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선거운동의 빛과 그림자
온라인 선거운동의 빛과 그림자
  • 김기태 교수
  • 승인 2018.05.15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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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헌법재판소는 인터넷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에 대해 한정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헌재는 인터넷 선거운동에 대해 “누구나 손쉽게 접근 가능하고 이용 비용이 매우 저렴해 선거 운동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며 “기회의 균형성·투명성·저 비용성 제고라는 공직선거법 목적에도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헌재의 결정은 사실상 ‘온라인 선거운동의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 역할을 했다. 이후 각종 선거에서 SNS와 포털 사이트 여론은 득표율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온라인 대응팀’을 꾸려 선거유세 활동에 나서는 것 역시 헌재 결정 이후 본격화했다. 그러나 온라인 선거운동을 폭넓게 인정했던 헌재 판결 이후 각종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이 활발해진 반면 악성댓글, 여론조작 등 선거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위협하는 폐해 또한 독버섯처럼 생겨나고 퍼져나갔다. 선거철에 온라인 공간에서 특정 정당·정치인을 지지·반대하는 것을 놓고 합법적인 선거 운동이라는 주장과 여론 조작의 단초가 된다는 주장이 충돌하는 일이 잦아졌다. 온라인 선거운동의 빛과 그림자가 동시에 노출된 것이다.    

일명 드루킹(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으로 시작된 여야 갈등과 국회 파행이 여야 간 감정싸움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드루킹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단식 투쟁에 들어간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5일 한 시민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면서 정국은 더욱 얼어붙고 있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연이은 북미정상회담 관련 소식에 묻혀 잠시 잠복했지만 여전히 정국의 뇌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18년 4월 13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네이버에서 보수층이 댓글 추천을 조작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문재인 정부를 비방하는 댓글에 조직적으로 추천 수를 조작한 민주당 권리당원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했다. 이후 공범 2명이 추가되어 민주당원 총 5명이 여론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적발되었다. 수사 결과 정부 여당에 인사 청탁한 것이 거부된 데 대한 반감으로 이런 조작 활동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의 고발로 인해 적발된 선거 브로커의 개인 일탈 행위로 규정하고, 관련 의혹에 대한 선긋기에 나섰으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이를 문재인의 대통령 당선 무효도 가능한 여론조작 게이트로 규정하고, 정부 여당의 여론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며 대여 공세를 가하고 있다.

사이버 여론 조작은 개인이나 집단이 개인의 사적인 목적이나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사실 왜곡이나 허위 사실 등을 통해 인터넷상에서 여론을 왜곡시키는 행위이다. 인터넷 게시판이나 뉴스 기사 등의 댓글란이 주요 활동 공간이 된다. 일정한 급료를 받고 고용주의 이익에 부합하는 글을 인터넷상에 올려주는 속칭 댓글 알바가 사이버 여론 조작의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댓글 알바는 고용주를 대리하여 특정 대상에 대한 비방 댓글을 통해 반사적 이익을 얻거나 특정한 대상에 대한 과장된 호평 댓글을 통해 이익을 얻는 일에 종사함으로써 고용주로부터 급료를 받는다. 댓글 알바는 네티즌과 다르며, 개인의 상업적 목적을 위한 홍보나 개인의 방문자수를 늘리기 위한 홍보 활동 등과도 다르다. 사이버 여론 조작은 온라인 여론을 왜곡시켜 누리꾼들 간의 신뢰를 깨뜨리고 사회 혼란을 일으킬 수 있고, 누리꾼들이 댓글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있어서의 불쾌와 불신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특정인에 대한 비방성 댓글의 경우 피해자는 극도의 정신적 고통을 겪거나 금전적 손해를 입기도 한다.

드루킹 사건이 온라인 선거운동 자체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번져가고 있다. 중앙 선거관리위원회는 현재 광범위하게 허용된 온라인 선거활동을 일부 제지하기 위한 ‘드루킹 방지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모임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선거 운동을 하는 것은 자칫 여론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선관위의 판단인 듯하다. 이른바 좌표(기사 링크)를 공유해 의도적으로 특정 정치인을 지지·비방하는 댓글을 다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다만 규제가 필요한 온라인 모임에 정치인 팬카페 등 사모임까지 포함할지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그런데 문제는 선관위가 추진 중인 드루킹 방지법이 인터넷 선거운동을 전면 허용한 과거 헌법재판소 결정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공무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의 경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포털 사이트 등 온라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정치활동의 기능적 측면과 여론조작 등 부정적 측면이 동시에 노출된 만큼 여야 정치권은 이를 둘러싼 정치 공방을 멈추고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는 법제도적 장치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오늘날 교회도 각종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뽑고 의사를 결정하는 민주주의적 교회 운영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하나님이 주신 이성적 결정권의 현대적 의사표현 방식으로 민주적 선거는 참으로 현명한 의사결정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각종 선거를 둘러싼 다툼과 갈등이 적지 않게 노출되어 비난의 대상이 되는 교회와 기관이 갈수록 늘고 있다. 관련한 법제도가 미비한 경우도 있고 갈등을 풀어 낼만한 소통 능력과 자세가 부족한 경우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교회를 민주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시대적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독선적으로 교회를 지배하고 운영하는 일부 교계 지도자들의 공적 의식 미비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현대 교회의 공적 위상 회복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김 기 태(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 기 태(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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