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논문] 청소년의 고통과 열정을 통합하는 기독교 청소년교육
[이달의 논문] 청소년의 고통과 열정을 통합하는 기독교 청소년교육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07.12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지연 박사

시대를 읽는 통찰력과 한국교회 현장에서 실천적 함의를 제공하는 논문을 매월 한 편씩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청소년의 고통과 열정을 통합하는 기독교 청소년교육

우지연 박사(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 교육학, QTM THINK Lab 연구원, 감정놀이 연구소 청소년 위원, 자람성품연구소 소장, 안양시 청소년재단 이사, G2G코리아 연구실장)

논문요약

한국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은 입시와 경쟁 구도 속에서 좌절하고 있고, 잘못된 방향성은 고통을 관망하게 하며 자포자기하게 한다. 또한 청소년기는 정체성 형성에 따른 불안과 반항, 문화, 이데올로기 등에 따라 정서적 혼돈과 갈등을 겪고 있다. 청소년에 대한 신학적 인식이 달라지면 전환기에 있는 과정의 불완전한 존재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청소년들을 단지 성장의 대상과 보호와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포함하면서도 더 크게 확장된 의미를 가진다. 청소년기는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는 변형이 일어나는 결정적인 순간이며 그들 자신이 누구인지를 그리스도 안에서 분명히 확신하고, 세상과 구별되어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을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자 하는 충실함(fidelity)이 있다. 그래서 다원주의와 해체주의의 혼란과 분열 속에서도 청소년들이 고통과 열정을 잃어버리지 않고 인생의 목적과 하나님의 고통과 열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할 교회의 역할이 필요하다.

교회는 청소년들이 경험하고 있는 현재적 고통과 열정을 상호 분리하거나 모순되게 여기지 말고 이를 통합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패션(passion)을 제시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패션은 자신의 고통-성육신,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을, 열정-인류를 향한 대속적 사랑과 통합함으로써 세상과 역사를 구원하였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모델로 삼을 때 세상이 추구하고 있는 자기실현의 욕망에서 벗어나 자기를 내어주는 사랑으로 변환할 수 있다. 그리고 세상의 악과 고통의 문제를 외면하거나 폭력·탈선·중독·자살 등과 같은 청소년 문제로 확산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의미와 목적이 하나님과 관계적 통일성으로 재설정되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해야 할지에 관한 균형을 이루게 된다.

그래서 청소년을 위한 기독교교육에서 중요한 점은 청소년들의 고통과 열정을 서로 분리하거나 극복해야 하는 대립적 요소가 아니라 그들의 실존적인 불안과 염려를 생산적이고 유의미한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의도적인 교육의 역할이 요청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기독교교육을 가리켜 “통전적인 기독교 청소년교육”이라고 명명하고, 통전적인 기독교 청소년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 대안으로 “5R 교육시스템”을 제안하는 바이다. 5R이란 다음과 같은 상호 유기적 교육활동을 의미한다. 즉 자기를 새롭게 발견하는 재부팅(Re-booting), 새로운 정체성을 가능케 하는 갱신(Re-newal), 신앙공동체의 전통적 가치를 새롭게 실현하는 재연(Re-enactment), 참된 영성 회복을 위한 변형(tRansformation), 자신이 체득한 것을 세상을 위해 나누어주는 재반향(Re-echo)의 상호유기적, 상호순환적 교육활동이다.

또한 청소년들의 고통과 열정을 외면하지 않는 교회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일 뿐 아니라 청소년에게 필요한 교회여야 한다. 그런데 청소년에게 필요한 교회가 된다는 것은 청소년들이 신학적으로 가지고 있는 영적 질문들을 탐구하고 그들이 품고 있는 정체성 형성에 따른 자아의 불안을 기독교공동체가 하나님과 관계적 정체성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이를 본질적 가르침으로 되살리는 것이다. 동시에 청소년들이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바른 열정으로의 변형을 이끌어가도록 돕는 것이 기독교 청소년교육의 핵심과제이며 사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독교 청소년사역은 교회를 위해 젊은이들을 다시 교회로 모이게 하는 노하우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교회의 열정적인 신앙을 회복하는 대안으로 청소년들이 추구하는 기독교 정체성의 바탕을 두고 이를 모든 그리스도인이 추구하고 교회가 헌신해야 할 중요한 가치로 인식해야 하며, 청소년들의 고통과 열정은 개인적 차원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온전한 공동체의 실천과 하나님의 코이노니아를 통해 성숙한 방향으로 인도되어야 한다.
 

우지연 박사

 

연구자와의 인터뷰

대담자 옥성삼 교수(본지 기획위원)

교회로 오는 아이들을 위한 교회가 아닌

삶의 현장에 있는 아이들을 찾아가는 교회로

동네 한 모퉁이에서 밥하는 아줌마로 만날 것

- 쓰게 된 계기가 있다면?

십여 년 전 청소년에 대한 강의를 교회 인근 학교로부터 부탁받아 시작하면서 책에서 만나고 경험으로 만난 청소년들이 아니라 교회 밖 청소년들을 만났다. 그러면서 청소년 교육,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전국의 68여 개의 교회와 37개의 중고등학교와 센터에서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교사를 천 명 이상 만나며 몇 권의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교회학교 교사들을 위한 <The 성품, 크리스천성품교육>, 학교로 찾아가서 수업으로 진행할 수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분노조절성품프로그램>, <청소년 감정진로 GPS>, 교회의 미취학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리더십성경> 등이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2014년 서울대 종교계 인성프로그램 우수사례로 선정된 바 있고 개신교가 문화관광부와 연계하여 인성프로젝트를 자리매김하는데 공헌했다.

그러나 매번 늘어나는 청소년 범죄, 사교육의 과열, 청소년 우울과 중독, 탈선 그리고 청소년 문제들을 보면서 당시 박사과정에 있으면서 청소년에 대해 신학적으로 정립해야 할 책임감이 느껴졌다. 시대가 품고 있는 아픔에 대해 쓰는 것이 박사과정을 하는 사람의 몫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청소년들의 고통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또 다른 측면의 창조, 변화에 대한 돌파구를 청소년의 열정으로 조망하고자 했고 예수 그리스도의 패션, 그분의 수난과 열정이 청소년들에게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 교회에서 청소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청소년을 이해한다는 것은 이미 성인이 된 우리가 경험해 온 경계 안에서 청소년들에 대한 회고이다. 그래서 우리가 한 경험은 청소년들과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그런데 과거 90년대 청소년기의 부흥을 경험했던 성인들은 동일한 방식으로 청소년의 문제를 접근하려고 한다. 그래서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청소년 사역은 끊임없는 맥락화(contextualization)를 요청하고 있다. 청소년에 대한 정보가 갱신되어야 하고 그들에 대해 통합적인 관점을 가져야 문제해결이 가능하다. 가령 청소년의 문제는 곧이어 청년의 문제로 연결된다. 이는 제프리 아넷(Jeffery Arnett)이 말한 이머징 어덜트(emerging adulthood)인 18-30세의 나이에 젊은 성인의 문제와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도덕적 기준이나 관계의 안정성, 안전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기에 부모와 같이 살거나 교육, 결혼, 직업의 지연(delayed)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일반적으로 청소년기에만 하는 고민이라고 여기는 높은 자기이해(a heightened sense of self-awareness)를 추구하고 있는데 청소년기에 영적 정체성을 갖추게 되면 다음세대의 신앙전수도 가능해 진다.

또한 청소년들은 문화적으로 긍정적이고 성취를 추구하고 있기에 그만큼 쉽게 좌절하고 실망한다. 종교도 자기를 위해 있는 것이라 여기고 삶의 아주 작은 영향력만을 허락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기독교 청소년교육은 기독교성(Christianity)을 잃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자아의 변형을 청소년 교육의 목적으로 삼고, 공동체 안에서 청소년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기독교적 방식을 내면화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청소년 사역자들도 장년으로 넘어가기 위한 징검다리 사역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교회는 교구 사역자들과 동등하게 청소년 사역자를 대우하고 잘 놀아주는 청소년시터(youth-sitter)가 아니라 청소년을 영적 탐구자(spiritual seeker)로 일깨울 수 있는 사역자들로 배치해야 한다. 청소년기의 정체성에 대한 영적 의미를 잘 정리해서 어른들은 자신의 신앙을 재점검하고 교회가 젊어지고 대안이 되어야 한다.

- 한국교회에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 많은 연구들이 없는 실정인데 위 논문의 함의는?

패션을 설명한 켄다딘, 예수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을 설명한 제임스 로더, 토마스 그룸을 통해 결국 드러나는 것들을 설명하고자 했다. 청소년들이 교회를 떠나지 않고 자신이 믿고 아는 것을 보다 확실히 증언할 수 있도록 청소년들을 도전하고 그들이 지금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에 대한 목적과 가치, 용기와 책임을 명시한 살아있는 경험들을 제공해야 한다. 더욱이 대부분의 청소년은 정체성을 탐구하고 있고 이 중대한 주제는 기독교의 본질적 가르침에 있어서도 초점을 맞춰야 하는 주제이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추구하는 정체성의 기준이 되고 규범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패션(passion)에 근거를 두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고, 이 논문이 청소년의 고통과 열정을 통합함으로써 개인과 주변, 세상을 살리는 통전성을 지닌 통전적인 신앙인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 목회 현장에서 어떤 실천을 할 수 있나?

한국교회는 프로그램을 배우고 한번 해보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지역사회에 찾아가 직접 노크해봐야 한다. 청소년들이 고민하고 경험하고 있는 상황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에 먼저 귀기울여주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청소년의 교육과 고통의 문제에 애통해하며 일반 중학교의 대안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과천교회(예장 통합, 주현신 담임목사)가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천교회에서 사역할 당시 직접 학교에 찾아갔다. 직접 청소년들을 위한 인성프로그램 ABC프로젝트를 만들어 한해 600여명의 아이들을 만나기도 했다. 당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위한 교육만 실시하고 있을 때,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일반교육, 예방교육을 했다. 그리고 리더들을 세워 미션스쿨이 아닌 관내 중학교에 파견해 주중에 중학교 청소년들을 위한 몸, 마음, 생각을 회복하는 힐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 교회는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부가 있어 교회 다니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반해, 과천교회는 교회 밖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학원사역부가 있어서 학교생활이 힘들고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대안교육, 진로교육, 성품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교회로 오는 어린이와 청소년들만을 위한 교회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과천교회처럼 학교와 지역사회의 기관으로 찾아가 청소년들의 고통과 열정에 직접 귀 기울일 수 있다면 교회교육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교회 밖으로 교육의 현장이 확장되어 많은 청소년들을 만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 한 교회를 소개하자면 우리들교회(독립, 김양재 담임목사)이다. 청소년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청소년들이 새로운 정체성을 덧입기 위해서는 하나님 앞에 듣는 상태여야 하고 묵상적 성찰을 통한 변형이 일어난다고 논문에서 주장했다. 그런데 우리들교회는 2000년부터 공동체적으로 말씀묵상운동을 펼치고 있고 지금까지도 말씀묵상으로 모든 예배와 교육, 상담, 심방을 하고 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큐티를 개인적인 묵상으로 여길 때 개인과 공동체간의 단절이 일어나는데 반해, 우리들교회에서는 말씀묵상을 전 공동체가 함께 나누고 소통하다보니 기독교적 공동체의 공유된 해석과 실제 경험 사이의 간격이 굉장히 좁다. 그래서 청소년 예배에는 자신들이 경험하고 있는 삶의 치열하고 아픈 문제들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고 말씀으로 함께 나누고 살아난 아이들의 간증이 끊이지 않는다.

이 두 교회가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 결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청소년 한 사람을 돌볼 때 그것은 가정, 학교, 사회를 섬기는 일의 사회적 맥락의 형태로 드러나며, 모든 사역의 토대에는 그리스도와 관련하여 인간의 고통과 열정으로 재구성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청소년 사역을 흉내내기가 아니라 헌신으로 이뤄져야 된다. 그리고 골목, 마을 한구석으로 가야한다. 아이들을 만나고, 대화를 통해 그들의 고통을 들어야지 답을 해줄 수 있다. 청소년들을 발달심리학적 접근이 아니라 신학적 이해를 깊이하면 좋겠다.

- 앞으로의 계획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무료식당을 열 계획이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아이들에게 교회 공간이 아닌 지역사회의 한 모퉁이에서 그들의 무거운 삶의 이야기와 고민들을 들어주고,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고 싶다. 아이들은 입이 열려야 마음이 열린다. 뭐 하나 주지 않으면서 마음을 얻을 수는 없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운영과 예산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이 부분 때문에 어렵기는 하지만, 이 일에 먼저 내 것을 들여 수고하고 헌신하면 한 교회라도 한국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새롭게 발견하고 기독교공동체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새로운 현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앞으로는 박사가 아니라 밥하는 아줌마로 만나고 싶다.

밥하는 아줌마로 청소년들을 만나길 원하는 우지연 박사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