 2020.01.15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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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를 건설하면 그 위를 달리는 자동차들의 평균 주행속도는 빨라지지만 모든 자동차의 속도가 함께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 우수한 도로 여건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의 성능이 미치지 못해 주행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변화된 도로 여건에 맞는 주행 수칙이나 정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운전자도 생겨나기 마련이다. 아울러 멋진 고속도로 위를 신나게 달리고 싶지만 고성능 자동차 가격이 워낙 비싸서 마음 뿐인 가난한 운전자들에게 고속도로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들은 결국 고속도로 건설 이전보다 자동차들의 주행 속도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디지털 시대의 풍요롭고 화려한 세계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초대는 받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혜택을 모두 고루 누릴 수는 없다. 오히려 그 이전 아날로그 시대가 훨씬 살기 좋고 평안한 세상이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최첨단 디지털 시대에 초대받은 사람들은 그만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비용을 지불할 만한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디지털 시대의 장밋빛 미래가 오히려 그들을 괴롭히는 괴물로 다가올 수도 있고, 결코 가까이할 수 없는 환상의 세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화려한 빛으로 포장된 디지털 시대의 어두운 그림자를 만나게 된다. 오늘날 인터넷과 디지털의 등장과 확산으로 대변되는 정보화의 거대한 물결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 전반의 총체적인 변화를 야기하면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를 창출하고 있다. 지식과 정보의 가치를 중심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정보 상품화가 이루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최첨단 정보기술의 발달과 전자 유통의 급속한 성장은 그동안 경험해왔던 삶과 일의 방식과 가치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따라서 디지털 기술이 지배하는 새로운 시대에는 결국 디지털 관련 지식과 정보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접근하고 이를 생활에 적절히 활용하느냐가 곧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러한 접근과 활용의 가능성이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열려있지 않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무서운 속도로 등장하고 보급되는 각종 디지털 정보 매체에 접근성을 지닌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게 된다. 그런데 디지털 시대에는 이런 새로운 디지털 정보 매체에의 접근성과 활용성이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이 되는 생존 조건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즉, 단순히 개인의 취향과 흥미에 따라 디지털 정보 매체에의 접근과 활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선택 상황이 아니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생존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정부 부처나 해당 기관의 정책적, 제도적 노력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미디어 자체를 제대로 읽고 활용할 수 있는 현명한 미디어 수용자 교육 즉, 미디어 교육이 필요하다. 미디어 교육은 미디어의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극대화하고 급증하고 있는 여러 가지 역기능적 폐해나 문제점들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이다. 즉,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수용자 의식을 토대로 스스로 미디어를 선택하고 활용할 줄 아는 주체적 능력을 배양시키기 위한 교육이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미디어를 제대로 다룰 줄 아는 주인으로서의 능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교육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인간과 사회와의 관계에 있어서 인간이 소외되거나 왜곡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주체적인 커뮤니케이션 의식 배양과 실천을 촉구하기 위한 교육인 셈이다. 미디어교육은 곧 커뮤니케이션 교육이다. 따라서 미디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은 곧 인간과 사회와의 관계에 있어서 인간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미디어의 영향력이 막강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수용자로 전락하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주체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르기 위한 교육이 바로 미디어 교육이다. 하나님과의 올바른 소통을 위해 세상의 미디어를 제대로 읽고 분별하는 능력과 절제 있는 미디어 사용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이다.

김기태(호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기독교언론연구소 상임연구위원장)

 

김 기 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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